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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특집] 홍진호-송병구-정명훈 "2011년 2인자 설움 털자"(1)

[신년 특집] 홍진호-송병구-정명훈 "2011년 2인자 설움 털자"(1)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한 자리에 모인 '콩라인' 한 목소리최근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2인자'라는 단어가 거의 쓰이지 않는다. 유재석의 그늘에 가려 있던 개그맨 박명수가 다른 프로그램의 메인 MC를 보고 있고 '벽'이라 불리던 캐릭터들이 하나씩 의미 있는 별명을 가지면서 핵심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예를 들면 '무한도전'의 정준하가 레슬링 특집을 통해 주인공으로 부상했고 정형돈은 '미친 존재감'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면서 특유의 캐릭터를 형성하는데 성공했다.그렇지만 e스포츠계에는 여전히 2인자가 존재한다. 2010년 한 해 동안 KT 이영호와 화승 이제동이 결승전을 대부분 장식하면서 2인자론이 수그러들기는 했지만 홍진호를 '수장'으로 한 2인자 집단은 여전히 팬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 데일리e스포츠는 2011년 신묘년을 맞아 2인자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2010년 12월30일 공군 에이스를 제대한 홍진호의 추천을 받아 삼성전자 송병구와 SK텔레콤 정명훈 등 우승보다 준우승을 더 많이 했던 선수들을 선정, 지난 4일 저녁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2인자라는 설움을 안고 있었던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신년 특집] 홍진호-송병구-정명훈 "2011년 2인자 설움 털자"(1)
◆막내가 제일 늦어오후 5시가 되기 20분 전 삼성전자 송병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약속 장소인 강남역에 도착했다는 통보였다. 마포에 연습실이 있는 송병구는 이 인터뷰에 참가하기 위해 택시를 타고 오는 정성을 보였다. 송병구를 만나 강남역의 한 커피숍에 자리를 잡고 '수장님'을 모시러 KT 숙소로 이동했다. 후배들을 만나는 일이 설레였는지 홍진호도 준비를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 오고 있었다. 커피숍으로 들어가려는데 SK텔레콤 박용운 감독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다른 팀과 연습 경기를 하고 있는데 정명훈의 순번이 뒤에 잡혀 있어 조금 늦을 것 같으니 홍진호, 송병구에게 양해를 구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이 소식을 들은 두 명의 선배 프로게이머는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막내가 제일 늦어!"인터뷰를 그렇게 시작됐다. 만나자마자 이야기 꽃을 피운 홍진호와 송병구는 군대 이야기를 했다. 제대한 지 6일밖에 되지 않은 사람이 있으면 어쩔 수 없나 보다.홍진호=(송병구가 휴대전화 대신 들고 나온 갤럭시탭을 보며)이게 뭐니? 전화기야? 왜 이렇게 큰 걸 써?송병구=진호형 이거 몰라요? 갤럭시탭이에요. 이건 전화가 주된 용도가 아니에요. 태블릿 PC라고요. 군에서 나온지 얼마 안 된 티 좀 그만 내세요. 부끄러워요.홍진호=내가 이러고 싶어서 그러겠니. 정말 몰랐다. TV 볼 틈이 없어. 복귀하자마자 팬 미팅한 뒤에 새해 인사 드린다고 대전에 갔다 왔더니 곧바로 3라운드 연습 시작했다. 사회에 적응할 시간이 없었어. 네가 이해해라.송병구=며칠 전에 이성은과 손석희가 삼성전자 숙소에 놀러 왔어요. 공군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다른 세상 같더라고요. 저도 한 살 더 먹었으니 영장과 조금 더 가까와진 것 같네요. 나이는 드는데 사람들은 '콩라인'이라고 자꾸 놀리고. 힘들어요.홍진호=우리 '콩라인' 회원 한 명이 아직 안 왔네. 명훈이는 군대 갈 때 안 됐나. 그 정도 실력에 지금 입대하면 정말 좋을텐데. 너랑 같이 입대하면 공군 아마 1등할 거야. 송병구=우승 한 번 더 해보고 가야죠. 아직 가려면 멀었어요. 제대하기 직전에 깜짝 놀라셨겠어요. 북한이 연평도 포격을 하는 바람에... 제대도 늦어질 뻔했죠?홍진호=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일어났어. 일이등병 때 그런 일이 나면 죽었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제대 앞두고 그런 일이 일어나면 정말 불안하거든. 그런데 왜 우리가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냐. 다음 주제로 가자.
