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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 STAR] '기인'이 낳은 괴물, 샌드박스 '서밋' 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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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선수에게 밀려 주전으로 뛰지 못하는 상황, 아마도 선수들에게는 가장 힘든 일일 것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선수들이 이런 상황을 잘 대처하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지거나 포기하는 경우도 비일비재 합니다. 게다가 주전으로 뛰는 선수가 범접할 수 없이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다면 더욱 극복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선수는 다릅니다. 괴물이라 불리는 선수 밑에서, 전력을 다해도 한 번을 이기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도 변태(?)처럼 희열을 느끼며 버텼습니다. 계속 깨지고 부서지지만 언젠가는 이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그는 결국 다른 팀으로 이적한 뒤 어느 누구보다 하늘 위로 훨훨 날아다니기 시작했죠.

이 선수는 누구 보다 탄탄한 경기력으로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한 샌드박스 게이밍 ‘서밋’ 박우태입니다. 샌드박스가 지난 시즌 ‘모래폭풍’을 일으키는데 큰 공을 세운 ‘서밋’은 LCK 탑 라이너중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선수로 급부상했습니다. LCK 데뷔 시즌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활약입니다.

평소에는 표정의 변화도 없고 중후한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해 팬들에게는 ‘차분하고 얌전한 선수’로 각인돼 있지만 평소 ‘서밋’은 우리가 예상하는 그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말도 잘하고 잘 웃고 감정도 풍부하고 유머도 있는, 평범한 20대 청년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경기장에서의 모습과 평소 모습이 180도 다른 ‘서밋’의 사연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기인’ 김기인과는 어떤 인연을 맺었을까요? 자신을 키운 8할은 ‘기인’이라고 고백하는 ‘서밋’ 박우태와의 인터뷰를 지금부터 함께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DES=이렇게 단독 인터뷰는 처음인 것 같은데 팬들에게 인사 한번해주세요.

안녕하세요. 경기 끝나고 승자 인터뷰를 제외하고 이렇게 제 이야기를 오래 할 수 있게 돼 기분이 묘하네요. 매번 다른 선수들 이야기만 보다가 제 이름이 나가게 된다니 신기하기도 해요. 최대한 솔직하고 재미있게 이야기 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DES=그러고 보니 아프리카에 있었을 때나 그 전 이야기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경기 이외의 이야기를 할 기회가 많이 없기도 했고 할 이야기가 많지도 않았어요. 이번 시즌을 보내면서 이야기가 쌓였기에 인터뷰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만약 작년 상태 그대로였다면 여전히 할 이야기가 없지 않았을까요?

DES=샌드박스 이전에 아프리카 프릭스에서 있었던 것은 워낙 유명한 사실이지만 그 전에 어떻게 아프리카에 가게 된 것인지는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 같아요.

예전에 아프리카에 있었던 정글러 ‘모글리’ 이재하랑 정말 친했어요. 아마추어 때도 같이 플레이 하고 학창 시절도 함께 보냈고요. 그러다가 팀을 찾는 상황에서 (이)재하가 아프리카 프릭스를 추천해줬고 테스트에 합격해 들어가게 됐어요. 친구따라 강남에 간 셈이죠.

DES=아마추어 대회에 나가서 우승한 적이 있더라고요.

그때도 아프리카 연습생이었어요. 원래 연습생은 아마추어 대회에 나갈수 있거든요. 사실 아마추어에서는 제가 탑 라이너 중 ‘탑’이라 생각해서 당연히 우승해야 하는 거였어요. 사실 우승했다고 자만할 수 없었죠. 프로의 세계에서는 아마추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거든요. 아프리카 연습생이라면 아마추어 대회는 부수고 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저에겐 큰 일은 아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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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기인’ 김기인에 밀려 주전으로 나가지 못해 많이 속상했을 것 같아요.

그런 자신감은 있었어요. 내가 다른 팀에 가면 진짜 잘할 자신 있는데, 주전으로 바로 나가도 정말 잘할 것 같은데, 하지만 아프리카에서는 그게 불가능했어요. 저에게 기회가 올 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았어요.

