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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rGraphy] 저니맨으로 거듭나다…박성준 편(완)

[GamerGraphy] 저니맨으로 거듭나다…박성준 편(완)
◇STX 이적 이후 EVER 스타리그 2008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저그 최초의 골든 마우스 주인이 된 박성준. 저니맨으로 부활하기를 기대해 본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SK텔레콤 거쳐 STX로 이적

2004년 질레트 스타리그에서 로열로드를 개척한 이후 박성준은 스타리그와 프로리그에서 맹활약했다. EVER 2004 스타리그에서는 '우승자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졌던 박성준은 아이옵스 스타리그에서 결승에 진출했지만 이윤열에게 0대3으로 완패하면서 테란을 꺾고 우승한 저그로 이름을 등록하지 못했다. EVER 스타리그 2005에서 승승장구한 박성준은 올림푸스 스타리그 우승자인 서지훈을 제압하며 결승에 올랐다. 당시 '테란의 신성'으로 떠오른 이병민을 결승에서 만난 박성준은 아슬아슬한 승부를 연출하면서 3대2로 승리, 스타리그 사상 처음으로 저그가 테란을 꺾고 우승한 사례를 만들었다. 박성준은 저그 사상 최초로 스타리그 2회 우승을 달성하며 저그의 신기원을 달성했다.



◇박성준은 2005년 EVER 스타리그 우승과 프로리그 최다승 선수라는 두 개의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2005년 프로리그 최고의 선수
개인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난 박성준은 프로리그와는 뒤늦게 인연을 맺었다. 소속팀인 POS(현 MBC게임)이 2003년에 진행된 KTF 에버 프로리그와 네오위즈 피망 프로리그에서 예선 탈락하면서 출전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당시 10개의 프로게임단 가운데 8개팀을 예선을 통해 추린 뒤 리그를 진행할 때여서 박성준은 2004년이나 되어야 프로리그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성준은 스카이 프로리그 2005를 통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박지호와 함께 POS의 투톱을 형성한 박성준은 하루에 세 경기에 출전하는 등-당시에는 종족 의무 출전제도 중복 출전 금지 조항도 없었고 개인전에 출전한 선수가 팀플레이에도 참가할 수 있었다-팀의 주축으로 입지를 굳혔다.
전기리그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후기리그 들어 박성준은 매미가 허물을 벗은 듯한 플레이를 펼쳤다. 개인전과 팀플레이를 모두 소화하면서 후기리그 다승 1위를 기록했다. 개인전은 6승7패에 머물렀지만 팀플레이에서는 14승7패를 기록하면서 변형태와 함께 다승 1위에 올랐다. 2005 시즌 통산 성적에서도 박성준은 27승22패를 기록, 이윤열과 함께 다승 공동 1위를 기록했다.


◇MBC게임 히어로가 2006년 프로리그에서 통합 우승을 차지할 때 박성준은 중견 선수로 선봉에 섰다. 전후기 포스트 시즌 통합 4승2패를 기록한 박성준은 MVP의 영광도 얻었다.

◆썩어도 준치
2006년 MBC게임이라는 후원사와 손을 잡은 뒤 박성준은 모든 면에서 한풀 꺾인 듯했다. 개인리그에는 꾸준히 모습을 드러냈지만 2회 우승을 달성한 이후 결승에는 한 번 밖에 오르지 못했다. 결승전에서도 평생의 숙적인 SK텔레콤 최연성에게 0대3으로 완패하면서 '투신'이라는 별명이 무색해졌다.

프로리그에서는 후배들에게 기회를 내줘야 했다. MBC게임 하태기 감독이 유소년 육성 프로그램을 가동시킨 결과 염보성과 이재호, 김택용 등 새로운 선수를 발굴했고 빠른 속도로 이들이 성장하면서 박성준의 출전 횟수는 눈에 띄게 줄어 들었다.

2006시즌 전기리그에서는 개인전 3전 전승, 팀플레이 3승1패로 빼어난 성적을 냈던 박성준은 후기리그에서는 개인전 1승2패, 팀플레이 1승3패로 승보다 패가 많은 선수로 전락했다.

