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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원석 IeSF 초대 사무총장 “표준화 통한 헤게모니 장악 첫 삽”

국제e스포츠연맹(International e-sports Federation이하 IeSF)은 5월초 초대 연맹 사무총장으로 오원석 씨를 임명했다. 오원석 씨는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월드사이버게임즈(World Cyber Games이하 WCG)의 부사장직을 역임한 인물이다. WCG를 통해 e스포츠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국제 감각을 갖고 있다고 인정받은 그가 IeSF의 초대 사무총장으로 부임함에 따라 지난 11월 창립 총회 이후 별다른 활동이 없던 IeSF도 탄력을 받아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데일리e스포츠는 IeSF 신임 사무총장 오원석 씨를 만나 비전과 활동 방향에 관한 소견을 들었다.
◆WCG 출신

오원석 사무총장의 전 직장은 ICM(International Cyber Marketing)이다. 삼성에서 근무하던 그는 2001년 ICM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WCG라는 대회의 초창기 멤버로 활동했다. 2008년 하반기에 떠나올 때 마지막 직함은 부사장. WCG의 말단 업무부터 최상부의 정보까지 모든 분야에 있어 총괄했다.

“WCG가 아니었더라면 IeSF를 만나지도 못했을 겁니다. 청소년이 갖고 있는 잠재적인 문화 인프라가 게임이라고 판단해서 ICM에 들어갔고 WCG라는 세계적인 규모의 대회를 직접 만드는 과정에 함께하면서 게임이라는 콘텐츠를 갖고 만들어진 e스포츠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죠.”
WCG를 통해 성공 모델을 경험한 그에게 IeSF라는 단체는 전혀 낯설지 않았다. e스포츠라는 문화 트렌드를 세계적으로 전파한다는 기본 전제는 같았다. 그렇지만 업무가 갖고 있는 성향은 다르다고 그는 설명했다.

“WCG는 삼성전자라는 글로벌 기업이 잠재적인 고객을 양성하기 위한 사업의 일종입니다. 사업은 말 그대로 계약과 자본이라는 두 가지로 깔끔하게 정리됩니다. 그렇지만 IeSF가 추구하는 방향은 돈으로, 계약으로 성립되지 않는 리더십과 국가간의 신뢰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사업은 계약서 하나로 완성되지만 리더십과 신뢰는 쉽게 쌓이지 않습니다.”

◆중국-일본 첫 타깃
지난해 IeSF 창립 총회 구성원을 보면 유럽과 아시아가 대부분이었다. 게임 개발력 1위인 일본은 참관인 자격으로 IeSF에 합류했고 게임 소비 1위 미국과 e스포츠를 스포츠 종목으로 채택한 중국은 아직 IeSF에 들어오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이 주도하는 IeSF라는 국제 e스포츠 단체가 갖고 있는 헤게모니는 국제 사회에서 그다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취임 첫 해를 맞는 오 사무총장의 가장 큰 고민도 영향력 확대에 있다.

오원석 IeSF 초대 사무총장 “표준화 통한 헤게모니 장악 첫 삽”


“일단 아시아 중심의 연맹 구성을 진행할 생각입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이미 연맹에 합류한 상태이고 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연맹에 들어오도록 유도할 계획입니다. 자존심이 세고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크기에 쉽지 않은 작업이 되겠지만 최선을 다해야죠.”

그는 중국과 일본의 IeSF 가입 유도 방안을 설명하기 전 WCG 시절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중국은 e스포츠를 정식 체육종목으로 넣을 만큼 스포츠로 인식하고 있고 이를 통해 세계적인 주도권을 장악하려 하고 있어 2009년 WCG 그랜드 파이널을 유치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중국보다는 약하지만 유명 스포츠 마케팅 기업인 덴츠가 e스포츠를 주도적으로 끌고 가려고 하는 등 적극적인 의사 표현을 하고 있다고.

“어려운 작업이겠지만 중국과 일본이 IeSF에 합류한다면 일단 아시아 네트워크가 완성됩니다. 이를 통해 유럽과 남미 지역을 공략할 계획입니다. 북중미의 경우 단독 국가가 아니라 연방으로 구성된 국가이기 때문에 다른 접근 방식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표준화 작업 우선

회원국을 늘리기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작업은 IeSF가 갖고 있는 차별성을 세계 e스포츠계가 느낄 수 있도록 선구자적인 입지를 구축해야 한다. 오 사무총장이 진행하고자 하는 첫 번째 프로젝트도 한국의 e스포츠는 다른 나라의 e스포츠보다 차원이 다르다라는 점을 각인시키는 작업이다.

“국제적인 표준을 만드는 작업을 우선 시행할 예정입니다. e스포츠에 있어서 표준이라는 단어를 적용할 수 있는 범위가 한정돼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좁게는 경기 규칙부터 널리 보면 한 나라의 e스포츠 산업 구조를 형성하는 방안까지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는 작업이 바로 표준화입니다. 우리나라가 지난 10년 동안 e스포츠를 산업으로, 문화로 만들어온 과정을 국제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표준을 만들 예정입니다.”

