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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요환 전역] 임요환 "좌절않고 앞만 보고 나가겠다"

임요환 "좌절않고 앞만 보고 나가겠다"

SK텔레콤 T1 오경식 사무국장은 임요환의 기자회견에 앞서 "임요환이 2년 동안 팀에 없었다. 사실 구심점 역할을 하는 선수가 없어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의 말 한 마디로 임요환의 역할은 정해졌다. 이에 대한 그의 생각과 군 생활의 추억,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들어봤다.
Q 군생활을 마친 소감은.
A 어제 밤 1시 경 집에 도착했다. 집에 도착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군복을 입고 있어 기분이 별로 다르지 않았는데 오늘 T1의 유니폼을 입고 기자회견을 하니 제대했다는 사실이 실감나기 시작했다.

Q 가장 보고 싶었던 사람이 있을텐데.
A 팀에서는 최연성 코치가 가장 많이 말이 통하는 상대였는데 휴가 때에는 잘 만나지 못했다. 다른 선수들은 많은 변화가 있어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는 못했다.
Q 외부에서 본 SK텔레콤의 모습은.
A 공군 소속으로 본 SK텔레콤은 주축이 되던 선수들이 코치로 전향하면서 팀을 한데 뭉치게 할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의 선수가 없었다. 팀을 이끌 수 있는 선수들이 필요한 상황에서 구 역할이 없었기 때문에 각자 개인 플레이를 하는 것 같았다. 제가 복귀 후 그 역할을 하면 딱 맞아 떨어질 것 같다. 지난 오버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을 때 내가 했던 역할을 2년이 지난 지금 다시 해내고 싶다.

Q 지도자 생활은 언제쯤 할 것인가.
A 입대 전 30대 프로게이머를 하고 싶다는 목표가 확실했다. 앞으로도 프로게이머로 활동하고 싶다. 일단 계약 기간이 남은만큼 선수로 뛸 것이고, 성적이 어떻게 나오는 결과에 따라 다음 진로를 생각하겠다.
Q 부모님은 결혼을 일찍하길 바라시는 눈치다.
A 이제 곧 30대이기 때문에 결혼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여러 생각이 들지만 아직 제대로 자리를 잡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혼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선수 생활하는 동안에는 결혼 생각을 잠시 접어둘 것이다. 아마도 30대 중반까지는 선수 생활을 계속 할 것이다. 최 코치는 아주 순수했을 때 결혼을 마음 먹었기 때문에 일찍 갈 수 있었지만 나는 좀더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Q 남은 시즌 목표는.
A 중반까지는 팀 생활에 적응하는 것이 목표고, 후반까지는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 놓고 다시 한 번 우승 반지를 끼기 위해 노력하겠다. 이제는 다시 시작해야 할 때다. 이달 말까지 가지는 휴가로 남은 미련을 모두 떨쳐내고 목표를 향해 나가겠다.

Q 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A 이제는 후배들에게 지시를 받아야 하는 입장이라 많이 변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다들 SK텔레콤의 전성기를 함께 지냈던 동료들이다. 나를 바라볼 때 선수만의 역할을 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선수와 코칭스태프와의 가교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Q 이제 새로운 선수들과 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A 나는 승부욕이 강하다. 무한 경쟁 상황이라면 언제든지 살아남을 자신이 있다. 하지만 T1이라는 팀으로 뭉쳐 있기 때문에 경쟁 보다는 함께 팀을 끌어 올리는데 노력하겠다. 팀 성적이 나아지고 사정이 좋아 진다면 그 다음부터 경쟁을 펼치겠다.

Q 숙소 합류 뒤에는 어떻게 연습할 것인가.
A 공군에서는 체계적인 훈련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 정석이라고 일컫는 빌드보다는 외줄타기식의 전략을 펼쳤다. 앞으로는 후배들에게 기본기를 배워야 할 것 같다. 앞으로는 전략적인 플레이 보다는 전략과 함께 기본기를 익혀 가는 것이 초기 과제다.

Q 팬들에게 공식 인사는 언제하는가.
A 벤치에는 앉을 수 없겠지만 23일 르까프 전에는 무대에서라도 인사하지 않을까 한다.

Q 공군의 앞으로 모습은.
A 내가 제대한 뒤 우승자 3명이 입대를 했고, 그들을 이어 홍진호, 차재욱 등의 선수가 합류한다. 이제는 더 이상 공군이 명성에 얽매이지 않고 실력이 출중한 선수들을 선발하는 체제가 갖춰졌기 때문에 충분히 중상위권 이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Q e스포츠가 침체기라고 한다.
A 팬들을 위한 행사가 많아져야 할 것이다. 각 게임단의 수익이 적어 그렇다고 하는데 경기장의 유료화 등을 통해 수익 구조를 개선하고 팬들에게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할 체제가 갖춰져야 한다. 또 국내에만 국한된 경기에서 벗어나 전 세계적인 행사가 많아져야 한다고 본다.

Q 스타크래프트2에 대한 생각은.
A 일단 발매가 되면 해볼 생각이다. 그러나 스타크래프트2만을 하는 것은 아니다. 스타2가 팬들에게 익숙해질 때까지는 스타크래프트와 병행 기간이 있어야 할 것이다.

