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018년 8월 17일 e스포츠의 저변을 확대하고 지역 e스포츠를 진흥하기 위해 e스포츠 상설경기장을 전국에 구축하기로 한 바 있다. 전국 여러 곳의 광역 지방자치단체가 공모사업에 지원하여 그 중 부산(93.25점), 대전(87.97점), 광주(83.41점) 3곳이 선정되어 경기장 구축이 진행 중이다. 현재 이 사업은 콘텐츠진흥원을 통해 진행되고 있으며 선정도시별 각 설계·발주·사업자선정은 지역 정보산업진흥원에서 맡아 추진되고 있다.
당초 계획상 모든 도시가 올해 6월 30일 완공을 목표로 하였으나 세 곳 모두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부산은 설계범위가 증가하고 건축 허가 절차가 지연되어 사업이 늦어지고 있다며 올 11월까지 완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상헌 의원실에서 직접 경기장 구축 현장을 찾아본 결과 세 곳 모두 공사 진척이 매우 더딘 것으로 확인되었다. 대전은 경기장으로 쓰일 공간의 내부를 철거만 해둔 수준이었다. 광주는 방송 및 음향 시설 등을 설치할 곳은 텅 비어 있었고 주경기장 무대 공간은 기존 시설 그대로인 상태로 공사의 흔적은 발견할 수조차 없었다.
부산은 세 곳 중 그나마 공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으나 도심 한복판 건물의 고층이기 때문에 낮 시간대엔 크레인 작업을 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연내 완공이 이 상태로는 어려워 보인다며 완공을 하더라도 날림 공사가 될 우려가 크다는 견해를 밝혔다.

진흥원측은 현행법상 분리발주를 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달랐다. 방송장비가 주가 되는 경우 통합발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청자미디어센터가 통합발주 방식으로 지어졌다.
설계사업도 문제투성이였다. 세 곳 모두 공모를 통해 건축사무소를 설계사업자로 선정하였다. 그러나 선정된 건축사무소는 e스포츠 경기장 구축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는 일반 건축사무소였다. e스포츠 경기장의 방송 특성 및 시스템과 이해도가 낮다 보니 방송시스템보다는 다른 곳에 치중하여 설계되었다. 대표적으로 부산의 경우 방송시스템 구축에 16억 원의 예산을 배정했는데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e스포츠 방송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최소 30억 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전했다.
김현유 기자 hyou0611@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