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노트] 신상문-신희승 '경상도 사나이들의 수다'…①](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0905291330360011125dgame_1.jpg&nmt=27)
강남 서래마을에 숙소가 있는 신희승과 강북 평창동에서 연습하는 신상문을 한자리에 모으는 일은 쉽지 않았다. 먼저 신희승을 만나기 위해 이스트로 숙소로 가는 도중 “압구정동에서 IEG 홍원희 대표님과 점심 회식 중”이라는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압구정동으로 이동해 신희승을 택시에 태웠다.
“맛있고 비싼 것 먹으려고 어제부터 준비했는데 갑자기 회식이 잡히는 바람에 이미 많이 먹고 와서 정말 아쉬워요. 그래도 상문이가 내 몫까지 먹어 줄 거에요. 아! 지금쯤 상문이한테 전화해야 하지 않아요?”
신상문에게 전화를 건 신희승. 빨리 준비하고 나오라며 재촉하는 모습이 영락없이 고등학생 같았다. 택시에서 잠시 기다리고 있는데 신상문이 대학교 신입생 차림으로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오랜만에 햇빛이 나는 낮에 외출했다며 설렌다고 했다.
메뉴를 정하자는 말에 신상문은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회를 먹자고 제안했다. 신희승 역시 “지금 배가 불러도 회를 먹는다면 두 접시 이상 해치울 수 있다”며 동의했다. 신희승은 “내 고향은 울산이고 상문이 고향은 부산이다 보니 아무래도 회를 좋아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한 횟집에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회가 나오기 전에 몇 가지 에피타이저들이 등장하자 속속 해치우면서도 대화는 끊이지 않았다. 누가 경상도 남자를 말수가 적고 과묵하다고 했던가. 입으로 넣으랴 입으로 대화하랴 정신 없는 인터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신 브라더스의 술 이야기
횟집에 앉자 주인 아주머니가 "술은 무엇으로 드릴까요"라고 물어왔다. 신희승과 신상문은 인터뷰가 끝나고 연습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안 된다고 했지만 표정에서는 안타까움이 드러났다. 신희승이야 프로게이머들 사이에서 알아주는 주당이지만 신상문까지 안타까운 표정을 짓는 것이 무척 의아했다.
-둘 다 매우 피곤해 보인다.
▶신희승(이하 희)=어제가 마지막 쉬는 날이라 밤 늦게까지 놀았거든요. 오늘 인터뷰가 1시라고 해서 늦게까지 자다가 나올 수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갑자기 점심 회식이 잡히는 바람에 일찍 일어났어요.
▶신상문(이하 문)=저도 어제 군 입대를 앞둔 친구를 만나느라 늦게 잤어요. 술을 좀 마셨더니 속이 쓰리긴 하네요.
![[절친노트] 신상문-신희승 '경상도 사나이들의 수다'…①](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0905291330360011125dgame_2.jpg&nmt=27)
-신상문이 술을 마셨다고 하니 어색하다.
▶희=이게 다 상문이가 이미지 관리해서 그렇다니까요(웃음). 상문이가 술을 얼마나 잘 마시는데요. 상문이 말로는 한번도 필름이 끊겨본 적이 없대요. 팬들이 저만 주당으로 알고 계신데 상문이가 저보다 더 마셔요.
▶문=정신력이 강해서 술에 취해도 기억을 놓지 않는 것이지 술을 잘 마시지는 않아요. 희승이보다 잘 마신다고 하면 술고래로 오해 받을 것 같은데 자주 마시지는 않아요.
▶희=인터뷰니까 이렇게 말하는 거라니까요. 저한테는 “술 마시면 취하지 않는다”고 엄청 자랑했어요. 이미지 관리 좀 그만하라고!
▶문=내가 언제 이미지 관리를 했다고 그래! 난 사실을 말했을 뿐이야!
-주량은 얼마나 되나.
▶희=저는 소주 2~3병 정도 마시는 것 같아요.
▶문=저는 필름이 끊긴 적이 없어 주량이 얼마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어느 순간 술 마시는 것이 힘들어 지냐고 다시 질문하니)음, 그렇다면 저도 소주 2~3병은 되는 것 같아요.
◆신 브라더스의 공통점 ‘경상도 사나이’
같은 신씨라는 것 이외 둘 사이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길래 친해졌을까. 신희승과 신상문은 4년 전부터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다.
-서로 어떻게 친해졌나.
▶희=둘 다 경상남도에 살잖아요(웃음). 첫 만남은 지역 스타크래프트 대회 결승이었죠. 그때는 제가 실력이 훨씬 좋았기 때문에 상문이에게 가볍게 승리했죠(웃음).
▶문=가볍게 이기진 않았어! 어렵게 이겼지!
