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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기가바이트의 3승이 지닌 메시지

기가바이트 마린즈 선수단(사진=라이엇게임즈 제공).
기가바이트 마린즈 선수단(사진=라이엇게임즈 제공).
리그 오브 레전드 국제 대회가 열릴 때마다 비메이저 지역의 참가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 중국, 북미, 유럽, 대만 이외의 지역은 인프라가 부족하고 출전 팀들의 실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전체적인 대회의 수준을 끌어 내린다고 폄하당하기 일쑤다.

실제로 2015년과 2016년 열린 두 번의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에서 비메이저 지역의 성적은 형편 없었다. 2015년과 2016년 모두 터키 팀이 출전했고 2015년 베식타스가 5전 전패, 2016년 슈퍼 매시브 e스포츠가 1승9패로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2017년 MSI를 앞두고 라이엇게임즈는 대회 방식을 수정했다. 이전까지 인터내셔널 와일드 카드 결정전을 펼쳐 비메이저 지역 팀들을 모아 풀리그를 돌렸고 1위 팀이 MSI 본선에 진출하는 방식이었지만 이 대회를 MSI 안으로 끌어들였다. 8개 팀을 두 조로 나눠 두 번의 풀리그를 치른 뒤 조 1위를 가리는 것이 플레이-인 스테이지 1라운드였고 2라운드에서는 그동안 국제 대회 성적이 좋지 않았던 북미와 대만이 합류해 1라운드 통과 팀과 대결한다. 2라운드에서 떨어지는 팀들은 3라운드에서 다시 대결해 승리한 팀이 본선에 올라간다.

이 과정을 통해 선발된 팀은 동남아시아 대표로 출전한 기가바이트 마린즈였다. 플레이-인 스테이지 1라운드에서 5승1패를 기록하면서 B조 1위를 차지한 기가바이트 마린즈는 2라운드에서는 북미의 강호 솔로미드를 상대로 1, 2세트를 따내면서 이변의 주인공이 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내리 세 세트를 잃으면서 아쉽게 3라운드로 내려갔고 와일드 카드 팀이었던 슈퍼 매시브 e스포츠를 3대1로 제압하면서 MSI 그룹 스테이지에 합류했다.

그룹 스테이지에서도 기가바이트 마린즈는 복병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SK텔레콤 T1, 플래시 울브즈에게는 두 번 모두 패했지만 유럽 대표 G2 e스포츠, 북미 대표 솔로미드, 중국 대표 월드 엘리트를 상대로 한 번씩 승리하면서 MSI 사상 최고의 성적을 올린 와일드 카드 팀으로 기록됐다.

기가바이트 마린즈는 3승 이상도 충분히 거둘 수 있었다. 플래시 울브즈와의 첫 경기 같은 경우 초반에 킬 스코어를 6대0까지 벌렸지만 추격을 허용하면서 역전패를 당했다. 플래시 울브즈전 이외에도 여러 경기에서 기가바이트 마린즈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통해 최상위 팀들을 밀어붙이면서 위협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SK텔레콤 최병훈 감독은 "유리하든, 불리하든 공격을 통해 상황을 풀어가려는 자세가 멋졌고 기본기와 운영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이전까지의 와일드 카드 지역 팀들과는 다르다"라고 평가했다.

기가바이트 마린즈가 MSI에서 거둔 성과는 2016년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 알버스 녹스 루나가 거둔 8강 진출에 비견할 만하다. 당시 알버스 녹스 루나는 4개 팀이 겨루는 풀리그에서 4승2패, 조 2위로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라이엇게임즈는 최근 들어 와일드 카드 지역 팀들에게 문호를 넓히고 있다. MSI에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개설하면서 참가 팀을 늘린 것이나 롤드컵 참가 팀이 16개에서 24개로 늘어난 것 등을 보면 알 수 있다.

문호 개방에는 위험도 따른다. 메이저 지역의 참가 팀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비메이저 지역에서 더 많은 팀을 선발하는 것이기에 경기의 수준이 하락할 수 있다. 하지만 MSI에서 기가바이트 마린즈가 보여준 경기력 정도가 나온다면 문호 개방에 따른 경기력 저하에 대한 우려는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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