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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e스포츠] 오상직 기자 일일 심판이 되다(1)

오상직 기자 : 심판이라고 대한민국에 딸랑 5명 있잖아요. 사람들에게 생소한 직업인데 한 번 해보고 어떤 일인지 좀 알려드리려고요.

한국e스포츠협회 이재형 경기국장 : 힘들텐데…. 정 해보고 싶다면 금요일 오후에 교육 받으러 한 번 나오세요.
전 세계를 통틀어 스타크래프트 경기에서 판정을 내리고 진행하는 심판은 국내에 있는 5명(창석준, 강미선, 오형진, 임기홍, 황규찬)뿐이다. 부심으로 수고하고 있는 3명이 더 있지만 주심의 자격을 가진 심판은 오직 한국에만 있다.

공인심판이 하는 일을 소개하겠다고 나서자 한국e스포츠협회 이재형 경기국장은 "힘들텐데"라며 말을 꺼냈다. 하지만 하겠다고 나섰고 칼을 뽑아 들었으니 무라도 베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서울 중구 정동에 위치한 한국e스포츠협회를 찾았다.

◆규정 또 규정
20일 오후. 신한은행 위너스 리그 플레이오프 화승과 KTF의 경기를 앞둔 협회는 분주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낯익은 직원들이 반겼다. 서로 인사를 나누던 중 이재형 국장이 인사를 막았다. "인사할 거 없어. 오늘은 오 기자가 말단 심판으로 왔으니까 막 굴려~"라고 말했다. 처음부터 심상치 않았다. 군대에 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랄까. 긴장감이 온몸을 감쌌다.

심판들과 간단하게 인사를 나눈 후 창석준 심판장으로부터 심판의 업무와 경기장에서 심판이 해야할 일들을 교육받았다. 전적 관리부터 12개 게임단의 선수단 변동사항까지 매일 체크해야 하는 등 숨 돌릴 틈 없이 바빴다.

[체험 e스포츠] 오상직 기자 일일 심판이 되다(1)

◇한국e스포츠협회 창석준 심판장이 규정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그중에서 특히 눈에 띄는 일은 수 많은 규정을 정리하고 숙지하는 일이었다. 창 심판은 "심판이 되기 위해선 우선 규정을 숙지하셔야 합니다"라며 각각 9페이지와 8페이지 분량의 A4용지를 건네줬다. '스타크래프트 공통 규정집'과 '신한은행 프로리그 08~09 규정집'이라고 씌여진 이 문서들은 심판의 지침서나 다름 없다.

'이 규정들을 어떻게 일일히 기억할까'라고 생각하는 사이 새로운 문서가 왔다. 이 문서에는 '주심으로서 해야할 일'과 '부심으로서 해야할 일'이라는 제목이 달려 있었다. 거기에는 경기장에서 나올 수 있는 각종 상황에 맞는 대처법과 심판으로서 해야할 일 등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규정만으로도 벅찬데 심판이 할 일들이 왜 이리 많은거야?' 심판 체험에 대한 회한이 들었다.

◆할 일 참 많네
창 심판장은 기자가 심판을 체험한다고 하니 다른 업무를 제쳐두고 교육에 전념하느라 다른 업무를 볼 수 없었다. 심판의 업무라는 것이 경기장에서 판정을 내리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오히려 경기 외적 업무가 훨씬 많다. 경기가 원활히 진행되고 리그가 흔들림 없이 지속적으로 개최될 수 있는 데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심판들의 역할이 크다.


◇창석준 심판장과 오형진 심판이 규정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20일 창 심판의 책상에는 KTF와 화승이 보낸 문서 2장이 놓여 있었다. 박지수와 임원기를 영입했다고 선수 이적을 확인하는 공문이었다. 선수들의 이적과 은퇴, 웨이버 공시까지 심판들의 몫이다.

강미선 심판은 22일 플레이오프에 앞서 각 언론사에서 요청한 화승과 KTF 선수단의 전적과 분석 자료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공인리그와 관련된 전적을 협회가 갖고 있기에 경기가 있을 때마다 전적을 산출하는 것도 중차대한 일이다.


◇본지 오상직 기자가 이재형 경기국장으로부터 일일심판 배지를 받고 있다.

창 심판에게 약 한 시간 동안 심판으로서의 기본 업무에 대한 교육을 받은 뒤 협회 회의실에서 간단하게 심판 임명식을 치렀다. 이재형 국장으로부터 왼쪽 가슴에 심판의 자격을 알리는 표장(標章)을 받았고 플레이오프에서 부심 보조의 역할을 맡았다.

글=오상직 기자 sjoh@dailyesports.com
사진=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2편에서 계속

관련기사
[[8680|[체험e스포츠] 오상직 기자 일일 심판이 되다(2)]]
[[8681|[체험e스포츠] 공인 심판 체험을 마치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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