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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이영호! 프로게이머 9년의 발자취

'아듀' 이영호! 프로게이머 9년의 발자취
e스포츠 최고의 선수라고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는 이영호가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2007년 누구보다 화려하게 데뷔했고 9년 동안 KT에 몸담으면서 최고의 프렌차이즈 스타로 성장했던 이영호, 임요환, 이윤열, 최연성 계보를 잇는 e스포츠 최고의 스타이자 최강 포스를 뿜어냈던 이영호가 우리 곁을 떠나기로 결심했습니다.

천재가 나타났다는 소문에 데뷔하기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던 이영호는 위메이드 폭스와 KT 롤스터가 장외전쟁(?)을 벌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탐냈던 인재였습니다. 그리고 이영호는 모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데뷔하자마자 개인리그 본선에 이름을 올렸고 4강에 진출하며 단숨에 우승후보 0순위로 떠올랐죠.

시작부터 화려했던 이영호. 프로게이머 시절 동안 최고의 자리에서 내려온 적이 없었던 이영호 그리고 스타크래프트2로 전향 후 아쉬움을 남겼던 프로게이머 이영호의 8년 이야기를 지금부터 함께 들어보시죠.

'아듀' 이영호! 프로게이머 9년의 발자취

◆데뷔 전부터 '이영호 쟁탈전'
이영호가 중학생이었던 2006년 당시 팬택앤큐리텔 연습생이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당시 팬택앤큐리텔에는 최고의 선수로 평가 받았던 이윤열이 있었죠. 이영호 입장에서는 자신의 실력이 일취월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팬택앤큐리텔 입단을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영호는 어깨 너머로 이윤열의 플레이를 보면서 서서히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이영호에게 불운이 닥쳤습니다. 기업 사정이 좋지 않아 팬택앤큐리텔이 해체 위기에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아직 데뷔전도 치르지 못한 이영호는 불안감에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이영호의 아버지는 다른 팀을 찾았고 KT롤스터(당시 KTF 매직엔스)로 이적에 합의하기에 이르렀죠. 하지만 당시 연습생으로 선발된 선수는 그 팀에 드래프트 되는 것이 관례였기 때문에 이영호 아버지가 다른 팀과 접촉한 것은 문제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영호 아버지 입장도 이해가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팬택앤큐리텔이 워크아웃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연습생이었던 이영호가 어떤 처지에 놓일지는 미지수였기 때문이죠. 사실 연습생들은 팀과 계약 관계가 아닙니다. 따라서 이영호의 KT 이적에 대해 협회는 “문제 없다”고 결론을 내렸고 결국 이영호는 최종적으로 KT 유니폼을 입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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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하자마자 죽음의 조 탈출…괴물 탄생
이영호는 드래프트가 끝이 나 KT 유니폼을 입은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당시 스타리그 예선을 치렀습니다. 그리고 당시 팀 주전 선수였던 손찬웅, 이창훈, 이건준 등을 격파하며 듀얼토너먼트에 진출했습니다. 한달 후 열린 듀얼노터먼트 본선에서 이영호는 박성훈, 윤용태, 김택용과 같은 조에 속해 당당히 스타리그 본선에 진출하는 놀라운 성과를 냈죠.

이때부터 이영호의 '최연소', '최단기'기록 행진이 시작됐습니다. 이영호는 최연소 스타리그 본선 진출자, 프로게이머 등록 이후 최단 기간 개인리그 본선 진출이라는 기록을 세웠죠. 이미 이 정도만으로도 이영호는 데뷔한 프로게이머가 할 수 있는 최상의 것들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이영호는 개인전 본선 데뷔 무대였던 다음 스타리그 2007 16강부터 일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당대 최강이라 불렸던 최연성, 마재윤, 이재호 등과 한 조에 속했지만 당당하게 2위로 8강에 진출한 것이죠. 프로게이머로 데뷔한 지 2달 밖에 되지 않은 선수가 최강 선수들을 꺾어 냈다는 사실 만으로도 팬들은 새로운 스타탄생을 조심스럽게 예감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다음 스타리그에서 이영호는 4위라는 좋은 성적으로 개인리그 데뷔전을 마무리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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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가장이었던 이영호
e스포츠에는 두 명의 '소년 가장'이 존재했죠. 르까프 오즈 이제동과 KT 롤스터 이영호가 그 주인공입니다. 프로리그에서 이 두 명은 팀을 위해 무조건 하루 2승을 해야 하는 선수들이었습니다. 뒤를 받쳐 주는 선수 없이 힘들게 팀을 이끌어 간다는 이유로 '소년 가장'이라 불렸던 두 선수는 이때부터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죠.

