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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김선묵 심판 "e스포츠계의 콜리나 되겠다"

[피플] 김선묵 심판 "e스포츠계의 콜리나 되겠다"
2000년대 초반 프로게이머의 미래는 암울했다. 은퇴 이후 할 수 있는 일이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입담이 좋은 선수들은 방송인으로서 제2의 삶을 살기도 했지만 선택을 받은 이는 별로 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종목이 다변화되면서 다양한 길을 선택하는 프로게이머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은퇴한 프로게이머들은 대부분 해설 위원이나 감독, 코치로 제2의 삶을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반인으로 지내다가 공인심판으로 돌아온 이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과거 소울(현 STX 소울)팀에서 'vical'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한 김선묵이 그 주인공이다. 김선묵은 故 유두현, 창석준(유학 중)에 이어 세 번째로 프로게이머 출신 공인 심판이 됐다.

◆목 디스크 악화로 프로게이머 꿈 접다

프로리그의 시작은 팀플레이와 함께 했다. 2003년 프로리그가 막을 오렸을 때부터 개인전과 팀플레이가 혼합된 방식으로 리그가 진행됐다. 김선묵은 김윤환, 곽동훈(은퇴), 박상익(전 ogs 감독)과 함께 소울 팀의 팀플레이를 도맡았다. 하지만 팀플레이가 폐지되면서 김선묵의 출전 기회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프로리그에서 김선묵의 개인전 성적은 3승4패에 불과하다. 더불어 건강이 악화되면서 프로게이머를 그만둬야 했다.

"팀플레이는 주전이었지만 개인전에서는 거의 나가지 못했어요. 팀플레이가 사라지기 전에 은퇴했는데 목 디스크가 악화된 것이 컸죠. 2006년에는 몸 상태가 안 좋아져서 한 달 넘게 쉬고 온 적이 있었어요. 이후 더 이상 연습을 못할 것 같아서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프로게이머를 그만 둔 김선묵은 수술 대신 재활을 선택했다. 재활을 하게 된 사연도 기막히다. 수술 예약을 마치고 입원까지 했는데 수술장에 들어가기 한 시간 전에 의사가 갑자기 병실에 오더니 수술보다 재활을 권했다. 아직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재활 치료를 통해 서서히 회복하는 쪽을 권유했다. 재활을 선택한 김선묵은 축구와 헬스를 하면서 건강을 되찾기 시작했다. 여유가 생긴 김선묵은 게임개발 쪽을 공부하기 위해 학교에 들어갔다.
[피플] 김선묵 심판 "e스포츠계의 콜리나 되겠다"

◆너무나 원했던 e스포츠 관련 업무

은퇴 이후 게임 쪽을 공부했던 김선묵은 눈치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답답함을 느꼈다. 고민을 한 그는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것을 하기로 했다. 앞날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부모님의 많은 반대가 있었지만 고집으로 밀고 나갔다. 부모님을 고집으로 설득했다고 웃음을 지어 보인 김선묵은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이야기를 하는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스타크래프트2:자유의날개(이하 스타2) 출시 이후 게이머 생활을 잠시 했던 김선묵은 앞으로 진로에 대해 고민을 했다. 게임 개발을 공부했기에 개발자의 길을 택할 수도 있었지만 예전부터 동경했던 e스포츠로의 복귀를 원했다. 우연한 기회에 지인으로부터 공인 심판 채용을 들은 김선묵은 과감하게 지원을 했고 본격적인 심판 수업에 들어갔다. 2년 간의 프로게이머 경력이 인정돼 다른 심판보다 한 단계 높은 2급 심판으로 제2의 삶을 시작하게 됐다.

"스타2는 베타 시절부터 플레이했고 GSL의 전신인 곰TV 클래식에 출전한 적이 있었어요. 곰TV 인비테이셔널에서는 4강전까지 올라갔는데 8강전 하는 날이 CJ 김정우와 KT 이영호의 스타리그 결승전이었어서 다 묻혔어요(웃음)."

◆콜리나 같은 심판되고파

심판 생활을 선택한 김선묵의 롤모델은 콜리나 심판이다. '외계인'처럼 생긴 외모로 유명했던 축구 심판 콜리나 피엘위기(은퇴, 이탈리아)를 가장 존경한다.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과 애틀란타 올림픽 결승전에서 주심을 본 콜리나 심판은 매끄러운 경기 운영을 앞세워세계 최고의 심판이라고 평가 받았다. 공인심판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 김선묵의 꿈은 앞으로 생길 국제 심판이 돼서 심판의 저변 확대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스포츠에서 심판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심판이 없으면 안된다"며 "국제 심판이 되고 싶습니다. 심판의 저변 확대에도 도움을 주고 싶고요. 영어 학원도 알아보고 있고 장기적으로는 유학도 생각하고 있어요. 심판이 된 지 얼마 안됐지만 목표를 구체적으로, 크게 잡고 있어요. 국제 심판이 되고 원활한 경기 진행을 이끌어내는 최고의 심판이 되어 후배 프로게이머들이 은퇴했을 때 비전을 제시해주고 싶어요."

심판의 위치에서 선수들의 달라진 모습에 부러움을 느꼈다는 김선묵은 "심판으로서 최고의 위치에 오르는 것이 꿈이다. 축구를 정말 좋아하는데 콜리나처럼 훌륭한 심판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데일리e스포츠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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