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에이스에 합격했다는 것을 저보다 어머니께서 먼저 아셨어요. 제가 공군 에이스를 선택한 뒤 어머니께선 매일 인터넷에 접속해 저의 합격 여부를 알아보시더라고요."
"나이를 먹은 뒤 군에 입대한다는 사실에 부모님께서 정말 걱정을 많이 하고 계세요. 나이가 많지만 그리 걱정할 일은 아닌데 왜 이렇게 걱정을 하시는지…. 이 글을 보신다면 걱정을 그만하셨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이런 착하기만 하고 바른생활 사나이에게도 힘든 시절이 있었다. 방송을 통해 공개된 숙소 화면에서 김성기와 장난치던 일명 '이단옆차기'가 공개된 직후였다.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기도 한데요. (김)성기와 워낙 친하기 때문에 장난치는 모습에 팬들이 오해를 하셨었어요. 당시 주위 모든 분들이 인터넷에서 손을 떼라고 조언해주셨죠."
당시 박영민을 힘들게 한 것은 이단옆차기뿐이 아니었다. 박정석과의 경기에서 먼저 넥서스를 잃고 버티기 모드로 돌입해 무승부를 거뒀는데 묘하게 이단옆차기와 엮이며 박영민을 치사한 선수로 몰고 갔다.
"나중에는 다 오해가 풀렸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기 때문에 마음고생은 하지 않았습니다. 저보다 주변 분들의 걱정이 더 많았던 탓에 오히려 제가 걱정할 틈이 없었어요."
박영민은 이번 비시즌을 틈타 홀로 전국투어를 했다고 한다. 당초 해외여행을 다녀올 생각이었지만 여권 기한이 만료돼 재발급 받기가 귀찮아(?)서 국내여행으로 바꿨다고. 대전, 대구, 광주, 동해바다, 남해바다 등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할 수 없었던 여행을 원 없이 했다고 한다.
"프로게이머를 하는 동안 내도록 숙소생활을 했고 비시즌에도 연습과 팀 일정에 맞춰 생활을 하다보니 여행을 해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혼자 놀기도 좋아하는 것도 있고 해서 전국을 돌아보기로 결정했죠."
유니폼을 벗은 박영민을 알아보는 팬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유니폼 없는 박영민으로 마음 편한 여행이 됐다고 한다. 바다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기도 했고 도심의 야경을 보며 미래를 점쳐보기도 했다고 한다.
"원래 혼자 놀기를 좋아해서 이번 여행에 불편함은 없었어요. 다만 혼자 밥을 먹기가 힘들어 여행 이전보다 더 말랐다는 것이 좀 힘들었습니다."
군 입대를 앞두고 이런 저런 걱정이 늘어졌을 것 같았지만 박영민은 그런 내색을 전혀 하지 않았다. 오히려 군 입대를 통해 새로운 분위기 속에서 좋은 경험을 할 것 같다는 기대를 밝혔다.
"사실 그 동안 CJ에서 너무 오래 지내서 그런지 약간의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지난 시즌 성적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것이고요. 공군에 간다면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며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요."
박영민에게 공군 에이스는 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조병세, 김정우, 변형태, 마재윤, 진영화 등이 버티고 있는 팀보다는 전력이 약한 공군에서 더 많은 출장 기회가 주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공군에는 서지훈과 김성기 등 CJ 출신 선수들도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김)성기가 제가 CJ에서 해줬던만큼만 해준다는 말을 했는데 제가 CJ에서 잘해줬기 때문에 잘해준다는 말로 알아들었어요. 휴가를 나오면 밥도 먹고 소주도 한 잔 하면서 지냈던 동생인데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정말 친한 사이거든요. 그 외에 (민)찬기를 제외하고는 모두와 친분이 있어 적응하는데 어려움은 없을 것 같아요. 찬기와는 어서 친해여야지요."
박영민은 이번 추석을 보낸 뒤 다시 숙소에 돌아온다. 아직 서바이버 리그가 남았기 때문에 군입대 전까지 열의를 불태우며 경기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추석 때 어른들께 군대에 잘 다녀오겠다고 인사를 한 뒤 바로 서울로 올라올 거에요. 서바이버 리그에서 좋은 경기를 펼쳐 군 입대 전 팬들께 마지막 인사를 드려야 하니까요. 지난 시간을 함께 보냈던 팬들과 앞으로도 좋은 만남을 이어가고 싶어요."
박영민은 마지막으로 자신을 응원해 준 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작별을 고했다.
"그 동안 함께 지낸 모든 추억이 팬들 덕분이죠. 제가 성적을 잘 낸다면 그분들도 공군 에이스의 팬으로 만들고 싶어요. 앞으로도 많이 응원해 주세요. 몸 건강히 잘 다녀오겠습니다. 필승!"
오상직 기자 sjoh@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