이영호가 소년가장이 된 것은 팀의 부진과 관련이 있습니다. 박정석, 강민, 홍진호 등 최고의 스타들이 즐비했지만 우승은 한 번도 하지 못했던 KT는 2006년에는 포스트시즌에도 오르지 못하는 등 내리막을 걸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성적이 좋지 않은 KT 게임단을 해체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습니다.

팀이 위기에 있을 당시 이영호는 곰TV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게임단 해체를 막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후 이영호는 프로리그에서 다승왕을 차지하며 존재감을 증명했지만 팀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이영호를 제외한 어떤 선수도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었죠. 팬들은 그런 이영호를 안쓰러워 하며 '소년 가장'이라는 별명을 붙여 줬습니다.

다행히 2009년 박지수, 박찬수 등이 영입되면서 이영호의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영호 이외에도 승리를 거두는 선수들이 하나 둘 늘면서 팀도 조금씩 성적을 냈습니다. 특히 승자연전방식으로 진행된 위너스리그에서 이영호의 가치는 더욱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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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 그랜드 슬램 달성
프로리그에서 다승왕을 기록하며 최고의 선수로 등극한 이영호는 개인리그에서도 발군의 활약을 펼쳤습니다. 이영호는 에버 스타리그 2009, 하나대투증권 MSL, 빅파일 MSL에서도 우승을 차지해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습니다.

2010년에도 이영호는 개인리그 우승을 계속 추가했습니다. 중국 상하이 동방명주에서 열린 대한항공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이제동을 제압, 스타리그 3회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골든 마우스를 손에 넣었습니다. 이윤열, 박성준, 이제동에 이어 네 번째 골든 마우스 주인공이 된 이영호는 ABC마트 MSL에서도 우승, 3회 MSL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금배지를 손에 넣었습니다.

이영호 전까지 스타리그, MSL 두 개인 리그에서 모두 3회 우승을 차지했던 선수는 이윤열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골드 그랜드 슬램은 아니었죠. 또 하나의 메이저 리그인 WCG 금메달은 획득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영호는 이윤열의 업적인 스타리그, MSL 3회 우승과 더불어 WCG 금메달까지 획득했습니다. e스포츠에서 획득할 수 있는 골드를 모두 가져갔으니 진정한 의미의 골든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유일한 선수가 바로 이영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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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과 재활
승승장구 하던 이영호에게도 시련이 찾아옵니다. 2011년 마우스를 움직이는 오른팔 통증을 호소했던 것입니다. 계속되는 대회 때문에 제때 치료를 받지 못했고 이영호는 연습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악화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영호는 요골 신경 포착 증후군 판정을 받았습니다. 당장 수술을 해야 했지만 아직 이영호에게는 남은 경기들이 많았습니다. 실질적인 연습보다는 어떻게 경기를 풀어갈지 머리 속으로 그려 오는데 주력한 이영호는 부상 중에도 7할 이상의 성적을 내면서 승승장구했습니다.

프로리그 결승과 개인리그가 끝난 뒤 수술대에 올랐던 이영호는 KT의 체계적인 재활 시스템과 부모님의 헌신적인 노력 덕에 완벽한 부활을 이뤄냈습니다. 아직도 이영호의 오른팔에는 큰 흉터가 있지만 힘든 과정을 이겨낸 증표이기에 영광의 상처라고 불러도 될 것 같습니다.

◆스타크래프트2, 반쪽의 성과
스타1에서 스타2로 종목이 전향된 뒤 많은 강자들의 모습이 사라졌고 반대로 새로운 강자들이 많이 등장했습니다. 이영호를 비롯해 '택뱅리쌍'이 스타2에 어떻게 적응할지 관심을 모으기도 했죠.

가장 먼저 두각을 나타냈던 선수는 이제동이었습니다. 해외 팀에 입단해 국제 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기록하며 여전히 최고임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송병구, 김택용, 이영호 등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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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2013년 김택용이 은퇴하고 2015년 송병구는 플레잉 코치로 전향을 선언했습니다. 이제동이 외국에 있는 사이 모든 관심은 이영호에게 몰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적응 기간을 갖는 이영호에게 팬들은 냉정한 잣대를 들이 밀었죠. 발군의 성과를 거둔 것은 아니지만 코드S 진출, IEM 토론토 우승 등 조금씩 부활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할 때도 이영호에게는 칭찬 보다는 갈 길이 멀었다는 말을 더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스타2에서 이영호는 분명 조연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프로리그에서 10시즌 연속 두 자리 승수를 기록하고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에서 3킬을 기록하는 등 우리의 머리 속에 남는 활약을 펼친 것만은 분명합니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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