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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STORY] KT 우정호 '근면과 기회의 하모니'

[HeSTORY] KT 우정호 '근면과 기회의 하모니'
“육룡이 무너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경기도 진다면 KT 우정호에게 육룡의 타이틀을 넘겨줘야 할 지도 모릅니다.”

최근 프로리그 중계를 듣다보면 해설 위원들의 입에서 우정호의 이름이 자주 거론된다. SK텔레콤 김택용을 중심으로 도재욱, 삼성전자 송병구와 허영무, STX 김구현, 웅진 윤용태가 ‘육룡’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전성기를 맞고 있지만 위태로운 상황이다. 김택용을 제외하고는 프로리그나 개인리그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는 프로토스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팬들은 차세대 프로토스로 KT의 우정호를 선택했다. 데일리e스포츠가 지난 6월18일부터 1주일 동안 진행한 설문 조자에서 우정호는 하이트 이경민, CJ 진영화 등을 제치고 72표라는 압도적인 표를 얻으면서 ‘넥스트 제너레이션’으로 떠올랐다. 불과 6개월 전만 하더라도 출전하면 패하는 선수로 낙인찍혔지만 프로리그에서 승승장구하면서 육룡의 후계자까지 성장했다.


우정호의 성장 배경에는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개인이 갖고 있는 능력인 잠재력과 근면성실함이 1차 요인이고 두 번째는 팀이 갖고 있는 기회의 2차적인 요소다.

우정호는 2007년 드래프트되자 마자 MSL로 올라가는 하부 단계인 오프라인 예선전을 통과하면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200여 명의 프로게이머가 참가하는 대회에서 조 1위를 차지하며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냈다. 그렇지만 일찍 달궈진 쇠는 일찍 식는 법. 우정호는 서바이버 토너먼트에서 2패로 탈락하면서 스스로 잡은 기회를 놓쳤다. 프로리그 출전권도 따냈지만 공군 이주영에게 패하면서 뒤로 물러섰다. 이후 우정호는 2008년 내내 공식전에서 한 번도 승리를 기록하지 못하면서 무너지는 듯했다.



우정호는 2009년을 마지노선으로 삼고 덤벼들었다. KT 매직엔스를 지탱하고 있던 두 명의 프로토스 고참이 군 입대와 해설자 전향을 통해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기회가 늘어났다. 또 KT의 프로토스 라인이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며 프로리그 1, 2, 3라운드에서 5승20패로 저조하면서 중복된 기회가 다가왔다. 팀이 부진에 빠지면서 우정호가 엔트리에 자주 포함됐다.

우정호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승자연전방식으로 진행된 3라운드 막판 1승1패를 기록하면서 가능성을 선보인 그는 4라운드에서 6전6승을 달성했다. 5라운드에서도 3연승을 보태며 KT의 프로토스 사상 최다 연승 기록을 갈아치운 우정호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원톱으로 성장했다.

승승장구의 배경에는 KT 매직엔스의 절실함이 녹아 있다. 개정된 프로리그 방식상 1, 2, 4, 5라운드에서는 저그와 테란, 프로토스를 1~4 세트에 한 번씩 사용해야 하는 종족 쿼터제가 적용됐지만 승자연전방식으로 진행된 3라운드에서는 종족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었다. KT 코칭 스태프는 3라운드에서 저그와 테란으로만 엔트리를 구축하면서 프로토스 라인의 특화를 선언했고 우정호는 강도경 코치와 호흡을 맞춰 기본기부터 닦았다.

이 때 우정호는 비기(秘器)를 연마했다. 같은 유닛만으로 부대를 구성하는 것이 대부분인 프로토스는 대규모 교전에서 중요한 유닛인 하이 템플러를 요격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신인 시절 우정호도 스피드가 빠른 질럿과 드라군이 먼저 교전에 투입되고 하이 템플러가 뒤를 따라 오는 실수를 자주 범하면서 저그전에 약점을 드러냈다. 뮤탈리스크가 하이 템플러만 잡아낼 경우 속수무책이었다.

그러나 우정호는 드라군과 아콘 등 사정거리를 갖고 있는 유닛과 하이 템플러를 같은 부대에 포함시키는 방식을 익히면서 저그전 능력이 향상됐다. 범위 마법을 사용하는 하이 템플러를 덜 잃으면서 능수능란하게 힘싸움을 치러냈다. 얼마전 화승 이제동의 초반 공격에 무너지기는 했지만 우정호의 중후반전 전투 능력은 육룡들과 견주어도 모자람이 없다.

우정호를 지도하는 강도경 코치는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야간 특훈도 마다하지 않는 근면성 덕에 출전 기회를 얻은 우정호는 재능보다는 연습량과 정신 자세가 돋보이는 신예다. 반짝 떴다가 지는 신예들과 달리 부침(浮沈)이라는 유약을 바르며 성장한 대기(大器)이기에 언젠가는 박정석과 같은 프로토스의 획을 긋는 선수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표현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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