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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첫 국가대표 선수단 이끌 STX 김은동 감독

[피플] 첫 국가대표 선수단 이끌 STX 김은동 감독
아직 한국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대회인 ‘실내아시아경기대회’. 아시아인들이 모여 실내에서 할 수 있는 경기들로 승부를 겨루는 새로운 올림픽 개념의 실내아시아경기대회가 올해로 3회째를 맞았다. 그리고 올해 처음으로 실내아시아경기대회에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2007년 2회 대회부터 e스포츠 종목을 시범종목으로 채택한 '실내아시아경기대회'는 이번 3회 대회부터 e스포츠를 20개 정식 종목 가운데 하나로 채택하였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펼쳐지는 이번 '2009 제3회 실내아시아경기대회'의 e스포츠 부문은 피파2009,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 카운터 스트라이크 1.6, Dota 올스타, NBA라이브 2008, 니드 포 스피드 Most wanted를 포함한 6개 종목으로 치러지며 한국은 한국e스포츠 공인종목인 스타크래프트 부르드워에 이영호, 정명훈, 카운터스트라이크 1.6 부문에 위메이드 폭스팀, 피파 2009에 김관형과 김정민을 선발했다.
그리고 e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국가대표의 명예를 얻게 된 선수단을 이끌 감독으로는 지난 시즌 8연승의 마법을 이룬 STX 김은동 감독이 선정됐다. 한국 e스포츠 역사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이번 대회를 통해 김은동 감독은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들어봤다.

◆한국대표? 국가대표!
실내아시아경기대회가 무엇인지 e스포츠 사상 첫 국가대표라는 것이 왜 그리 중요한지 아직은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아무래도 무척 생소한 대회인데다 한국대표와 국가대표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김은동 감독은 우선 사람들의 인식부터 바꿔야 지금 이 대회가 e스포츠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 기회인지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

“WCG에서는 국가대표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한국 대표라는 말을 쓰죠. 왜냐하면 국가대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승인한 공식적인 대표 파견이기 때문입니다. 즉 정부에서 e스포츠를 공식적으로 스포츠라고 인정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이죠.”

김은동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향후 e스포츠 정식 체육종목화 및 대한체육회 준가맹 단체 인정을 위한 초석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에 첫 국가대표라는 이름으로 원정을 가는 일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따라서 김은동 감독은 기존 WCG나 IEF등 다른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것 이상의 부담담과 책임감을 가지고 준비하고 있다.

[피플] 첫 국가대표 선수단 이끌 STX 김은동 감독


김은동 감독은 또한 사람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WCG와 아시아실내경기대회를 ‘월드컵’과 ‘올림픽’에 비유했다. 얼핏 보면 무슨 이야기인지 알 수 없지만 김은동 감독의 설명을 들어보면 “아하”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월드컵’이 지구촌 최고의 축제인 것은 맞지요. 하지만 월드컵은 축구 하나로 국가간 경쟁을 벌이는 축구 강국을 가리는 대회죠. WCG는 이에 비유될 수 있습니다. e스포츠라는 한 종목으로 각 국가들끼리 경쟁을 펼쳐 최고의 e스포츠 강국을 가리는 대회입니다. 그에 비해 올림픽은 축구뿐만이 아닌 대부분의 스포츠 종목으로 국가 간 대결이 펼쳐지고 진정한 스포츠 강국을 가리는 대회입니다. 아시아실내경기대회도 그런 식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e스포츠뿐만 아니라 실내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종목으로 대결을 펼치는 일종의 ‘올림픽’ 개념인 것이죠.”

김은동 감독은 올림픽을 치르는 마음으로 선수단을 이끌겠다는 각오다. 그동안 다양한 부문에 출전했지만 한국의 종합 순위는 6위에 머물러있다. 이번 e스포츠 부문에서 최소 금메달 2개 이상을 획득한다면 종합 순위가 올라갈 것은 당연지사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만약 e스포츠의 활약으로 한국 종합 순위가 오른다면 한국 내에서도 e스포츠를 보는 시각이 달라지지 않을까요? 대한체육회나 문화 관광부의 기대가 높은 만큼 그 기대를 충족한다면 e스포츠의 정식 체육화도 더욱 빠르게 진행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비록 많은 사람들이 그 의미를 알지 못한다 하더라도 e스포츠의 좀더 나은 미래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e스포츠 종주국? 아직은 아쉬운 현재 상황
한국은 e스포츠 종주국이라는 말을 많이 하지만 김은동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국제적으로 종주국임을 인정받으려면 아직 멀었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지난 2회 실내아시아경기대회에 시범 종목으로 e스포츠가 선정됐을 때 한국은 참여조차 하지 못했다. 국제적으로 e스포츠를 진두지휘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은 항상 아쉬운 부분이라는 것이 김은동 감독의 설명이다.

