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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열쇠 1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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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게임]
11화

4. 상자는 어디에(2)

하백에게서 받았던 선물 상자와는 조금 모양이 달랐지만 강일은 그것이 자신이 그토록 찾던 신의 선물 상자임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이 왜 이런 곳에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강일의 눈앞에 나타났다는 것이 중요했다.

“어! 이건…….”

“오만 원.”

강일은 아주머니의 사무적인 목소리에 멍하니 중년 아주머니를 바라보았다.

“십만 원에 팔려고 했던 건데 총각이 짐도 들어 주고 했으니까 딱 오만 원에 넘길게. 엄청 싸게 주는 거야.”

강일은 왠지 귀찮은 것 비싸게 팔아먹겠다고 얼굴에 쓰여 있는 듯한 중년 아주머니에 황당해했다.

하지만 이미 강일의 손에서는 지갑이 나와 있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무슨 대가를 치루더라도 살 수 있다면 사야만 했다.

강일은 지갑을 열고서는 지갑 안에 들어 있는 현금을 꺼내었다.

“아!”

강일은 4만 8천 원밖에 없는 현금에 난처해했다.

어제 공과금 낸다고 통장에 낮의 아르바이트비를 입금한 것이 문제였다.

설마 고작 2천 원 때문에 신의 선물 상자를 살 수 없다고 생각하자 눈앞이 깜깜해질 정도였다.

당황해하는 강일에 중년 아주머니도 슬쩍 강일의 현금을 보고서는 얼른 손으로 강일의 돈을 움켜쥐었다.

“뭐 이천 원은 빼줄게. 총각! 총각이 운이 좋은 거야. 이런 기회는 흔하지가 않다고!”

“아! 예! 가…… 감사합니다.”

강일은 졸지에 빈털터리가 되어 버렸지만 신의 선물 상자가 자신의 손에 들려진 것에 멍해졌다.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생각지도 않은 방법으로 신의 선물 상자를 얻은 것이었다.

상자의 원 주인인 아주머니의 남편도 처음에는 팔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아무리 노력을 해도 상자를 열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상자를 부숴서 내용물을 보려고 해도 또 오래된 듯한 상자가 아까워 부시지를 못하고 있는 애물단지였다.

부서지는 순간 장작쪼가리에 불과했으니 어쩌면 당연했다.

그래서 한쪽으로 치워 놓았던 것을 강일이 관심을 보이자 중년 아주머니가 얼른 팔아 버린 것이었다.

아주머니의 눈에는 그냥 오래되어 보이는 낡은 나무 상자로만 보였기에 그 값어치가 얼마나 되는지는 알 턱이 없었다.

더욱이 신의 열쇠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절대 열 수도 없었기에 일반인들에게는 그 값어치가 전혀 없는 것이나 다를 바 없었다.

“헐, 대박.”

물론 강일은 중년 아주머니에게 빼앗긴 돈보다 수천 배 이상의 값어치를 하는 물건임을 알고 있었다.

당장 그냥 꽃인 줄로만 알았던 천연화가 상상도 할 수 없는 효능의 보물임이 드러난 상태였다.

“이걸 어쩐다.”

강일은 아르바이트 시간까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신의 선물 상자를 아르바이트 하는 곳까지 가져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분간을 할 수 없었다.

물론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당장 아르바이트를 포기하고서는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하지만 돈 한 푼 없는 강일로서는 돈을 벌 아르바이트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문제는 안 갈 수도 없고 말이야.”

더욱이 이런 식으로 아르바이트를 못하겠다고 안 가 버리면 강일이 핸드폰으로 받는 아르바이트 목록을 더 이상 받지 못하게 되기에 쉽게 결정을 내릴 수도 없었다.

신의 선물 상자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강일은 왠지 신의 선물 상자 속에서 직접적으로 현금을 만들어 낼 만한 선물은 나오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의 선물이라는 것이 인간의 기준의 선물과는 큰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신이 인간들의 탐욕의 산물인 돈을 선물로 줄 것 같지는 않았다.

“후우! 어쩔 수 없지. 지하철 물품 보관소에라도 넣어 둬야겠다.”

강일은 신의 선물 상자를 열어 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어차피 하백의 임무를 수행하러 태백산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아르바이트 장소로 향했다.

일단 지금의 강일에게는 돈이 필요했다.

“하아! 불안해 죽겠네!”

물론 누가 신의 선물 상자를 가져가 버릴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평소 열심히 하던 아르바이트가 조금은 삐걱거리면서 실수가 몇 차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아르바이트를 마친 강일은 아르바이트비를 받아서는 야간 아르바이트를 가기 전에 지하철의 물품 보관소로 뛰어와야만 했다.

“하아! 하아!”

강일은 다행히도 그대로 있는 신의 선물 상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 강일은 교통카드로 이용료를 지불하고서는 신의 선물 상자를 꺼내었다.

“일단 집으로 가자.”

평소였다면 간단히 끼니라도 때웠을 터였지만 강일은 그런 것 없이 곧바로 신의 선물 상자를 가슴에 품고 고시원으로 돌아왔다.

탈칵!

그렇게 방문을 잠그고서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하아아아!”

천연화의 향기가 강일의 콧속을 통해 몸 속을 돌자 긴장과 피로가 일부나마 풀리는 기분이었다.

강일은 그런 천연화를 잠시 바라보고서는 자신의 눈앞의 신의 선물 상자를 바라보았다.

그다지 크지는 않았지만 자물쇠 방식이 아닌 상자 내부에 잠금장치가 되어 있는 듯한 나무 상자였다.

왜 강일이 눈앞의 나무 상자를 신의 선물 상자라고 느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흐음! 정말 신의 선물 상자가 맞나? 분명 한눈에 봤을 때 이거다라는 느낌이기는 했는데.”