물론 안 힘들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에요. 제 실력에 대한 자신감이 올라오고 기량이 좋아지면서 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나 강하게 들더라고요. 프로게이머라면 누구나 꿈 꾸는 무대를 눈 앞에 두고 나가지 못하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일이에요.

하지만 이 시간을 허투루 보내면 안 되겠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내가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 것 같아요. 투덜거림 없이 힘든 연습량을 다 소화했고 어떻게든 김기인 선수를 이겨보기 위해 전략을 짜보고 다양한 플레이를 시도해 보는 등 엄청난 노력을 했어요.

DES=그 상황에서 좌절하고 투덜거리기만 하는 선수도 있는데 굉장히 영리했네요.

그렇게 좌절만 하기에는 제 실력도 시간도 너무 아까웠어요. 내가 이곳을 선택한 것이니 주어진 상황에 대해 투덜거릴 것이 아니라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얻어 보자고 생각했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것들에 집중했습니다.

DES=’기인’ 김기인은 어떤 선수였나요.

사실 100번 붙으면 90번은 졌는데 제가 변태(?)인지 질수록, 맞을수록 흥분되더라고요(웃음). 나는 전력을 다하고 할 수 있는 모든걸 다했는데도 왜 이길 수가 없는 것인지 궁금했어요. 그래서 이 친구가 하는 것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보게 되고 따라 하게 됐죠. 정말 어떻게든 이겨보기 위해 미친 듯이 노력했어요. 그 덕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 같아요.

아마도 제 변태(?)같은 성향도 한 몫 한 것 같아요. 온 몸에 땀을 흘리며 최선을 다해도 못 이기는데 그게 이상하게 쾌감이 있었거든요(웃음). 그러다 한번 이기고 나면 그때 감정은 말로 다 표현 할 수가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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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그래서인지 본인도 경기장에서의 모습과 실제 모습이 다른 가봐요. 사실 경기장에서는 잘 웃지도 않고 항상 차분하게 인터뷰 하는 모습만 봐서 그런지 굉장히 얌전하고 말이 많이 없는 선수라 생각했거든요. 오늘 보니 말도 많고 유머도 있고 밝은 성격의 소유자네요.

다들 좀 놀라요. 실제로 보면 농담도 잘하고 잘 웃고 감정 표현도 잘 하니까요. 아프리카에 있으면서 최연성 감독님이 선수 박우태와 인간 박우태는 달라야 한다고 말해 주셨어요. 공과 사를 구분하는 것이 진짜 프로라고요. 평소 성격이 그렇지 못한다 하더라도 경기할 때 만큼은 누구보다 냉정하고 침착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어요.

다들 알고 있겠지만 실천하는 방법을 찾는 것도, 실천 하는 것도 무척 어려운 일이에요. 저 역시 아직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지난 스프링 시즌을 겪으면서 조금씩 완성해가고 있고요. 프로페셔널한 사람이 되려면 내 감정부터 다스릴 줄 알아야 하는 것 같아요.

DES=그렇게 아프리카에서 괴물 한 마리를 키우고 있었군요(웃음).

사실 아직 괴물이라 불리기에는 민망한 수준입니다. 롤챔스에서 5위를 한 것이 제 커리어의 전부에요. ‘괴물’이라는 표현은 당치 않습니다. 가끔 이번 시즌 제 플레이 점수를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은데 열 팀 중 5위잖아요. 그럼 50점인거에요. 그 이상은 아니기에 아직 더 많이 노력해야하는 선수죠.

DES=그래도 스프링 시즌 탑 라이너 ‘탑3’에 거론되기도 했어요.

너무나 감사한 이야기죠. 사실 이렇게까지 잘 할 줄은 저도 몰랐거든요(웃음). 무대에 설 수만 있다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생각만 했지 첫 시즌에 무조건 주목 받겠다는 생각은 해 본적도 없어요. 팬들이 그렇게 이야기 해주는 것을 보면서 그동안의 노력을 보상 받은 것 같아 행복했어요.