[신년 특집] 홍진호-송병구-정명훈 "2011년 2인자 설움 털자"(1)
◆화려한 2등 기록홍진호의 준우승 기록은 한두개가 아니다. 오죽하면 개인리그를 넘어 단체전인 프로리그까지 수두룩한 2위 기록을 갖고 있겠는가. 최근에는 국산 종목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한 선수들이 홍진호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우리 수장님"이라 부르기도 한다. 2001년 코카콜라 스타리그를 통해 메이저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홍진호는 스타리그 2번, MSL 4번 등 화려한 2위 경력을 자랑한다. 송병구도 만만치 않다. WCG 2007 그랜드 파이널, 인크루트 스타리그를 제외한 숱한 대회에서 2위를 차지했다. 두 번의 우승 경력이 있지만 팬들 사이에서 하도 강하게 2위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바람에 여전히 '콩라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홍진호=만화나 영화를 볼 때 눈과 귀에 거슬리는 대사가 있어. '2등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는 말이 항상 걸리더라. 내가 하고 싶어서 2등을 하는 것도 아닌데 세상은 참 야박해.송병구=진호형은 2등 몇 번이나 해봤어요?홍진호=숱하게 많지. 자잘한 PC방 대회 말고 처음으로 입상한 대회가 2대2 팀플레이만으로 전국 최강을 가리는 대회였는데 거기에서 2등을 하면서 상금으로 500만원을 받았지. 그러고 보니 2대2에 2위네. 그 때부터 2와 연관이 있었구먼(웃음). 그리고 나서 코카콜라 스타리그에서 결승에 갔는데 요환이형에게 2대3으로 지면서 2위를 했지. 정확하게 그게 시작이었어. 그리고 KPGA 투어 위너스 챔피언십, 2002년 KPGA 1차 리그, 2차 리그에서 또 2위를 했지. 당시 겜비씨 시절이었는데 3회 연속 준우승을 하니까 죽겠더라. 징크스가 생기더니 2003년 올림푸스 스타리그에서 서지훈에게 져서 2위했지. 그리고 나서는 TG 삼보 MSL에서 최연성에게 져서 또 2위를 한거야. 당황스럽더라고.송병구=온게임넷에서 1위 한 번 한 적 있지 않아요? 저 그 경기 기억나는데. 어렸을 때 방송 보면서 정말 잘한다고 생각했거든요. 홍진호=스타리그 왕중왕전이라는 대회가 있었어. 그 때 우승했지. 몇 년 동안은 그 대회가 스타리그 공식 기록에 들어갔는데 이벤트 대회라고 해서 결국에는 빠졌어. 그러면서 나는 공식 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없는 선수가 된거야. 또 MBC게임 쪽에서는 KPGA 투어 위너스 챔피언십 대회를 했는데 내가 우승을 했지. 그런데 기록상으로는 공식전이 아니었어. 그래서 내가 무관의 제왕, 2위의 일인자가 된거지.송병구=그랬군요. 저는 이미 체계가 잡힌 상황에서 들어왔으니까 공식 대회와 비공식 대회가 딱 정해져 있어서 진호형처럼 아쉬운 상황은 없어요. 정말 2등만 한 거죠.홍진호=병구는 몇 번이나 했니? 너 결승 올라간 건 참 많이 봤는데...송병구=아마추어 시절에 우승을 한 번인가 해봤어요. 메가패스 아마추어 스타리그라는 대회가 있었는데 우승자에게 노트북을 줬어요. 죽자사자 해서 1등했죠. 그리고 프로게이머가 된 뒤에는 2위 참 많이 했어요. 곰 TV MSL 시즌2에서 김택용에게 져서 2위했고 EVER 스타리그 2007에서 이제동에게 져서 2등했죠. 박카스 스타리그 2008에서 이영호에게 총 경기 시간 30분이 되지 않게 져서 2위했죠.홍진호=너도 참 2등 많이 했구나. 그래도 인크루트 스타리그 2008에서 우승했잖아. 그런데 팬들은 집요하게 2등을 찾아.송병구=저도 자랑을 좀 하려면 명훈이가 빨리 와야 하는데, 늦네요. 연습 너무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요. 이번 스타리그에서도 잘하면 저랑 결승전도 치를 수 있는데...홍진호=너는 자랑이라도 할 게 있어서 좋겠다. 아... 나의 2위 기록이여... 그런데 이런 측면도 있더라. e스포츠 팬들이 집요하기는 한데, 너그러움도 있어. 다른 스포츠에서는 정말 2위는 기억을 안해주는데, 우리 팬들은 2인자들의 모임이라고 '콩라인'도 만들어주고 나를 수장에도 올려주고... 감사해. 고맙고.thenam@dailyesports.com사진=박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2편에서 계속◆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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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 홍진호, 송병구, 정명훈 그들이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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