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 인터뷰] 강민-박용욱의 유쾌한 수다(외전)](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0909120132510015223_6.jpg&nmt=27)
저녁을 먹지 않았다는 강민은 모듬 안주를 시킨 뒤 기름진 음식-튀김과 소시지-만 쏙 빼먹은 뒤 양념 치킨을 하나 더 시키는 '먹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맥주 500CC 잔이 보이지만 두 해설 위원은 절반도 마시지 않았다. 술 마시면서 이야기하지 않아도 한 번 터진 말문은 기자가 막을 수 없을 정도였다.
각설하고. 강민, 박용욱 해설위원은 인터뷰 내용 이외의 내용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차세대 e스포츠 아이콘과 종족 의무 출전제 등 e스포츠의 현안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더블 인터뷰' 외전에서 이 내용에 대해 밝힌다.
◆차세대 아이콘 김택용-이제동
데일리e스포츠(이하 DES)=스타크래프트 역사를 살펴보면 역대 최강의 라이벌 구도가 존재했습니다. 임요환의 뗄 수 없는 라이벌은 홍진호죠. 이후에는 딱히 라이벌이라고 불리울 만한 선수들이 없었습니다. 최근 들어 이제동과 김택용이 라이벌과 같은 양상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만 두 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강민=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현역 시절 이윤열 선수와 제가 경기를 하면 '광달록'이었고 마재윤 선수와 경기하면 '성전'이라고 불리긴 했지만 완벽한 라이벌 구도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팬들의 주의를 환기할 수 있는 경기라고 생각되기는 했지만 완벽한 상승 곡선에서 충돌했다고는 볼 수 없죠. 그렇지만 이제동과 김택용은 상승세를 타고 있는 선수들이고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에 임요환-홍진호의 대결 구도와 흡사합니다.
![[더블 인터뷰] 강민-박용욱의 유쾌한 수다(외전)](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0909120132510015223_4.jpg&nmt=27)
박용욱=WCG 한국 대표 선발전을 중계하면서 못된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이제동과 김택용이 결승전이 아니라 3-4위전에서 붙길 원했던 거죠. 두 선수가 1, 2위 쟁탈전에서 만나면 이미 태극마크를 획득한 상태이기 때문에 안정감을 갖고 경기를 하잖아요. 그런 양상도 물론 좋은데, 더 좋은,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이려면 탈락의 고비가 존재하는, 배수진을 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붙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습니다. 독한 생각이었죠. 하하하.
강민=만약 그랬다면 누가 이겼을까요. WCG 4위의 저주도 있던데. 그렇게 한 명을 묻기에는 두 명이 갖고 있는 잠재력이 대단하기 때문에 아깝다는 생각이 드네요.
박용욱=옛날에 '부커진'이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잖아요. 그런데 부커진은 없더라고요. 두 선수가 결승에서 맞붙은 적이 없으니까요. 이벤트전을 제외하고요. 사실 김택용과 이제동의 3-4위전을 제가 중계했다면 혈압이 높아져서 터졌을 거에요. 하하하. 정말 즐거웠을 것 같은데 아쉬워요.
강민=프로리그 결승전에서 붙을 수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이번 광안리 결승전에서 정명훈이 이제동에게 졌다면 최종 에이스 매치에서 화승은 또 이제동이 나서고, SK텔레콤은 김택용을 출전시킬 생각이었다고 인터뷰에 나온 적이 있죠.
박용욱=그렇게 됐다면 희대의 명경기가 나오지 않았을까 해요. 둘 다 지기 싫어하기로는 현역 최강이니까요.
DES=김택용과 이제동의 강점에 대해 해설자의 입장에서 분석해주시죠.
강민=일단 손 빠르고, 상황 판단 좋고, 맵에 대한 이해도가 높죠. 이번 프로리그 결승전에서 김택용이 한 경기밖에 출전하지 않았지만 '단장의능선'에서 펼친 경기를 보면 환상적이었죠. 본진 밖에 파일런을 건설하고 안에다가 게이트웨이를 지은 뒤 흔드는 플레이는 어지간히 연구를 많이 하지 않은 선수들은 모르는 심시티죠.
박용욱=코치가 되고 난 뒤에 얼마 되지 않아 김택용이 이적해서 SK텔레콤 유니폼을 입었어요. 상견례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연습하는데 손놀림이 정확하고 깔끔하더라고요. 특히 저그전에서는 시작부터 20분이 넘는 시간까지 거의 비슷한 패턴으로 흔들기에 들어가는데 경악이었죠.
![[더블 인터뷰] 강민-박용욱의 유쾌한 수다(외전)](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0909120132510015223_5.jpg&nmt=27)
강민=이제동의 장점은 승부욕입니다. 같은 팀으로 활동한 적이 없어서 서먹하지만 가끔 경기 전에 대기실에서 말을 걸어 보면 해맑은 웃음을 짓고 있어요. 그런데 경기 부스에만 앉으면 눈빛이 먹이를 사냥하는 사자처럼 변합니다. 요즘 말로 '짐승돌'이 되죠.
박용욱=이제동의 눈빛을 강조하셨는데 저는 피지컬을 강점으로 꼽고 싶어요. 김택용의 손놀림도 최상급이지만 이제동은 정말 대단한 피지컬을 갖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전에 박용운 감독이 정명훈과 이제동의 경기를 앞두고 '퀸의 활용법에 대해 고민해보자'고 저그 선수들에게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내부적으로는 디파일러는 유행이지만 퀸에 대해서는 전략적인 활용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답을 냈거든요. 그런데 딱 그 타이밍에 프로리그에서 이제동이 정명훈을 상대로 디파일러의 다크 스웜과 퀸의 인스네어를 동시에 쓰는 거에요. 허를 찔렸죠. 이제동의 무서움이 한 번에 드러난 경기였죠.
