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 김창선 : 활달한 군기반장
[[img2 ]]초록색은 생기가 넘친다. 추위를 이겨낸 식물들이 생기를 얻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 역시 초록색의 잎이다. MBC게임에 있어서 초록색과 어울리는 선수는 김창선. 스타크래프트 해설위원 중 한 명과 이름이 같아 e스포츠 팬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는 장점도 갖고 있다.
"운동을 무척이나 좋아하죠. 특히 단체전인 축구를 사랑합니다. 여러 사람이 하나의 목적인 골을 위해 뛰는 모습이 매력적이더라고요. 가끔 연습을 마친 뒤 개인 시간이 나면 축구 한 게임을 제안하기도 하죠."
스타크래프트 게임단 중에서도 축구를 좋아하는 팀들이 여럿 있다. 그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팀이 MBC게임. 염보성을 위시해 유럽 축구에 '미친' 선수들도 있고 시간이 나면 연습실 인근 학교 운동장에 모여 공을 찬다.
"스타크래프트 선수들과도 축구를 같이 한 적이 있어요. 사실 스페셜포스 선수들은 같은 팀이라고 해도 서로 떨어져 지내는 경우가 많아 함께 모이기가 어렵거든요. 그래서 축구를 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에요. 그래서 스타크래프트 선수들이 부러웠어요. 동료들끼리 축구를 하며 팀워크도 키울 수 있으니까요."
김창선은 팀에서 군기반장의 역할을 맡고 있다. 시간 개념이 확실해 기상 시간과 연습 시간 등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조교다. 시간을 어기는 동료들이 있으면 곧바로 김창선의 불호령이 떨어진다.
"팀을 꾸린 초기에 기상시간을 지키지 않는 동료들이 많았어요. 나태한 모습은 프로의 모습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흔들어 깨웠죠. 그리고 나서 군기반장이라는 별명이 붙었고 즐거워하면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요."
동료들은 이런 김창선의 시간개념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고 한다. 잠이 유독 많은 막내 심영훈은 김창선의 '시범 케이스'가 되는 경우가 많다.
◆파랑 - 김윤환 : 카운셀러
[[ img3]]스페셜포스 드래프트 현장의 숨은 일화 하나. 하태기 감독이 지명한 이섭이 거부권을 행사해 김윤환으로 선택지를 돌리자 하이트 이명근 감독이 다가와 "잘 뽑았어. (김)윤환이 괜찮은 애야"라고 말했단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하태기 감독은 김윤환에 대해 반신반의했다. 개인 성향을 잘 모르는 선수였기 때문에 뽑고 나서도 의아했다고. 그렇지만 함께 생활하면서 김윤환의 인성이 올곧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명근 감독의 칭찬을 알아들었단다. 남녀노소 어느 누구와도 있어도 잘 어울릴 수 있는 김윤환의 매력에 이끌린 하 감독은 김윤환을 부주장으로 임명했다.
김윤환은 카운셀러를 자청하고 나섰다. 연습시간이 끝난 뒤에는 어김 없이 동생들이 찾아와 아주 사소한 일까지도 고민을 털어놓고 조언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후배들이 저에게 엄마와 같은 역할을 기대하고 있어요. 임수라 주장과 성 역할이 바뀐 거죠(웃음). 무얼 먹을까 메뉴를 정하는 것부터 프로게이머로서의 미래까지 모든 분야에 대한 고민을 서로 나누죠."
동료들이 한꺼번에 묻는 것도 아니고 돌아가면서 모두 다른 주제로 말을 걸어오니 귀찮을 법도 한데 김윤환은 그런 내색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단다. 인내심도 대단하다.
"동료들이 그만큼 저를 믿고 의지하고 있다는 뜻도 되잖아요. 제가 가장 늦게 팀에 합류해서 어울리기가 힘들었어요. 솔직한 말로 '땜빵'이었으니까요. 그런데 동료들이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와줘서 부주장의 위치까지 올라섰죠. 그래서 동료들에게 도움이 되는 무언가를 하려다 보니 카운셀링을 맡았어요."
김윤환은 하태기 감독에게 부름을 받은 뒤 기쁨을 표시하지 못했다. 팀을 이루고 있던 다른 동료들에게 미안함이 앞섰다고 한다. 혼자 떨어져 다른 팀으로 갔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도 김윤환은 전 동료들과 연락을 주고 받으며 선전을 기원하고 있다고.
"MBC게임에 속한만큼, 그리고 스페셜포스 프로리그를 이끌어가는 첫 주자로서 책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지금 동료들과 함께 팀이 우승할 수 있을 때까지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과 성원을 부탁 드립니다."
