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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F 'NN' 한민규 "우승에 목말라…왕관쓰고 돌아오겠다"

아프리카 프릭스 페이탈의 'NN' 한민규.
아프리카 프릭스 페이탈의 'NN' 한민규.
아프리카 프릭스 페이탈의 'NN' 한민규는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무대에 오르기 전 스페셜포스2 등의 종목에서 이미 선수로 활동한 FPS 베테랑입니다. 통합 시즌 출범과 함께 아프리카 페이탈에 합류한 한민규는 혼자 다수의 적을 처치할 정도의 개인 기량을 가졌고 펍지 코리아 리그(이하 PKL) 페이즈3부터는 오더까지 맡아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한민규가 이끄는 아프리카 페이탈은 올해 PKL 포인트 998점으로 종합 2위에 올랐고 펍지 글로벌 챔피언십(이하 PGC)에 한국을 대표해 출전하게 됐습니다. 아프리카 페이탈은 아시아 퍼시픽 프레데터 리그를 제외한 국제 대회에서 우승과는 연이 닿지 않았고 한민규도 배틀그라운드에서 아직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해 PGC 우승이 간절한 상황입니다.

기복이 심하던 아프리카 페이탈에 안정감을 더한 한민규를 만나 배틀그라운드라는 종목으로 프로게이머를 다시 시작한 계기와 팀에 합류한 과정, 올해를 마무리하는 PGC에 임하는 각오까지 들어봤습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아프리카 프릭스 페이탈에서 오더를 맡고 있는 27살 'NN' 한민규입니다.

Q 과거 FPS 선수로 활동하다가 군 전역 후 코치가 아니라 다시 선수에 도전한 이유는 뭔가요.
A 솔직히 코치를 하기에는 제 실력이 너무 아깝더라고요. 20대 초반 선수들과 비교했을 피지컬적인 부분도 전혀 밀리지 않고 오히려 조금 더 높은 수준이라고 느꼈기 때문에 지도자의 길은 조금 뒤로 밀어놓고 선수에 도전하기로 했죠.

Q 전역 후 다른 종목에서 러브콜도 많았을 것 같은데 배틀그라운드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주변의 권유도 받아서 오버워치를 해봤는데 제 스타일은 아니더라고요. 만약 이 게임으로 성공을 하더라도 재미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그냥 손을 놨죠. 저는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면 재미없는 인생이 될 것이고 그렇게 아깝게 시간을 보내기 싫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다른 길을 찾고 싶었어요. 그러던 중 배틀그라운드를 만나게 됐고 순식간에 빠져들었어요. 이후로는 자연스럽게 대회에 나오게 됐죠.

Q 선수로서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PKL에서 정상급 실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있나요.
A 배틀그라운드뿐만 아니라 FPS 게임들 대부분이 경험이 많이 중요한 편이에요. 다른 종목들에서 경험을 쌓아온 게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어요. 게다가 FPS는 선수 육성 시스템이 많이 없어서 신예 선수들은 선배들이 걸어온 길을 다시 걷는 거라 격차를 따라잡는 게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빠르게 성장하는 T1 선수들을 보면 많이 놀라워요.
한민규.
한민규.
Q 올해 초 이적 시즌에 한민규 선수가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요. 다른 제안을 모두 거절하고 아프리카 프릭스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A 연락이 안 왔던 팀이 손에 꼽을 정도였죠. 해외에서도 제안이 왔었으니까요. 그런데 가장 먼저 연락이 온 곳이 아프리카 프릭스였어요. 가고 싶다는 생각이 있던 팀이었는데 가장 먼저 연락을 줬기 때문에 진심이라고 믿었죠.

Q 하지만 계약 확정은 시간이 많이 흐른 뒤 선수단 리빌딩 막바지에 이뤄졌는데 걱정은 없었나요.
A 조마조마했어요. 하지만 팀과 선수의 신뢰 관계는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했고 아직 계약 전이지만 지금부터 신뢰해야 팀과 오랫동안 함께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마냥 기다렸어요. 또 코치님들이 연락을 주셔서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이야기해 주셨는데 불안감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선수의 입장을 이해하고 행동해주셨기 때문에 제가 더욱 신뢰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솔직히 말하자면 그때 저는 '나 아니면 누구를 데려가겠어?'라는 생각도 했어요(웃음).

Q PKL에서 페이즈2에 잠시 주춤했지만 결과적으로 올해 포인트 종합 2위에 올랐어요. 호성적은 비결은 뭔가요.
A 솔직히 페이즈1과 페이즈2는 선수들의 개인 기량 덕분에 살아남았다고 생각해요. 저희 팀은 경기 내용이 좋을 때와 안 좋을 때의 온도 차가 심하고 감정 기복이 큰 팀이었거든요. 페이즈2에서 그런 부분을 보완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성적이 부진하기도 했고요. 코치님들이 아니었다면 엄청나게 추락했을 거예요.

