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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의 e만사] 영원한 '피파 고모' 전수형 아나운서와의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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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e스포츠에 종사하는 여자 아나운서에게는 '여신'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때로는 '여친'이나 '누나'라는 호칭으로 불리기도 했죠. 아무래도 e스포츠에서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방송인들에게 '외모평가'는 어쩔 수 없이 거쳐가야 하는 통과의례 같은 것이었죠.

하지만 여기 유일하게 외모 평가에서 자유로운 한 사람이 있습니다. 한 종목에서만무려 5년이나 활동했고 어떤 관계자들보다 선수들과 가까우며 어떤 해설자보다도 게임에 대해 잘 알고 있는그녀는 바로 '피파 고모' 전수형 아나운서입니다.

'여신'이나 '누나'가 아닌 '고모'라는 호칭이 여자 입장에서는 기분이 나쁠 수도 있지만 워낙 긍정적인 그는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오히려 친근함을 장점과 무기로 삼고 대체 불가한 캐릭터를 구축했죠.

워낙 빠르게 변화하는 e스포츠에서 5년동안 한 자리를 지켜낸 전수형 아나운서. 그는 피파온라인4로종목이 전환된 챔피언십에서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팬들에게 드디어 외모가 아닌 실력으로인정 받는 방송인으로 거듭났습니다.

비시즌 동안 울면서 피파온라인4에 대해 공부했던 그는 이제 한 선수의 이름만봐도 자판기처럼 정보가 술술 나온다고 합니다. 그가 '피파고모'라는 호칭에 걸맞는 사람이 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아직은 춥지 않은 가을의 끝자락, 언제나 밝고 맑은 미소로 팬들을 반기는 전수형아나운서를 만나 그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봤습니다.

◆'고모'라는 놓칠 수 없는 캐릭터

그에게 '고모'라는 호칭은 '희노'를 모두 가져다 준 단어입니다. 처음에 '고모'로 불렸을때 전수형 아나운서는 '여기서 끝이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아나운서들이 '여신'이라불리며 리그의 안방마님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을 보며 '고모'라는호칭이 마치 '넌 다른 아나운서보다 별로야'라는 말로 들일수 있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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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내 외모가 다른 아나운서들보다 예쁘지 않아서라고 생각하다가 혹시 전문적인 느낌이 들지 않기 때문인가 생각도 했어요. 그때는 고모라는 호칭이 온통 나쁘게만 해석되더라고요. 고모라는 별명을 얻었을 때 이번 리그에서 끝이구나 생각했어요."

하지만 전수형 아나운서의 생각과 달리 고모라는 별칭은 그에게 엄청난 선물을 가져다 줬습니다. 팬들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그에게 편하게 다가왔고 친근하게 대했죠. 그로인해 전수형 아나운서는 리그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갔습니다.

"좌절하지 않고 내 이미지대로 밀고 나간 것이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사실 '여신'이라하면 선수들이 다가오기 어려울 텐데 고모라 불리다 보니 선수들이 쉽게 다가오더라고요. 인터뷰를 하는사람 입장에서 상대가 나를 편하게 대하면 인터뷰 질이 달라지기 때문에 저에게는 정말 좋은 애칭이 된 거죠."

게다가 '여신'이라는 캐릭터는 다른예쁜 아나운서가 대체할 수 있지만 고모라는 캐릭터는 전수형 아나운서 이외의 어떤 사람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방송인에게대체 불가능한 캐릭터가 생긴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몸소 경험하게 됐습니다.

"제가 한 퀴즈 앱에서 진행을 맡고 있는데 거기서는 이모라 불려요(웃음). 피파 고모라는 별명이 있었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이모라 불러주더라고요. 덕분에 전혀 다른 분야에서도 금방 캐릭터가 생겨났죠. 피파 덕을 정말 많이 보고 있어요."

◆위기를 기회로 만든 그녀의 열정

그에게는 항상 위기가 따릅니다. 정규직이 아니기에 새로운 리그가 들어갈 때마다과연 내 자리가 있을지 고민할 수밖에 없죠. 통보도 없이 리그에서 잘리는 것이 출연진들의 운명이다 보니전수형 아나운서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첫 시즌이 끝나고 난 뒤 다시는 섭외되지 않을 줄 알았어요. 사실 게임도 잘 몰랐고 스스로도 잘해냈다고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고민이많았어요. 계속 내가 이 일을 해야 할지 확신도 서지 않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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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고모라는 캐릭터를 구축해 살아 남은 그에게 올해 또다시 위기가 닥칩니다. 피파온라인3에서 피파온라인4로 종목이 바뀌면서 새롭게 리그를 시작한다는 취지로출연진들의 교체가 언급됐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뀐 것은 주변 사람들의 조언 덕이었습니다. 선수들과의친화력으로 인터뷰에 전념했던 그는 이제 피파온라인4라는 게임을 해설자만큼 열심히 공부해 진짜 전문가로거듭나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쉽지 않았어요. 게임을잘하는 사람도 아니었고 기존 피파온라인3 지식을 모두 버리고 새로 입력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죠. 처음에는 머리 속에 입력도 잘 안되고 마음이 복잡했어요. 하지만피파온라인 리그와 계속 함께 하려면 제 자리를 더욱 견고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에 잠도 반납하고 공부에 몰두했죠."

그녀는 프리시즌을 통해 해설자와 코멘터리에서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술술 풀어 놓을 정도로 전문가가 됐습니다. 이제 진짜 그녀를 대체할 출연자는 없어 보입니다. 5년 동안 그가이뤄놓은 것을 단시간에 따라잡기란 어려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전수형 아나운서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치러지는 EACC에서 그는 정식 인터뷰이로 국제 팬들과 만나고 있는데요. 해외 선수들 역시 그의 매력에 흠뻑 빠진 모양입니다.

◆사랑하는 e스포츠 그리고 피파

사실 그녀에게는 프리마돈나가 되고 싶은 꿈이 있었습니다. 뉴스를 진행하는 간판앵커가 되고 싶어 도전을 멈추지 않았지만 e스포츠와 인연을 맺은 뒤 그는 또다른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꼭 프리마돈나가 되지 않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깨달은 것이죠.

"누구나 중심에 서고 싶고 주목 받고 싶은 마음은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방송하는 사람에게 그런 마음이 없다면 거짓말이죠. 저는 e스포츠라는 대중적이지 않은 분야에서도 주류가 아닌 리그에 출연하고 있지만 지금은 참 행복해요. 꼭 중심에 서지 않다 하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내가 사랑 받고 인정 받는다면 그 또한 성공한 삶 아닐까요?"

이제 그가 어디를 가든 '피파 고모'라는수식어는 따라 다닐 것입니다. 만약 그가 e스포츠를 떠난다해도 e스포츠에서 고모라는 호칭을 가진 아나운서는 그가 유일할 것 같고요. 이미 그것만으로도 그는 어떤 사람보다 주목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피파 리그가 계속되는 한 저 역시 지겹도록 팬들을 찾아가지 않을까 생각해요(웃음). 그렇게 되려면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노력하고 변화해야겠죠. 나중에는 고모를 넘어 '할머니' 소리를 들으면 어쩌죠(웃음)?"

최근 그는 삼성 행사 진행자로 러브콜을 받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그래도자신은 영원히 '피파 고모'로 남을 것이라며 웃음 짓는 전수형아나운서를 앞으로도 계속 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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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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