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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락의 핀포인트] 물량이냐, 테크트리냐 그것이 문제로다

안녕하세요. 데일리e스포츠 독자 여러분. 오늘도 화제의 경기를 부족한 능력이나마 팬들의 이해를 돕고자 글을 풀어내는 박경락입니다. 이런 말이 있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프로게이머들 역시 오랜동안 고민에 빠졌던 명제가 있습니다. 바로 물량이 먼저냐, 테크트리가 먼저냐 하는 것이죠.

그래서 이번에 준비한 경기는 테크트리와 물량의 싸움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짚어낼 수 있는 경기를 준비했습니다. 박정석의 100승 달성이 달려 있는 신한은행 프로리그 08~09 4라운드 2주차 공군과 STX의 경기 중 4세트 박정석과 김구현의 경기입니다.

사실 4게이트에서 드라군을 계속 생산하며 '올인' 공격을 준비한 박정석이 유리했던 경기였습니다. 박정석은 프로브 숫자도 조절하고, 개스량도 조절해 가면서 드라군을 쉬지 않고 생산할 수 있는 최적의 빌드를 들고 나왔습니다.

게다가 박정석은 앞마당에 파일런을 소환하며 상대과 똑같은 더블 넥서스인 척을 했죠. 박정석이 연기대상에 나가도 충분할 만큼 연기력에서 관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팬들은 이 장면에서 승자를 마음 속으로 결정지었을 것입니다. 앞마당까지 깨뜨렸고 상대 병력을 입구 안 쪽으로 밀어 넣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박정석의 공격은 프로브까지 조절하며 감행한 올인 러시라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김구현이 받은 피해는 실질적으로 미네랄 400가 들어가는 넥서스가 파괴됐다는 것뿐이었습니다. 상대보다 프로브 숫자에서 앞서 있었고 테크트리를 일찌감치 올리며 로보틱스와 템플러 어카이브까지 갖춘 상황이었습니다. 언제든 자원을 모아 넥서스를 소환할 수 있었고 단순 조합의 박정석을 밀어낼 수 있는 힘을 갖춘 것이죠.

김구현에겐 이 상황이 '망한' 것이 아니라 충분히 할만한 분위기였다는 거죠. 김구현은 비록 병력이 적었지만 빠른 테크트리를 활용해 다크 템플러와 사이오닉 스톰이 완료된 하이템플러를 먼저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김구현이 의도한 대로 다크 템플러와 하이템플러를 활용해 상대를 본진 안쪽에 묶어 두고 재차 앞마당 등 확장을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이후 김구현은 숫자는 적었지만 잘 조합된 병력을 이끌고 상대와의 전투에서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결과론적이지만 물량을 택한 박정석은 뒤를 생각하지 않고 병력을 생산하는데 주력하는 것이 나을뻔 했습니다. 하지만 박정석은 상대 템플러 계열 유닛에 휘둘리면서도 프로브를 생산해 자원에 붙이는데 주력했고 스스로 무너져 내렸습니다.

차라리 박정석이 장기전을 포기하고 공격력 업그레이드와 병력 생산에 더욱 집중했다면 상대가 감히 중앙으로 나올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병력 생산과 진출에 나설 타이밍에 다크 템플러의 공격을 받고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고 초반 의도와 전혀 다른 결과를 맞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박경락 Junwi_[saM]

정리=오상직 기자 sjoh@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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