◆남색 - 정종권 : 과묵한 실력자
[[img4 ]]MBC게임에서 정종권을 지명했을 때 드래프트 현장이 술렁거렸다. 스페셜포스 역사상 최연소 프로게이머의 타이틀을 따낸 진정한 실력자가 지명됐기 때문이다. 정종권은 지난 2006년 17세의 나이로 프로게이머 자격을 딴 뒤 쟁쟁한 실력자들과 함께 리그를 휩쓸고 다녔다.
"저는 다른 선수들이 주로 M4를 들고 경기에 나서는데 AK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AK는 M4와 달리 파워가 강하거든요. 남자다운 힘이 느껴져 AK의 매력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정종권은 과묵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이내 입을 다물어 정종권이 하는 말을 이해하려면 다른 선수들의 보충 설명이 필요했다.
동료들의 말을 빌리면 현재 스페셜포스는 교전 중 점프샷이 기본 스킬로 자리를 잡으면서 가볍게 사격을 할 수 있는 M4가 돌격수의 무기로 굳혀졌다고 한다. 하지만 정종권만이 유독 AK를 고집하고 있고 AK를 사용하면서도 실력이 워낙 뛰어나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정종권에게 AK로 살아남은 비결을 재차 물었다.
"앞서 말한대로 AK는 힘이 좋아요. AK를 드는 이용자들은 가만히 서서 한 방으로 상대를 제압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뛰어다니는 적을 한 방에 맞추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죠. 그래서 전 AK를 들고 M4를 든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점프샷을 쏘는 능력을 키웠습니다."
정종권이 말한 비결은 간단했다. 총만 다를뿐 여느 돌격수들과 같은 기술로 경기를 풀어가는 것이라고. 그리곤 또 말 수를 줄였다.
이때 다시 사교력이 뛰어난 김진유가 말을 거들었다. "기자님, 종권이는 과묵하기 때문에 말이 별로 없어요. 하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으니 다음에 한 번 더 인터뷰 해주세요."
무게가 느껴지는 남자 정종권의 카리스마는 다음 기회에 다시 조명하기로 마음 먹고 인터뷰를 마칠 수밖에 없었다.
◆보라 - 박재현 : 지고는 못산다
[[ img5]]보라색은 귀족의 색깔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일반적으로 '정신 이상'과 직결된다. 최근에는 이런 경향이 네티즌들의 힘을 얻어 '4차원'으로 통칭되기도 한다. MBC게임에서 4차원과 가장 가까운 선수는 돌격수 박재현이다. 박재현은 승부욕 하나로 지금까지 자리를 지킨 열혈청년이기도 하다.
"제 설명이요? '독기'라는 단어면 충분하리라 믿습니다. 승부욕이 넘쳐서 게임을 하면서 지는 것을 못 참죠. 한 번 패한 상대에게는 반드시 되갚아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박재현은 일명 '샷발'(게임 내 두 명이 근접해 총격전을 벌이는 것)에서 밀리면 그 다음 경기에서도 상대를 찾아 나선다고 한다. 그래서 또 패하면 다음 경기에서 또 그 상대를 찾아 다니고, 또 교전을 벌인다고. 죽도록 쫓아다니면서 그 선수를 눕혀야만 만족한다. '한 놈만 팬다'는 말이 딱 맞는다.
이러한 성향 때문에 스페셜포스를 함께 하는 동료들로부터 괴짜로 평을 받기도 한다. 팀워크를 해칠 위험도 있고 전략이 수정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박재현은 파이팅으로 이를 보완한다.
"프로리그에 참가하기 직전 IT뱅크 레이저에 패하고 결승전에 오르지 못한 적이 있어요. 제 승부욕 때문에 아직도 전 IT뱅크를 가장 꺾고 싶은 팀으로 꼽고 있어요. 복수할 타이밍만 찾고 있는데 언젠가는 맞붙을 날이 찾아 오겠죠."
박재현에게 '독기' 말고 어필할 수 있는 요소를 밝혀 달라고 했다. 그러자 박재현은 "동안이요"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나이보다 어려 보이는 귀여운 외모가 포인트란다.
어찌됐건 박재현은 4차원 속에 살고 있음에 틀림 없다. 또 보라색과도 잘 어울리는 선수다. 사이코의 색깔과 귀족의 색깔 사이에서 대접이 달랐던 보라색처럼 박재현도 스스로 개척할 미래를 스페셜포스의 귀족으로 만들어나갈 것을 기대해 본다.
오상직 기자 sjoh@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