강일도 스스로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강일에게 있어서는 거금이라고 할 만한 전 재산을 다 주고 가져온 것이었다.

만약 아니라고 한다면 강일로서도 꽤나 충격적인 일이었다.

“후우! 일단 한번 열어 보면 알겠지.”

결국은 열어서 확인을 해 보면 될 일이었다.

강일은 자신의 호주머니에서 낡은 구리 열쇠를 꺼내었다.

사당을 청소하고 받은 구리 열쇠였고 그 구리 열쇠만 있다면 신의 선물 상자를 여는 것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이미 한 차례 신의 선물 상자를 열었던 강일이었다.

“이번에는 뭐가 나오려나?”

강일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구리 열쇠를 신의 선물 상자로 추정되는 나무 상자의 열쇠 구멍으로 집어넣으려고 했다.

하지만 바로 그때 강일은 뭔가 이상한 점을 볼 수 있었다.

“어? 왜 열쇠 구멍이 두 개야?”

그 이상함의 정체는 열쇠 구멍이 하나가 아닌 두 개라는 것이었다.

강일은 왠지 모르게 불안함을 느끼면서 열쇠 구멍 중에 하나에 구리 열쇠를 끼워 넣었다.

틱!

혹시나가 역시나가 되듯이 상자는 열리지 않았다.

“설마 정말로 열쇠가 두 개가 있어야 한다는 건 아니겠지?”

하나만 해도 힘든데 두 개씩이나 들어간다는 것에 기가 막히는 강일이었다.

“일단 빼자! 어? 왜 또 안 빼져?”

강일은 상자에서 열쇠를 빼려고 했지만 강력 접착제로 붙어 이기라도 한 듯이 열쇠가 빠지지 않았다.

“끄응! 왜 안 빠져! 좀 빠져라!”

안간힘을 써 보아도 구리 열쇠는 빠지지 않았다.

더욱더 힘을 줘 볼까 생각도 했지만 행여 구리 열쇠가 부러지기라도 하면 큰일이었다.

“하아! 미치겠네. 정말로 두 개가 있어야 한다는 거야?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것이 들어 있길래?”

천연화조차도 열쇠가 하나로 열 수 있는 신의 선물 상자에 들어 있던 보물이었다.

그런데 지금 눈앞의 선물 상자에는 열쇠가 두 개나 들어가는 것이었다.

어쩌면 천연화 이상의 보물일 수도 있는 것에 기대감이 들었지만 열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법이었다.

강일은 신의 선물 상자를 들어서는 귀에 대고 흔들어 보았지만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는 않았다.

“하아! 결국은 태백산에는 무조건 가야만 한다는 건가? 하지만 딱히 임무를 완수한다고 꼭 열쇠가 다시 나온다는 보장이 없는데.”

지금도 강일은 구리 열쇠를 하백의 임무를 완수한 보상인지 아니면 사당의 산신이 강일에게 고마움의 선물로 준 것인지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뭐 어차피 죽고 싶지 않으면 태백산으로 가야 하니 그때가 되면 알 수 있겠지. 그런데 지금 몇 시지?”

강일은 핸드폰의 시계를 보고서는 화들짝 놀랬다.

“이런 늦었다! 늦었어!”

강일은 신의 선물 상자를 놓아둔 채로 급히 아르바이트 장소로 뛰었다.

그렇게 강일이 문을 잠그고 나간 방에는 곧 정적이 왔지만 잠시 후에 닫혀 있던 창문이 열리고서는 한 인형이 들어왔다.

“…….”

그 인형은 조심스럽게 방 안으로 들어와서는 강일이 놓아두고 간 신의 선물 상자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신의 선물 상자로 다가간 인형은 손으로 선물 상자에 꽂혀 있는 구리 열쇠를 잡았다.

“끄응!”

강일과 같이 열쇠를 돌려보려고 했지만 미동도 하지 않는 것에 포기한 것인지 입맛을 다시며 다시 창문 밖으로 나가는 것이었다.

밤이 늦은 시간 허겁지겁 돌아온 강일은 자신의 고시원 방 한가운데 덩그러니 놓여 있는 신의 선물 상자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두 개의 구리 열쇠가 필요한 신의 선물 상자에 한숨을 내쉰 강일이었지만 강일에게는 구리 열쇠가 단 하나 뿐이었다.

‘그때 그 여자한테 줬던 선물 상자와 구리 열쇠가 지금은 그렇게 아쉽네.’

강일은 천연화를 꺼낸 구리 열쇠가 있었다면 지금 선물 상자를 열 수 있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강일은 구리 열쇠는 단 한 번만 사용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다.

이미 한 차례 신의 선물 상자를 연 구리 열쇠는 더 이상 다른 신의 선물 상자를 여는 데 사용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모르는 강일이었으니 아쉬운 마음은 당연했다.

결국 강일은 일단은 태백산으로 가는 것이 강일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그렇게 강일은 이틀을 더 아르바이트를 해서는 돈을 모으고 난 뒤에 든든히 여행 준비를 했다.

사당의 일 때처럼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었기에 먹을 것이나 식수뿐만 아니라 조난을 당할 것을 대비해서 따뜻한 보온 장비도 마련을 해야만 했다.

더욱이 계곡 속의 석상을 찾아야 한다는 임무 때문에 물속으로 들어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점이 문제였다.

“그래도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물론 한정적인 자금 압박 덕분에 빈약하기 그지없었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는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좋아! 이제 출발이다!”

강일은 아침 일찍 일어나 커다란 등산 가방을 메고서는 고시원을 나섰다.

박천웅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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