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팀이 패해 100승의 기쁨을 마음껏 누릴 수 없었지만 프로리그 100승에 대한 대부분의 기록을 갈아치운 이영호는 “이제 시작”이라며 기쁨보다는 앞으로의 일에 대한 다짐했다.
A 프로리그 첫 데뷔가 엊그제 같은데 정말 생각지도 못하게 100승까지 빨리 달려온 것 같다. 하지만 큰 기쁨이 있다거나 남다른 감회가 있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경기에서 100승을 달성한 것도 아니고 최초 100승도 아니지 않나. 나에게는 100승을 달성했다는 기쁨 보다는 앞으로 달려나가야 한다는 다짐이 더 크다.
Q 최초라는 타이틀이 욕심 나나.
A 사실 100승 같은 것은 최초로 달성한 것이 의미가 큰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박)정석이 형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동이형이 최초 200승 달성을 위해 달려가고 있듯 나도 열심히 달려가 최초 200승 기록은 내가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 100승을 거뒀던 페이스보다 더 빨리 달려서 200승을 거두겠다.
Q 이번 시즌 겨우 1라운드가 끝났는데 벌써 12승이나 거뒀다.
A 사실 무척 신기하다(웃음). 시즌이 시작하기 전 지난 시즌 같은 성적은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난 시즌보다 기세가 더 좋은 것 같다. 정말 예상 밖이고 지금은 누구와 경기를 해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10경기에서 한 두 번 밖에 지지 않는 ‘괴물모드’가 발동한다면 더 많은 승수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너스리그에서 18승~20승 정도 거두고 싶다.
Q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나.
A 우선 가장 최근 경기였던 삼성전자 이성은 선수와 경기가 기억난다. 이길 수 없는 경기였는데 집념으로 역전승을 거뒀기 때문에 기억에 깊게 남아있다. 또한 웅진 윤용태 선수와 경기도 기억에 남는다. 상대 미네랄이 만 오천 정도 됐다고 하던데 그만큼 내가 불리한 경기였다. 아무래도 내가 이길 수 없는 상황에서 역전을 거뒀던 경기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
Q 100승에 관련된 다양한 기록을 가지고 있는데.
A 최단 기간, 최연소, 최단 경기 등의 기록을 깬 것으로 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다른 선수들보다 늦게 시작해 최초 기록 등 아직 다른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기록이 많지 않나. 하나씩 그 자리에 내 이름을 채우고 싶다.
Q 100승을 하는 동안 가장 즐거웠던 일이나 힘들었던 일이 있다면.
A 프로리그를 하는 동안은 항상 힘들었던 것 같다. 소년가장일 때 하루에 에이스 결정전까지 두경기를 모두 준비하면서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 있었다. 이번 시즌은 그런 면에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컨디션도 좋다(웃음).
즐거웠던 일은 아직 없는 것 같다. 포스트시즌에 가보지 못했기 때문인지 그저 정규시즌 승리만으로 가장 기뻤다는 말을 하기 싫다. 200승 달성 후 인터뷰에서는 가장 기뻤던 순간을 우승했을 때라고 말하고 싶다.
Q 100승을 달성하면서 가장 도움을 많이 줬던 사람을 꼽자면.
A 요즘 들어서 (박)정석이형이 나에게 정말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내가 지금까지 바른 생활을 할 수 있고 인사도 잘하는 선수가 된 것은 정석이형 덕분이다. 내가 KT에 처음 왔을 때부터 정석이형이 프로게이머가 가져야 하는 인성에 대해 인식시켜 주신 것이 내가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됐다.
인터뷰에서는 워낙 좋아하는 형이기 때문에 장난도 많이 치고 재미있는 발언도 가끔 하지만 사실 내가 정말 존경하는 형이다. 나를 많이 아껴주셨던 정석이형에게 정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Q 프로리그에서 이뤄내고 싶은 기록이 있다면.
A 다승왕, 정규시즌 MVP, 결승전 MVP를 동시에 이뤄내고 싶다. 다승왕과 MVP는 해봤지만 결승전 MVP는 결승전에 가서 우승을 해야 달성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무척 뜻 깊은 기록으로 남지 않겠나.
Q 이번 시즌 목표가 있다면.
A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싶다. 2년 연속 다승왕에 올랐지만 내가 KT에 온 이후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적이 한번도 없지 않은가. 그리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결승전 무대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A 팬 여러분들이 없었다면 힘들었던 시기를 이겨낼 수 없었을 것 같다. 항상 응원해 주셔서 감사 드린다. 내가 보답할 길은 멋진 경기를 보여주는 것뿐이기 때문에 앞으로 걱정 끼치지 않고 괴물 모드만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정리=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