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KTF 시절 강민-홍진호와 트로이카 형성…실천하는 리더형
한빛 스타즈에서 스카이 스타리그 2002 우승을 경험한 박정석은 단체전인 프로리그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발휘하며 주전으로 입지를 굳혔다. 강도경, 나도현 등과 함께 한빛 스타즈로 출전한 박정석은 프로리그의 시발점인 KTF 에버 프로리그에서 최고의 플레이어임을 증명했다.
◆아직도 깨지지 않은 15연승
박정석은 프로리그의 태동기인 KTF EVER 프로리그에서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기록을 세웠다. 2003년 6월14일 프로리그 개인전에 출전해 1세트에서 박용욱을 꺾었고 2세트에는 강도경과 호흡을 맞춰 출전한 팀플레이 경기에서 동양 오리온(현 SK텔레콤 T1)의 이창훈과 김성제 조합을 격파하며 하루에 2승을 따냈다.
이후 정규 시즌 팀플레이 8연승, 개인전 7연승을 이어가며 프로리그 15연승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당시 박정석은 팀플레이와 개인전을 오가며 출전했고-지금과 같이 중복 출전 금지에 대한 규정이 없던 시절이었다-역대 프로리그 정규 시즌 최다 연승 기록을 세웠다.
박정석이 세운 15연승은 아직까지 깨지지 않았다. 2005년 SK텔레콤 T1 윤종민이 팀플레이 13연승과 개인전 2승으로 15연승 타이 기록으로 어깨를 나란히 한 적이 있지만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각종 스포츠 분야에서도 초창기에 달성한 기록은 경쟁이 치열해지기 전이라는 한계에 맞닥뜨리면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지만 박정석이 세운 15연승은 팀플레이와 개인전에서 모두 활약하면서 이뤄진 탑이기 때문에 의미를 더한다.
◆KTF 명가 재건에 한 몫
스타리그와 MSL 동시 결승 진출, 스타리그 우승, 프로리그 활약 등 스타 플레이어로서의 자질을 인정받은 박정석은 명가로 도약하고자 하는 KTF 매직엔스(현 KT 롤스터)로 부터 러브콜을 끌어냈다. 한빛 스타즈도 명문 팀이었지만 선수들에게 억대 연봉을 주기 어려운 상황에서 KTF는 파격적인 대우인 '한 장(1억원)'을 제시했고 박정석은 이적을 결심했다.
사실 한빛 스타즈를 떠나기는 쉽지 않았다. 조건이나 대우를 생각하기 보다 의리를 중시했던 '부산 사나이' 박정석에게 발굴해서 성장시키고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던 이재균 감독이나 강도경 등 선배를 두고 팀을 옮기는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웠다. 그렇지만 이재균 감독이 "스타크래프트계가 발전 가능성이 있고 성장하고 있는 업계임을 알려주려면 억대 연봉자가 나와야 하고 정당한 대우를 받으면서 대기업 팀을 우승으로 이끈다면 이적하는 것이 맞다"고 허락하면서 박정석은 마음 편히 팀을 옮길 수 있었다.
KTF에서도 박정석은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당시 KTF는 "명가로 도약하겠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홍진호, 강민 등 수퍼스타 영입에 자본을 투입했다. 박정석은 이들과 함께 '트로이카'를 형성했다. 팀플레이와 개인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자질을 갖고 있었지만 박정석은 개인전을 강민에게 맡기고 팀플레이를 도맡아 달라는 팀의 요구를 받아들여 팀플레이에 혼신을 다했다.
홍진호와 파트너가 된 박정석은 기본기가 탄탄한 팀플레이 선수로서의 기량을 발휘했다. 공격 성향이 강한 홍진호의 뒤를 받쳐주는 그림자가 되어 2004년 3라운드부터 2005년 전기리그 정규 시즌 전승 우승의 밑거름이 됐고 이후 KTF가 프로리그 정규 시즌에서 23연승까지 도달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주장 박정석
외적으로 드러나는 성적만 좋은 것이 아니라 박정석은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을 하나로 만들어가는 과정에도 힘을 쏟았다. 강민, 홍진호가 합류한 이후에도 KTF는 조용호, 이병민 등 각 팀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던 선수들에 대한 영입 작업을 계속했다. 팬들은 KTF의 선수 구성을 보며 스페인 프로축구에서 가장 유명한 팀인 레알 마드리드와 같다고 평하기도 했다.
'갈락티코'의 1기 주장을 맡은 선수가 바로 박정석이다. 박정석은 특유의 융화력과 리더십을 발휘해 자칫 모래알처럼 흩어질 수 있는 스타플레이어들을 하나로 만드는 접착제 역할을 했다. 선배들에게는 깍듯하게 예의를 갖추고 후배들에게는 카리스마
있는 지도력을 통해 팀워크를 형성했다.
박정석이 가진 리더십의 특징은 솔선수범. 선배가 먼저 나서지 않으면 후배들에게 지시만하게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박정석은 사소한 일에도 앞서 행동했다. 팀에서 운영 방침을 세우면 앞장 서서 실천해 후배 스스로가 따르도록 유도했고 불만이 있으면 나서서 사무국이나 코칭 스태프에게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사생활 면에서도 모범적이었던 박정석은 선배들로부터 인정받았고 후배들에게는 신망을 얻었다.
◆완벽한 자기 관리
요즘 들어 몸짱을 넘어 '복근', '식스팩' 등 고차원적인 몸 관리가 유행하고 있다. e스포츠계에서 박정석은 몸짱의 대명사였다. 한빛 스타즈 시절 박정석은 강도경과 함께 '탄트라'라는 온라인 게임의 모델로 나서 파격적인 반응을 끌어 냈다. 상체를 과감히 노출시킨 박정석은 동성애를 연상시키는 듯한 포즈로 이슈를 모았다.
이 광고 촬영 이후 박정석은 팬들로 부터 '등짝'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몸에 대한 관심이 없던 시절 e스포츠 팬 사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받은 박정석은 경기 준비도 중요하지만 몸 관리에도 충실했고 한 e스포츠 주간지에 게재된 사진을 통해 '몸짱'으로 다시 주목을 받았다.
박정석의 철저한 몸 관리는 프로가 가져야 하는 자기 관리의 일환일 뿐이었다. 박정석은 여자친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성적의 굴곡이 전혀 없이 꾸준함을 유지했고 팬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프로 마인드가 확실한 선수로 알려져 있다. 또 전 소속팀인 한빛 스타즈 선수들과도 정기적으로 교류하면서 인맥 관리도 철저한 선수로 정평이 났다.
thenam@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