하지만 아까도 말했듯 제 현재 순위는 5위에요. 라이벌로 거론되고 있는 담원 ‘너구리’보다 아래인 거죠. 그렇게 현실을 자각해야 더 높이 올라갈 수 있고 더 노력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아마도 3위 이상 했을 때‘탑3’안에 드는 것에 대해 진심으로 기뻐할 수 있지 않을까요?

DES=스프링 시즌 와일드 카드전이 그래서 아쉬울 것 같아요.

아쉬워요. 정규 시즌 동안 미친 듯이 달려서 13승5패를 했잖아요. 그런데 최종 순위가 5위가 됐어요. 리프트 라이벌스도 나가지 못하게 됐고요. 해외 대회 경험을 꼭 해보고 싶었기에 너무나 아쉬운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역시도 우리의 역량이었던 거죠. 경험 부족이라는 말이 뭔지 그날 경기를 통해 느꼈어요. 우리가 아직은 배워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 덕분에 다음 시즌에서는더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DES=시즌 막판 샌드박스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던 이유가 있나요?

일단 다른 팀들도 합이 맞아가면서 실력이 올라온 것도 있고 우리가 스스로 안일했던 것이 아닌가 싶어요. 예전에는 지는 것이 두렵지 않아 과감하게 플레이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지는 것이 무섭더라고요. 그래서 예전처럼 과감하게 플레이 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부분들이 많아지다 보니 우리의 색을 잘 살리지 못했어요. 이것도 경험이라생각해요.

DES=샌드박스로 오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경기 할 때보다 더 냉정해야 하는 것은 이적할 때에요(웃음). 사실 처음에는 고민이 많았어요. 당시 샌드박스의 순위는 ‘강등전’ 수준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잖아요. 무대에서 뛰고 싶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높은 곳에서 경쟁하는 선수이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당시 제안 왔던 팀들 중 조건이 가장 맞았으니 이쪽으로 왔겠죠(웃음)? 동료들 이름을 듣고 뭔가 일을 낼 것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왔어요. 그리고 내가 가진 장점을 발휘한다면 일을 낼 수도 있겠다는, 딱히 근거를 들 수는 없지만 그럴 것만 같은 느낌? 그런데 정말 이런 단어로 밖에 설명이 안 되요.

지금에서 말하는 거지만 정말 잘 온 것 같아요. 사실 가끔 필요 이상으로 분위기가 가족적일 때가 있어요(웃음). 그래서 피드백을 할때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고요. 하지만 악역(?)은 강병호 코치님께서 잘 해주고 계시고 엄마 역할은 (조)재읍이형이 잘 해주고 있어서 아직까지는 문제 없이 잘 흘러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DES=자신은 어떤 ‘탑라이너’라고 생각해요?

좀더 유연하게 팀을 위해 플레이 할 줄 아는 선수라고 생각해요. ‘캐리’하는 선수라기 보다는 ‘캐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선수 역할도 잘 할 수 있는 거죠. 혼자 튀는 선수는 아니기에 덜 주목 받을 수도 있지만 그로 인해 우리 팀이 우승할 수 있다면 저는 조연도 상관없어요. 그런 마인드가 다른 선수들이 갖지 못하는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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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어떤 선수가 되고 싶어요?

위의 질문에 답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롤모델이 없어요. 딱히 생각해 본 적도 없지만 그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이 아예 없는 것 같아요. 내가 잘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잘 알며 팀에 가장 필요한 선수가 되는 것. 그게 제 목표에요.

물론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것. 이건 너무나 당연한 거잖아요. 제가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팀을 위하는 탑라이너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기에 그 점을 잘 살리고 싶습니다. 우선 커리어부터 차근차근 쌓아가야죠.

DES=참 솔직하고 재미있는 인터뷰였던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최대한 솔직하게 이야기 하려 노력했는데 제 마음이 잘 전달 됐는지 모르겠어요. 아직은 이뤄 놓은 것이 없어서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드리지 못해 아쉬움이 있어요. 다음 인터뷰에서는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실력과 커리어를 쌓아 놓겠습니다. 그때까지 저도 그렇고 샌드박스도 많이 응원해 주세요. 항상 관심 갖고 지켜봐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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