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e스포츠협회 이재형 경기국장 : 힘들텐데…. 정 해보고 싶다면 금요일 오후에 교육 받으러 한 번 나오세요.
공인심판이 하는 일을 소개하겠다고 나서자 한국e스포츠협회 이재형 경기국장은 "힘들텐데"라며 말을 꺼냈다. 하지만 하겠다고 나섰고 칼을 뽑아 들었으니 무라도 베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서울 중구 정동에 위치한 한국e스포츠협회를 찾았다.
◆규정 또 규정
20일 오후. 신한은행 위너스 리그 플레이오프 화승과 KTF의 경기를 앞둔 협회는 분주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낯익은 직원들이 반겼다. 서로 인사를 나누던 중 이재형 국장이 인사를 막았다. "인사할 거 없어. 오늘은 오 기자가 말단 심판으로 왔으니까 막 굴려~"라고 말했다. 처음부터 심상치 않았다. 군대에 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랄까. 긴장감이 온몸을 감쌌다.
심판들과 간단하게 인사를 나눈 후 창석준 심판장으로부터 심판의 업무와 경기장에서 심판이 해야할 일들을 교육받았다. 전적 관리부터 12개 게임단의 선수단 변동사항까지 매일 체크해야 하는 등 숨 돌릴 틈 없이 바빴다.
![[체험 e스포츠] 오상직 기자 일일 심판이 되다(1)](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0903231808100008679_4.jpg&nmt=27)
◇한국e스포츠협회 창석준 심판장이 규정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그중에서 특히 눈에 띄는 일은 수 많은 규정을 정리하고 숙지하는 일이었다. 창 심판은 "심판이 되기 위해선 우선 규정을 숙지하셔야 합니다"라며 각각 9페이지와 8페이지 분량의 A4용지를 건네줬다. '스타크래프트 공통 규정집'과 '신한은행 프로리그 08~09 규정집'이라고 씌여진 이 문서들은 심판의 지침서나 다름 없다.
'이 규정들을 어떻게 일일히 기억할까'라고 생각하는 사이 새로운 문서가 왔다. 이 문서에는 '주심으로서 해야할 일'과 '부심으로서 해야할 일'이라는 제목이 달려 있었다. 거기에는 경기장에서 나올 수 있는 각종 상황에 맞는 대처법과 심판으로서 해야할 일 등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규정만으로도 벅찬데 심판이 할 일들이 왜 이리 많은거야?' 심판 체험에 대한 회한이 들었다.
◆할 일 참 많네
창 심판장은 기자가 심판을 체험한다고 하니 다른 업무를 제쳐두고 교육에 전념하느라 다른 업무를 볼 수 없었다. 심판의 업무라는 것이 경기장에서 판정을 내리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오히려 경기 외적 업무가 훨씬 많다. 경기가 원활히 진행되고 리그가 흔들림 없이 지속적으로 개최될 수 있는 데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심판들의 역할이 크다.
◇창석준 심판장과 오형진 심판이 규정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20일 창 심판의 책상에는 KTF와 화승이 보낸 문서 2장이 놓여 있었다. 박지수와 임원기를 영입했다고 선수 이적을 확인하는 공문이었다. 선수들의 이적과 은퇴, 웨이버 공시까지 심판들의 몫이다.
강미선 심판은 22일 플레이오프에 앞서 각 언론사에서 요청한 화승과 KTF 선수단의 전적과 분석 자료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공인리그와 관련된 전적을 협회가 갖고 있기에 경기가 있을 때마다 전적을 산출하는 것도 중차대한 일이다.
◇본지 오상직 기자가 이재형 경기국장으로부터 일일심판 배지를 받고 있다.
창 심판에게 약 한 시간 동안 심판으로서의 기본 업무에 대한 교육을 받은 뒤 협회 회의실에서 간단하게 심판 임명식을 치렀다. 이재형 국장으로부터 왼쪽 가슴에 심판의 자격을 알리는 표장(標章)을 받았고 플레이오프에서 부심 보조의 역할을 맡았다.
글=오상직 기자 sjoh@dailyesports.com
사진=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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