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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웅진 박대만 "프로리그 첫 승 공군 전역병 되고파"

"09-10 시즌 기량 회복해 웅진 우승 기여하겠다"

22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e스포츠 상설 경기장에 반가운 얼굴이 모습을 드러냈다. 8월 공군 에이스에서 2년 여 간의 군생활을 마친 박대만이 처음으로 경기장에 나타났다. 공군 에이스의 유니폼이 아니라 웅진 스타즈의 유니폼을 착용한 박대만은 다소 긴장한 표정이었다. 제대 이후 첫 경기를 치른 박대만은 뜻대로 풀리지 않은 듯 KT 롤스터 박찬수와 황병영에게 내리 패했다. 가뜩이나 깊은 눈은 더 깊이 들어가 초췌하기까지 했다. 경기가 끝난 뒤 웅진 스타즈의 숙소에서 그를 만났다.
"오랜만에 마우스를 잡아서 그런지 잘 풀리지 않았습니다.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제대로 연습한 지 5일밖에 되지 않았거든요. 맵 테스트 경기였지만 맵을 파악하기만으로도 벅찬 시간이었습니다."

아직 공군 시절의 말투가 남아 있는듯 '다'와 '요' 사이에서 적합한 어미를 찾지 못하는 박대만은 많이 지친 표정이었다. 자유분방한 사회의 물에 적응하지 못한 듯했다. 한빛 스타즈 시절 '대장'이라 불리며 카리스마 넘치는 말투로 후배들을 진두지휘하던 모습을 기억하던 기자로서는 진중하고 말수가 적어진 그의 모습이 생소했다.

"웅진 스타즈에 합류해서 본격적으로 연습한 시간이 길지 않아서 그래요. 기자님이 이해해주세요"라며 박대만은 말을 이었다. "제대한 이후 진로에 대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을 때 이재균 감독님을 찾아갔어요. 프로게이머 생활을 계속하고 싶다고 뜻을 전했고 사무국과 코칭 스태프가 합류를 확정했죠. 플레잉 코치라는 직함을 받은 뒤에 캄보디아 봉사 활동을 다녀왔고 제대로 훈련을 시작한지 1주일이 채 되지 않았어요."
플레잉 코치이지만 박대만에게 주어진 임무는 코치보다는 선수에 가깝다. 그의 뜻이 그러했고 웅진 스타즈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박대만은 왜 그토록 선수를 하고 싶었을까. 공군 에이스에서 활동하던 선수들이 대부분 코치라는 길을 걷고 있음에도 힘들다는 선수 생활을 택한 의도를 물었다.



"한빛 소속으로 뒤늦게 이기는 재미를 깨달았어요. 군에 가기 직전 MSL 예선을 통과해서 16강까지 올라갔죠. 그 덕에 공군 에이스에 합류했고 일이등병 때는 자주 이겼어요. 양 방송사 예선도 모두 통과했죠. 공군에서 계급이 차 올라가면서 승부욕이 무뎌지는 제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못 다한 미련이랄까요. 이루고 싶었어요. 무언가를."
박대만은 공군의 유망주였다. 현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선수가 공군에 입대한 케이스는 그리 많지 않았고 박대만은 동기인 이주영과 함께 주목을 받으면서 군에 들어갔다. 1년이 채 되지 않아 온게임넷과 MBC게임 예선을 모두 통과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MSL 입성은 실패했지만 2008년 4월30일 에버스타리그 1차 본선에 진출해 1승2패로 아쉽게 탈락했다.

"군대 용어로 '짬이 차고 나니까' 느슨해지고 해이해지더라고요. 이주영과 함께 1년 동안 막내 생활을 했고 거의 1년만에 후배를 받으면서 조여졌던 끈이 풀린 것 같았어요. 아쉬움이 많이 남았죠. 조금 더 집중하고 나를 채찍질했어야 했다는 후회가 들어요."



말이 나온 김에 군대 이야기를 더 듣고 싶었다. 언제나 하는 그런 이야기.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를 꺼냈다. 굳어 있던 박대만의 표정에 웃음이 돌면서 '언더테이커'같던 얼굴이 펴졌다.

"프로리그가 한창일 때에는 서울에 위치한 복지단에서 생활해요. 경기 일정도 중요하지만 군 스케줄에 맞춰야 하죠. 축구를 자주 하는데 동기인 이주영의 몸 개그가 선임병들을 자주 울고 웃게 했죠. 진정한 '개발'이라 할 수 있어요."

박대만은 공군 시절의 어려움과 미래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막내로 활동하던 시절 인가 문제로 후임병이 들어오지 못했고 7명으로 프로리그를 준비하면서 정말 힘들었다는 그는 안정적으로 선수들이 수급되고 있고 프로리그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09-10 시즌에는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그는 또 세간의 화제가 됐던 '대만신'에 대해서도 털어 놓았다. 공군 내부 행사가 있어 연습을 거의 하지 못하고 출전한 이스트로와의 경기에서 마음을 비우고 플레이했더니 상대 박상우의 빈틈이 보였고 손 가는 대로 컨트롤했더니 의외로 좋은 성과가 나왔다고 했다. 단지 한 경기에서 잘했을 뿐인데 팬들이 '신'의 경지까지 격상시켜 주시는 바람에 오히려 몸 둘 바를 몰랐다고.



박대만은 며칠 전 공군 에이스 소속으로 활동했던 선배들과 모임을 가졌다. 지금은 예편한 전임 중앙 전산소장이 만든 자리에서 선임병들을 모두 만나니 감회가 새로웠다고. 1기인 강도경부터 최근에 전역한 이주영까지 한 자리에서 만나 과거를 추억하기도 하고 근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목표를 더욱 확실히 설정할 수 있었다.

플레잉 코치이지만 선수에 집중하겠다는 박대만의 꿈은 공군 에이스 출신의 선수가 프로리그에서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08-09 시즌에서 임요환이 SK텔레콤 T1으로 복귀해서 두 경기를 치렀지만 승리하지 못했기에 공군 전역병 출신으로 프로리그에서 첫 승을 올리고 싶다는 목표를 세웠다.

"팀에 합류한 지도 얼마되지 않았고 아직 요원한 목표라고 생각하지만 제 손으로 이루고 싶어요. 눈 앞에 닥친 예선에서 실력을 확인하는 작업이 우선이겠죠. 웅진 스타즈 안에서도 경쟁에서 이겨야 하고요. 그렇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죽어라 연구하고 연습해서 에이스 출신 현역 첫 승을 따내고 싶습니다."



"한빛 소속으로 활동할 때 아쉬운 경기가 있어요. 스카이 프로리그 2006 후기리그에서 포스트 시즌에 올랐는데 MBC게임 히어로에게 역전패를 당했거든요. 우리를 발판 삼아 MBC게임은 우승했고 통합 챔피언에 올랐죠. 이제는 웅진이라는 이름으로 후배들과 함께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싶습니다. 2004년 그랜드 파이널 때처럼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이른 때라고 했던가. 부족함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마음을 가진 박대만에게 공군 전역병 출신 프로리그 첫 승의 영광을 달성하고 웅진 스타즈도 동반 상승하길 기대해 본다.

글=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시진=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기사 수정했습니다. 좋은 지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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