Q e스포츠에서 자신의 위상은 어디까지라고 생각하나.
A 군대를 다녀온 뒤에 내 자신을 봤을 때에는 실력은 줄어 들었고 남은 것은 명성밖에 없는 것 같다. 이제 더 이상 e스포츠의 아이콘이라는 영예는 사라진 것 같다. 내 자신에게는 섭섭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좋은 모습인 것 같다. 경쟁을 통해 내 자리를 찾아가야 하는 처음으로 다시 돌아갔다고 생각한다.

Q 임요환 이후에 스타가 없는 이유는.
A 제2의 임요환이 나오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제2의 임요환을 만들지 않는 것 같다. 새로운 스타를 만들기 보다는 이미 있는 임요환을 쉽게 쓰는 것 같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파이를 키워야 하고, 그 파이에서 나도 얻는 것이 있을 것이다. 나도 뒤쳐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Q 그렇다면 포스트 임요환은 누구라 생각하고 실력이 출중한 선수는 누구인가.
A 내가 생각하는 가장 잘하는 선수는 도재욱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테란은 이영호고, 저그는 이제동이다. 포스트 임요환으로 가장 닮은 선수는 마재윤이라고 생각한다. 마재윤은 팬도 많고, 우승을 한 뒤에는 침체기도 있었고, 바닥으로 떨어진 뒤에는 다시 올라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도 닮은 것 같다. 마재윤과 아직 사적으로 만나지 못했는데 기회가 주어진다면 만나보고 싶다.

Q 최근 테란이 주춤하고 프로토스가 중흥기를 맞았다.
A 그동안 테란이 많은 리그에서 큰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테란을 견제하느라 프로토스가 강해졌다. 그러나 최근 최 코치가 발키리-메카닉을 선보였고, 이성은이 배틀 크루저를 택한 것처럼 변화를 택한다면 테란도 다시 중흥할 것으로 생각한다.

Q 여행 계획이 있다고 들었다.
A 연말까지는 서울에 있을 것이고, 새해는 강원도에 가서 마음을 다잡을 예정이다. 강원도에 다녀와서 팀에 복귀할 예정이다.

Q 군 생활 에피소드를 말해달라.
A 내가 나이를 꽉 채우고 갔기 때문에 선임들이 많은 부분 대우를 해줬다. 직접 혼내기 보다는 친분이 있는 강도경 등의 선임을 통해 혼난 적도 있었다. 처음에는 "형"이라고 부르며 훈련소만 끝내면 천국이라고 하더니 자대에 가면 어떻게 지내야 하냐고 강도경 코치에게 전화를 했더니 "당신"이라는 호칭을 써 당황했다. 막상 자대에 가니 아무도 말을 걸지 않아 시간이 길게 느껴졌다. 그런 식으로 강도경, 최인규, 조형근 등에게 길들여지고 군생활을 해왔다. 사회에서의 선, 후배는 사라지고 군에서의 선임과 후임만 있었을 뿐이다. 앞으로 공군에 입대할 선수들은 괜히 미리 알려고 하다가 실망하지 말고 그냥 입대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Q 민간인이 되니 뭐가 가장 좋은가.
A 일단 밥이 맛있고, 옷이 따뜻하다. 모자 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모자를 쓰지 않는 것이 마음에 든다.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인다.

Q 공군 시절 연습의 답답함을 토로했다.
A 공군에서 수용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지만 성적이 더 나아지기 위해선 인원을 더 늘려야 한다. 공군을 홍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대회에서 승리하는 것인데 홍보 방법으로 이벤트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이 두 가지가 개선된다면 더 나은 성적이 나올 수 있을 것이고, 공군을 홍보하는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4월3일이 공군 창단일이다. 매년 4월3일에 홈커밍 데이를 만들어 제대자들과 현역 선수들이 함께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Q 2009년 소망이 있다면.
A 남은 계약 기간 내에는 개인리그에서 우승을 한 번 더 해보고 싶다. 이른 시간에 하겠다는 말이 아니고 몸을 충분히 만든 뒤 황금마우스를 반드시 꼭 따내고 싶다. 또 팀의 우승도 내 손으로 이끌고 싶다. 선수들 모두에게 가장 좋은 것은 팀 우승이 아닐까 싶다. 우승으로 인해 선수들 모두 연봉도 오르지 않는가.

Q 공군에서 얻은 것과 잃은 것은 무엇인가.
A 좋은 점이라면 프로게이머들에게 미래와 다음이라는 것이 보장되고 있는 것이다. 아쉬운 것은 팀 성적이 나빴다는 것이다.

Q 이상형은.
A 게임을 해보고 잘 아는 여자가 좋을 것 같다. 사실 현재 여자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가 게임을 잘 해서 이해를 잘 해준다. 서로 말이 잘 통해 좋은 것 같다. 이 일로 아버지가 이상한 이야기를 안해줬으면 한다. 더 이상 여자친구에 대해서 말하지 않겠다.

Q 30대 프로게이머 이후의 목표는.
A 내가 성적이 나오지 않는 이유를 잘 알고 있다. 그 점에 대해서는 군에서 잘 풀어내고 왔다. 이제 앞만 보고 나아갈 예정이다. 신지식인 시상식에서 피아니스트 이희아 양의 연주를 듣고나서 감동을 얻었다. 그 분이 없는 것에 슬퍼하지 말고 남아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라고 했다. 정상적으로 모든 것을 갖춘 내가 창피했고 사소한 일에 좌절하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다.

정리=오상직 기자 sjoh@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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