IeSF는 일단 산학 협동 작업을 통해 우리나라의 e스포츠 산업과 문화를 정리,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표준 틀을 만드는 것으로 첫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각 회원국에 전달해 올해 말에 열릴 총회에서 표준으로 채택할 계획이다.

“세계적인 표준안 작업은 IeSF에서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핵심 동력이 될 겁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IeSF는 사업 관계가 아니라 헤게모니로 엮인 국제 단체입니다. 단위도 사업체가 아니라 국가이기 때문에 종주국과 회장국이 주도권을 갖지 않으면 단체의 확대를 꾀할 수 없습니다.”

한국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보여주어야만 다른 나라들도 한국이 주도한 e스포츠 국제 단체인 IeSF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는 뜻이다. 종주국에 대한 존경심과 복종심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어느 나라에 적용하더라도 통용될 수 있는 표준화 작업이 필수다.

◆정부 지원 필수

IeSF가 국제적인 조직체로 성장하기 위한 초기 단계에서는 정부의 지원이 중요하다고 그는 역설했다. 김신배 SK C&C 부회장이 초대 연맹 회장을 맡았기 때문에 SK의 자본도 사업을 진행하는 주요 재원이 되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정부 단위, 국가 단위의 의사소통이라는 것.

“IeSF가 추구하는 지향점은 e스포츠계의 FIFA(국제축구연맹)나 IOC(국제올림픽위원회)입니다. 여러 회원국들이 모여 해당 종목이나 해당 스포츠의 발전을 꾀하는 국제 기구로 자리를 잡는 거죠. 그러기 위해서는 회원국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정부가 교량 역할을 해야 합니다. 민간의 힘과 정부가 주는 신뢰성이 결합되어야만 해낼 수 있는 일입니다.”

다행히도 한국 정부, 즉 e스포츠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정부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IeSF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중심을 잡고 있는 산업 가운데 하나로 e스포츠를 바라보고 있고 IeSF의 확대와 안정적인 런칭에 정부도 지원을 약속했다는 것이다.

“e스포츠 산업 진흥법 발의와 관련해 얼마전에 공청회가 열리기도 했고 IeSF의 확대 발전을 위해서도 정부에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앞장서서 길을 열어준다면 이후의 업무들이 수월하게 진행될 것 같습니다.”

◆이해관계 조율이 장애물

갓 출범한 IeSF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e스포츠가 태동한지 10년이 지나면서 다양한 분야의 이해관계자들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 국내 사정만 보더라도 다양한 게임들이 생산되면서 해당 개발사나 서비스 업체들이 권리를 주장하고 있고 게임을 방송으로 중계하는 채널들도 늘어나고 있다. 또 선수들과 계약을 맺고 팀을 운영하는 프로게임단이나 선수 개인 등 이해 당사자가 많다. 이러한 단체가 각국의 이익을 위해 모여 있는 곳이 IeSF이기 때문에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한 상태다.

“수 많은 이해 당사자들이 IeSF 안에 모일 것이기 때문에 초기 연맹은 산고를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세계에서 강국이라는 나라들과 확실한 관계도 형성되어 있지 않기에 헤게모니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입니다. 이들이 갖고 있는 이해 관계를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초기 IeSF의 최대 난관이 될 것이라 보입니다.”



오 사무총장은 이 문제를 풀어가는데 있어 두 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째는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고 둘째는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표준화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당위성을 얻어가겠다는 것이다. 1번 원칙이 절차라면 2번 원칙은 정당성을 포함하고 있다.

“IeSF는 WCG와 달리 사업을 위한 조직이 아닙니다. 말 그대로 e스포츠를 위한 국제 기구를 목표로 만들어진 조직이기 때문에 늦더라도 바른 길로, 정확한 절차를 밟아 회원국을 포용하면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게임대회 위한 기구 아니다

명색이 e스포츠 연맹이고 역할 모델이 FIFA나 IOC와 같은 체육 단체인데 대회를 열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오 사무총장은 “연말에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고 부대 행사로 e스포츠 국가 대항전을 진행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는 “국가 단위로 운영되는 조직이기 때문에 다양한 회원국의 요청 사항을 받아들여 진행할 예정이고 가능하다면 WCG와 ESWC, ESL, MLG 등 해외에서 열리는 대형 e스포츠 이벤트와도 연계해서 진행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 “IeSF는 대형 e스포츠 이벤트와 경쟁이 아니라 상생해야 한다. 그 대회들이 잘 운영되는 바탕에 IeSF가 존재해야지 IeSF를 위해 각종 대회들을 누를 생각은 전혀 없다. IeSF는 대회를 개최하는 것이 주된 업무가 아니라 e스포츠의 국제 표준을 만들고 회원국간의 단합을 통해 e스포츠의 발전을 꾀하는 연맹이다”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ro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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