Q 그렇다면 페이즈3에서는 앞서 말했던 문제점이 보완됐던 건가요.
A 사실문제는 페이스잇 글로벌 서밋에서 벽에 부딪혔죠. 정말 잘하던 팀이 결승전에서 14등을 한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문제점을 보완해서 페이즈2에 들어갔는데 내부적으로 분위기를 잘 이어가다가 시즌 후반에 또 한 번 터져버렸죠. 그래도 모두 노력한 덕에 페이즈3에서는 조금 안정화가 된 것 같아요.

Q 오더 교체도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하나요.
A 큰 부분을 차지하죠. 제가 오더를 맡았기 때문이 아니라 오경철 선수가 오더로서의 부담감을 내려놓고 팀원으로서 잘 녹아들면서 상승효과를 냈거든요. 사실 팀을 이끌던 자리에서 내려오는 게 서운할 수도 있는데 오경철 선수는 전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고 받아들였거든요. 예전에는 그냥 불같은 선수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순간 형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Q 약 1년 만에 다시 오더를 시작했는데 부담은 없었나요.
A 조드 게이밍에서는 팀을 결승에 올리지 못했으니 실패한 오더였죠. 저는 아직도 제 오더를 동료가 따라올 수 없다면 실패한 오더라고 생각해요. 팀에서 제게 오더라는 역할이 주어졌을 때 코치님들이 있으니까 충분히 발전해서 좋은 오더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임했고 동료들이 제게 부족한 부분을 바로바로 알려주고 제 스타일에 맞춰준 덕분에 빠르게 적응했죠.

Q 새롭게 오더를 맡으면서 어렵게 다가온 부분도 있나요.
A 어려운 건 없는데 동료들에게 미안함 감정이 있어요. 성적이 안 나오면 커뮤니티에서 안 좋은 글들이 올라오는데 동료들이 그 글을 보면서 상처를 받는걸 볼 때면 다 제 탓이라는 생각이 들죠. 제가 잘했다면 모두 좋은 글만 볼 수 있었을 테니까요.
한민규.
한민규.
Q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이 원동력인가요? 페이즈3에 성적이 잘 나왔어요. 그리고 신규 전장 사녹에서도 나쁘지 않은 모습이었고요.
A 그냥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죠. 스크림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경험치를 쌓았거든요. 동료들 모두 그런 공감대를 가지고 있었죠. 그런데 사녹은 조금 다른 의미가 있어요. 정말 많이 연구했기 때문에 대회 이전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는데 제가 생각한 것처럼 극복이 안되더라고요.

Q 불리한 상황을 극복하는 장면이 자주 나오지 않았나요.
A 극복한 게 아니라 그 상황을 넘기기 위해 생명줄을 연장하면서 억지로 경기를 풀어가는 모습일 수도 있어요. 페이즈3 마지막 경기에서는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맨 뒤에서 천천히 잡으면서 올라가 보자고 말을 했는데 그게 되더라고요. 아직도 정답을 모르겠어요.

Q PGC 이야기를 빼먹을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어떤 지역의 어느 팀이 가장 경계되시나요.
A 전세계 최상위권 팀들이 모이기 때문에 피지컬로 우위를 가릴 수 없어서 어느 지역, 특정 팀이 잘한다고 뽑는 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냥 먼저 총 맞으면 지는 거죠. 컨디션 좋은 팀, 먼저 적을 찾아서 총알을 한 발이라도 더 맞출 수 있는 팀이 데이 우승에 가까울 거라고 봐요. 굳이 꼽아보자면 교전을 잘하는 동남아 지역팀들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그렇다면 한국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기 어려울 수도 있을까요.
A 솔직히 PKL은 전세계 최상위 리그고 그곳에서 선발된 팀들이 왕좌에 가장 가깝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한국 팀들끼리 서로를 견제하면서 경기를 풀어갈 것 같아요. 다른 팀 선수들이 유럽의 어느 팀이 견제된다는 이야기를 한 걸 봤었는데 솔직히 말하면 한국팀이 견제되겠죠.

Q 장기간 진행되는 대회인데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뭔가요.
A 해외에 나가서 치르는 대회라 긴장감을 놓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기간은 길지만 대회를 치르는 일수는 단기 토너먼트라 잠깐만 방심해도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대부분 선수들이 컨디션 관리도 할 줄 알고 징크스 같은 것도 없어서 큰 걱정은 없습니다.

Q PGC 우승 공약이 있을까요.
A 무대로 나갈 때 오경철 선수가 앞구르기를 하며 가장 먼저 달려가 혼자서 멋있게 트로피를 들어 올릴 계획입니다. 나머지 3명은 그냥 걸어서 천천히 나가고요. 이게 팀 차원의 공약입니다. 오경철 선수에게 의사는 안 물어 봤는데 관심을 좋아하는 선수라 긍정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동료의 이런 부분까지 신경 써주는 게 리더로서의 덕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웃음).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이런 큰 대회에서는 늘 실리와 명분 사이에서 고민하는 팀들이 많은데 저희는 이번 대회에서 실리가 아니라 자존심을 지킬 생각입니다. 자존심을 지키는 것뿐만 아니라 우승까지 차지해서 왕관 쓰고 돌아오겠습니다. 배틀그라운드에서 아직 우승을 못 해봐서 굉장히 화가 난 상태이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놓칠 수가 없을 것 같네요.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구남인 기자 ni041372@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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