▶희=내 생각에는 쉬웠던 것 같은데. 아무튼 아마추어 때는 제가 훨씬 잘했으니까요. 그때 상문이는 흰색 조끼를 입고 있었는데 엄청 귀여웠죠(웃음). 그 경기 이후 같은 길드에 가입하고 친하게 지내게 됐어요.
▶문=아마추어 때는 희승이가 (김)재춘이형이랑 제일 유명했어요. 그래서 같이 데뷔했지만 희승이는 저보다 훨씬 먼저 주목을 받았죠.
▶희=그럼 뭐해. 지금은 네가 훨씬 잘하잖아.
▶문=그렇긴 해(웃음).
-경상도 사나이는 무뚝뚝하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희=제게는 통하지 않는 선입견이죠. 말도 많고 애정 표현도 많이 하는 편이에요. 물론 가끔 경상도 남자처럼 여자에게 무심해 질 때도 있긴 하지만 저는 무뚝뚝하지는 않아요.
▶문=저는 전형적인 경상도 사나이죠. 프로게이머가 되기 전에는 말을 거의 하지 않았어요. 지금도 팬들 앞에 서면 말을 잘 못해요. 그래서 처음에는 팬이 정말 많았는데 지금은 하나 둘 떠나갔죠(웃음). 애교는 조금 있는 것 같긴 한데 본능적으로 경상도 사나이 기질이 있어서 무뚝뚝하긴 해요.
◆신 브라더스의 저그전 이야기
신희승과 신상문이 경상도 사나이라는 공통점 말고 또 하나의 공통점은 저그전에 특별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신희승은 벌처를 활용한 ‘와카닉’으로, 신상문은 레이스를 활용한 전략으로 주목받았다.
-최근 저그전 트렌드를 앞서 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원래 저그전은 트렌드를 앞서가는 것이 정말 중요해요. 트렌드를 만든 선수가 승수를 쌓는 동안 다른 선수들이 대부분 따라 하게 마련이거든요. 그렇게 되면 저그들은 어느 순간 적응을 하게 되고 유행하던 전략은 사장되죠. 하지만 트렌드를 만든 선수는 이미 많은 승수를 쌓은 뒤에요. 그래서 ‘와카닉’으로 희승이가 많은 승수를 쌓았지만 이후 메카닉 전략을 사용한 테란들은 저그에게 많이 졌죠. 따라서 테란들은 저그를 상대할 때 항상 고민하고 생각해야 해요. 지난 번 예선에서 희승이가 우리 팀 문성진 선수와 맞붙었어요. 성진이가 오전조고 제가 오후조였는데 저에게 “희승이가 메카닉 전략을 사용해서 졌다”고 말해주더라고요. 원래 희승이가 트렌드를 앞서 가는 선수이기 때문에 그 이야기를 듣고 저도 메카닉으로 저그를 상대했죠. 그리고 바로 양대 예선을 모두 통과했습니다. 희승이에게 고마워 해야겠네요(웃음).
▶희=이제 ‘와카닉’은 한물 갔어요(웃음). 최근 상문이가 만들어낸 투 스타포트 레이스 이후 바이오닉 전환 체제야 말로 저그전 트렌드를 앞서 간 거죠. 저도 몇 번 따라 하려고 시도했는데 무척 어렵더라고요. 아마 상문이만의 노하우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절대 그 노하우는 안 가르쳐 주더라고요(웃음).
▶문=그건 가르쳐 줄 수 없죠(웃음). 투스타포트 레이스 이후 바이오닉 전환 체제는 세심한 운영이 필요해요. 중간에 하나의 실수라도 있으면 저그의 물량에 속절없이 무너질 수 있는 체제에요. 손주흥 선수가 얼마 전에 한상봉 선수에게 역전패 당했던 이유도 중간에 아주 조그만 실수가 있었기 때문이죠. 그만큼 소화하기 매우 어려운 전략입니다.
▶희=테란이 저그를 상대로 이처럼 다양한 전략을 생각하고 전술을 개발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뮤탈리스크의 재발견 때문이죠. 뮤탈리스크 뭉치기가 발견되지 않았다면 아마도 이제동이라는 실력자도 나타나지 못했을 거에요. 저그는 테란에게 힘쓰지 못하는 종족으로 전락했겠죠. 솔직히 요즘은 저그가 제일 무서워요(신상문도 고개를 심하게 끄덕이며 동의했다). 맵도 저그에게 너무 좋고 뮤탈리스크를 겨우겨우 막아내면 디파일러가 등장해 테란 힘을 빼놓죠. 요즘은 테란이 정말 불쌍하다니까요.
▶문=뮤탈리스크 뭉치기 때문에 테란이 터렛을 많이 건설해야 하는 리스크기 생기기 시작했죠. 예전에는 3개만 건설해도 뮤탈리스크를 어렵지 않게 막아냈는데 요즘은 8개씩 건설해도 불안한 느낌이 들어요. 그러다 보니 배럭 건설할 타이밍을 놓치게 돼 후반으로 갈수록 테란이 어려워지게 되요. 가끔 뮤탈리스크 뭉치기를 발견한 선수를 원망 하기도 해요(웃음). 하지만 그래서 또 스타크래프트가 재미있는 것 아니겠어요?