DES=두 선수가 앞으로 e스포츠의 아이콘으로 성장할 가능성에 대해 고민을 해보죠. 임요환과 홍진호 이후 이윤열, 최연성, 마재윤 등이 각 팀을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로 자리 잡았지만 대중적인 인기는 임요환만한 선수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강민=틀린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요. 임요환과 홍진호 이후 팀을 대표하고 e스포츠계의 최고 선수로 인정을 받은 스타들은 있지만 큰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죠. 임요환으로 대두되는 e스포츠의 아이콘 자리를 누가 이어받을지 모두가 고민해야 할 시점이에요. 이제동과 김택용, 이영호 정도가 차세대 주자로 떠오르고 있지만 팀과 e스포츠계를 넘어야 서야 하는 이슈 메이커가 되어야죠.
![[더블 인터뷰] 강민-박용욱의 유쾌한 수다(외전)](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0909120132510015223dgame_1.jpg&nmt=27)
박용욱=기업팀으로 바뀐 뒤 사회 활동은 늘었지만 광고 출연이나 대외 인지도 측면이 축소된 것 같아요. 대외 활동도 하면서 성적을 꾸준히 내야 한다는 조건이 생겼죠. 또 선수들의 사이클 변화도 매우 컸고요. 3년 이상 톱의 자리를 지키는 선수들이 줄어들면서 생명이 다시 짧아진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제동이나 김택용, 이영호 모두 현재와 같은 페이스를 더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졌으면 좋겠네요. 기업팀들도 광고 모델이나 대외 활동에 이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요.
◆종족 의무 출전제
DES=최근 데일리e스포츠에서는 종족 의무 출전제와 관련한 투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박용욱 해설 위원은 아직 프로리그 중계를 맡은 적이 없지만 코칭 스태프로 활동하면서 누구보다도 고민이 깊었을 것 같고 강민 해설 위원은 중계하면서 팀과는 다른 입장의 고민을 했을 것 같은데요.
박용욱=종족 의무 출전제가 생긴 배경을 생각해야 할 것 같아요. 2008시즌을 마치면서 팀플레이가 사라졌잖아요. 일단 팀플레이는 더 많은 선수를 출전시키고 팀도 많은 선수를 보유해야만 운영이 가능한 시스템이에요. 그런데 폐지되면서 많은 선수를 보유할 의무가 없어졌어요. 즉 몇 명에 의존해서, 한두 종족에 의존해서 팀을 꾸려도 되는 상황에서 발의됐습니다. 일단 저는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SK텔레콤의 예를 들어보면 명확해집니다. 08-09시즌 1라운드에서 저그가 전패를 했어요. 당장 답을 내기 어려워서 MBC게임 히어로에서 정영철을 영입했죠. 그 이후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했고 4, 5라운드에서는 5할을 넘겼어요. 이 과정에 답이 있다고 생각해요.
강민=찬성과 반대의 의견을 내기 보다는 다른 쪽으로 답을 찾을까 합니다. 종족 의무 출전제는 승자연전방식으로 치러진 위너스리그에서는 적용되지 않았죠. 그 기간 동안 각 팀들은 4, 5라운드를 대비해 보강할 수 있는 기간을 벌었어요. SK텔레콤 저그도 강화됐고 KT 프로토스도 우정호를 발굴하면서 나아졌죠. 웅진도 임진묵이 선전하면서 그럭저럭 밸런스를 맞췄습니다. 만약 프로리그 방식도 7세트로 증가되고 종족 의무 출전을 1명씩만 배치한다면 또 다른 해법을 찾을 수 있겠죠. 종족 의무 출전제에 대한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하기 보다는 해법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박용욱=강민 선배가 좋은 의견을 주셨네요. 세트를 늘려서 종족 의무 출전제를 적용하면 종족별 밸런스도 맞출 수 있고 특징도 살릴 수 있겠네요. 사실 스타크래프트가 세 종족으로 이뤄져 있다고 해서 모두 살릴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게임단 규모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대거 은퇴하거나 한두 종족만으로 시즌을 끌어가는, 어찌 보면 편법 운영은 막아야 한다고 봅니다.
강민=또 하나의 해법이 있습니다. 용욱이가 오늘 중계했던 맵테스트 프리매치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배틀로얄'이라는 맵처럼 저그전만 죽어라 나오도록 맵이 만들어지는 것은 막아야죠. 종족 의무 출전제와 같은 종족전은 직접적인 상관 관계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맵이라는 변수가 포함되면 동족전 증가에 기여(?)를 하게 되죠. 세 종족 모두 밸런스가 맞는 맵이라면 동족전이 나오든 다른 종족간의 경기가 나오든 시청자나 팬들은 즐겁게 볼 수 있죠.
DES=두 해설 위원께서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즐겁게 한판 토론을 벌였습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내주셔서 감사하고 이 인터뷰를 보는 관계자들에게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강민과 박용욱의 더블 인터뷰를 마친 시간은 밤 12시30분. 해설자 일을 시작하면서 박용욱은 용산에 새로 방을 얻어 자취를 시작했고 강민은 MBC게임 사람들과 약속이 있다며 다시 여의도로 향했다. 늦은 밤까지 자리를 빛내준 두 해설 위원에게 외전을 빌어 감사의 뜻을 다시 한 번 전한다.
글=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사진=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