“항상 한국은 종주국임에도 불구하고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부분이 많았어요. 그리고 e스포츠도 그런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우리끼리만 종주국이라고 떠드는 것은 아닌지 많이 생각하게 됐어요. 국가가 모여 자신의 나라 국기를 달고 경기를 펼치는 대회에 e스포츠가 채택됐는데도 우리나라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죠. 사실 우리나라가 주도했어야 하는 부분이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피플] 첫 국가대표 선수단 이끌 STX 김은동 감독


이미 중국은 e스포츠를 99번째 정식 스포츠로 인정했으며 베이징 올림픽 개막 행사로 상하이에서 게임 올림픽을 개최할 계획에 있다. 전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돼 있는 올림픽에서 e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가능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정부와 민관이 합심하여 함께 일을 추진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정부의 관심이 미미한 상황이다. 이러다 중국에게 종주국 위상까지 빼앗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김은동 감독 역시 이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한국 e스포츠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데 이번 대회가 시발점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느끼는 부분이 많을 거에요. 종주국이라고 하지만 다른 나라의 주도로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체택됐고 e스포츠 종목들 역시 우리 나라 게임은 하나도 포함되지 못했죠. 이런 부분을 우리가 주도적으로 나섰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합니다. 우리끼리 ‘우리는 종주국이다’라고 아무리 주장해봤자 소용없는 일이잖아요. 좀더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노력으로 우리나라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e스포츠 종주국이 되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번 대회를 시작으로 그런 노력이 가속도가 붙었으면 좋겠어요.”

◆한국 e스포츠, 한국 게임의 세계화
김은동 감독은 실내아시아경기대회를 통해 ‘세계화’라는 단어에 눈을 뜨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역설했다. e스포츠에 대한 노하우가 충부한 우리나라가 이제는 눈을 돌려 세계적인 문화를 이끄는 나라로 발돋움하기를 바란다는 것이 김은동 감독의 이야기다.

“올림픽에 태권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까지 엄청난 노력을 했던 것으로 기억해요.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실내아시아경기대회에서 e스포츠 종목에는 우리나라 게임이 없지만 향후에는 스페셜포스, 카트라이더 등 e스포츠로 사랑받았던 우리나라 게임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나라 e스포츠도 게임도 세계 시장에서 우뚝 설 수 있죠.”

[피플] 첫 국가대표 선수단 이끌 STX 김은동 감독


현재 실내아시아경기대회에서는 우리가 출전하는 스타크래프트, 카운터 스트라이크, 피파를 제외하고 워크래프트3 유즈맵인 Dota 올스타, 콘솔게임인 NBA라이브 2008, 니드 포 스피드 Most wanted 등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김은동 감독은 우리나라 e스포츠가 한정적인 분야로만 발전하는 것이 세계화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 대회를 살펴보면 반드시 콘솔 게임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있어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콘솔게임에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죠. 항상 안타까웠어요. 세계화 추세에 걸맞게 다양한 종목들이 저변이 만들어 지고 육성해야 한다는 것을 이번 대회를 통해서도 배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 e스포츠의 세계화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를 배울 최고의 기회
김은동 감독은 첫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선수들이 최고의 환경에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할 계획이다. 현 상황상 미리 불러 합숙을 하며 연습을 시킬 수 없는 상황이지만 베트남 비행길에 오르는 순간부터 김은동 감독은 선수들이 최고의 컨디션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철저하게 관리할 예정이다.

또한 선수들에게 이번 대회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역설할 생각이다. e스포츠 관계자들마저 이번 대회의 중요성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자칫 열정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계속 독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왜 이 대회가 중요한지, 첫 국가대표라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 지 알지 못해요. 심지어는 참가하는 선수들에게도 무척 귀찮은 대회일 수도 있어요. 상금도 없고 금메달을 딴다고 연금을 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죠. 만약 선수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아무리 우리나라 선수들이 강하다고 해도 언제든 일격을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선수들에게 대회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또한 김은동 감독은 한국 e스포츠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e스포츠를 많이 배우고 돌아올 예정이다. 아시아인들에게 한국 e스포츠 문화도 알리고 반대로 다른 나라의 e스포츠 흐름에 대해서 알아보는 일도 김은동 감독이 해야 할 중요한 일 중에 하나다.

[피플] 첫 국가대표 선수단 이끌 STX 김은동 감독


“베트남에도 e스포츠 협회가 있다고 해요. 시간이 된다면 꼭 들러 많은 이야기를 듣고 올 생각입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아직 비활성화 된 종목들에 대해서도 꼼꼼히 살펴보고 대응책도 생각해볼 예정이에요. 정말 바쁜 일정이 될 것 같습니다. 더불어 팬 여러분들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승전보로 한국 e스포츠 팬들에게 기쁨을 주겠다는 김은동 감독. 세계를 배우고 세계에 한국 e스포츠를 알리는 문화 사절단 역할을 하고 돌아오겠다는 김은동 감독의 각오가 이뤄질 수 있을지 지켜보자.

글, 사진=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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