![[절친노트] 신상문-신희승 '경상도 사나이들의 수다'…①](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0905291330360011125_3.jpg&nmt=27)
-그래도 두 선수 모두 저그를 상대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 않나.
▶문=그건 정말 피나는 노력 끝에 얻어낸 성과예요. 아마추어 때는 솔직히 저그를 상대할 때 이렇게 힘들지 않았어요. 그런데 요즘은 심리전부터 시작해 정말 많은 연구를 해야 저그를 이길 수 있어요. 차라리 프로토스전이 더 쉽다니까요.
▶희=맞아요. 저도 맵이 나오면 일단 저그전 고민을 먼저 해요. 초반에 어떤 심리전으로 상대를 속일 지부터 시작해 터렛은 몇 개를 건설해야 하는지 일일이 다 연구하죠. 요즘 저그 상대하기 정말 힘들어요.
◆신 브라더스를 감동 시킨 선수들
신희승과 신상문은 프로게이머들 사이에서 “머리가 좋다”고 알려진 선수들이다. 전략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두 선수를 따라가기 쉽지 않다는 것이 프로게이머들의 설명이다. 한 프로게이머는 “평범한 사람들과 아예 다른 생각을 한다”고 두 선수를 평가했다.
-전략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희=프로게이머가 되고 난 뒤 제 손이 얼마나 느린지 깨닫게 됐죠. 피지컬 능력이 다른 선수들에 비해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내가 살 길은 머리를 써서 승리하는 법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때부터 전략가 신희승이 탄생하게 된 겁니다.
▶문=희승이는 머리가 정말 좋아요. 가끔 희승이가 만든 전략을 보면 저도 모르게 감탄사가 절로 나와요. 하지만 머리는 제가 더 좋은 것 같아요(웃음).
▶희=인정! 저보다 상문이 머리가 더 좋아요(웃음).
-머리 좋은 두 선수가 보기에도 ‘이 선수는 정말 머리가 좋다’고 생각한 사람이 있다면.
▶희=우선 임요환 선수요. 사실 제가 2000년도 초반 임요환 선수의 경기는 거의 못 봤었어요. 프로게이머가 된 뒤 내가 처음 시도하는 전략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나중에 임요환 선수 경기와 많이 비교되더라고요. 저는 6년이 지나서야 생각해낸 전략을 임요환 선수는 이미 생각했고 실천에 옮긴 거잖아요.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최연성 코치님도 저를 감동시킨 선수 중 한 명이죠. 사실 제가 프로게이머가 되고 난 뒤 바이오닉을 너무 못해서 저그를 상대로 메카닉으로만 연습한 적이 있어요. 물론 많이 혼났죠. 그래서 저그전 메카닉 전략은 잘 사용하지 않았는데 최 코치님이 메카닉 전략에 대한 해법을 알려줬죠. 그래서 신희승표 ‘와카닉’ 전략이 탄생할 수 있었던 거에요.
또한 명훈이가 들고 나오는 발키리 전략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와요. 최 코치님의 머리에서 나온 전략이라고 하는데 테란들이 머리 속에서 상상만 하던 빌드거든요. 하지만 최 코치님은 결국 환상을 현실로 만들었고 많은 테란들에게 희망을 줬죠.
최고의 전략가가 모두 SK텔레콤에 있다는 사실이 정말 부러워요. 저도 그 선수들 밑에서 한번 생활해 보고 싶다니까요(웃음).
![[절친노트] 신상문-신희승 '경상도 사나이들의 수다'…①](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0905291330360011125_5.jpg&nmt=27)
▶문=저도 최연성 코치팀과 임요환 선수의 경기를 보면 항상 감탄하곤 하죠. 아마추어 때부터 많이 따라 하기도 했고요.
제가 감탄하는 또 한명의 선수가 있다면 지금은 공군에 가있는 (한)동욱이형이에요. 저그를 상대하는 데 심리전을 동욱이형만큼 잘하는 선수도 없을 거에요. 조용호 선수를 상대로 결승전 준비를 하는 것을 봤는데 정말 감탄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저그가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나가는 능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죠.
-그렇다면 피지컬적인 면에서 최고인 선수는 누구라고 생각하나.
▶희=두 말할 것 없이 이제동이죠. 얼마 전 바투 스타리그 결승전 연습을 도와주면서 느낀 거지만 제동이의 피지컬 능력은 역대 최고인 것 같아요.
▶문=저도 마찬가지에요. 제동이 경기를 가끔 넋을 놓고 볼 때가 있는데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 밖에 안 들어요.
*2편에서 계속됩니다.
사진, 글=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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