그렇지만 포스트 시즌에서 박성준의 경험은 MBC게임에 큰 도움이 됐다. 2006년 전기리그 KTF 매직엔스(현 KT 롤스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강민을 꺾었고 플레이오프에서는 CJ 변형태를 잡아냈다. 결승전에서 SK텔레콤 고인규에게 패하기는 했지만 박성준의 포스트 시즌 활약은 큰 무대 경험이 부족했던 MBC게임이 결승까지 올라가는데 큰 보탬이 됐다.

후기리그와 그랜드 파이널에서도 박성준은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한빛(현 웅진) 윤용태에게 준플레이오프에서 패했지만 결승전에서는 CJ 서지훈을 꺾었고 그랜드 파이널에서는 평생의 숙적 최연성을 제압하면서 MBC게임이 2006시즌 최종 우승을 차지하는데 힘을 보탰다.



◇2007년 MBC게임과의 재계약에 실패한 뒤 웨이버 공시를 통해 SK텔레콤으로 이적한 박성준은 1년 뒤 STX로 유니폼을 갈아 입는다. 2007년 SK텔레콤 입단 당시의 기자 회견(위)과 STX로 이적한 뒤의 모습(아래).

◆저니맨 신세
박성준에게 2006시즌 MBC게임의 통합 우승은 오히려 선수 생활을 역경의 회오리 속으로 몰아간 셈이 됐다. 팀이 우승하는데 선배로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는 박성준과 정규 시즌 성적을 보면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회사의 견해가 서로 달랐기 때문. 박성준은 연봉 인상을 요구했지만 MBC게임은 반대 의견을 내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박성준은 MBC게임으로부터 웨이버 공시되면서 다른 팀을 알아봐야 했고 SK텔레콤이 구제에 나서면서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박성준이 SK텔레콤에 입단하면서 가뜩이나 전력이 강했던 SK텔레콤은 불에 기름을 부은 것처럼 활활 타오를 것이라 예상됐다. 실제로 박성준은 MSL에서 8강에 올라가면서 이적 효과를 낼 것처럼 보였다.

그렇지만 박성준은 T1 유니폼을 입은 뒤 출전 기회를 얻지도 못했고 승보다 패하는 경우가 더 많아지면서 점차 입지가 좁아졌다. 또 입단 이후 SK텔레콤이 3회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하면서 팀 분위기가 악화됐고 박성준의 보호막 역할을 하던 코칭 스태프가 전원 교체되면서 존재감이 축소됐다.

그 결과 박성준은 STX 소울로 이적했고 우승자 출신 저니맨(여행자)으로 전락했다. 저니맨이란 여러 팀을 전전하면서 유니폼을 자주 갈아 입는 선수를 뜻한다.



◇STX로 이적하자마자 EVER 스타리그 2008에서 우승한 박성준의 모습.

◆저 선수를 왜 버렸어
STX에 새로운 둥지를 튼 박성준은 어느덧 최고참이 되어 있었다. STX의 간판스타인 진영수나 플레잉 코치인 박종수보다 두 살이나 나이가 많은 박성준은 후배들 보기가 민망했다고. 한 때 최고의 저그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후배들에게 모두 자리를 빼앗긴 뒤 '퇴물'이라는 느낌까지 받았다고 털어놨다.

박성준은 권토중래의 기회를 노렸다. 그러던 차에 EVER 스타리그 2008이 개막했고 박성준은 박성균과 김동건을 연파하면서 16강에 합류했다. 박성준까지 4명의 저그로 한 조가 꾸려지면서 박성준은 2승1패로 8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8강에서 만난 상대는 프로토스 안기효. 스타리그에서 치러진 3전2선승제에서 한 번도 박성준을 이겨본 적이 없던 안기효를 2대0으로 가볍게 꺾으며 4강에 오른 박성준은 손찬웅을 3대1로 제치고 결승전에 올랐다.

결승 상대는 전 소속팀이었던 SK텔레콤의 프로토스 도재욱. 박성준은 5드론 저글링 러시, 9드론 타이밍 러시, 히드라리스크 러시 등 다양한 전술을 선보이면서 도재욱을 3대0으로 완파하고 저그 사상 처음으로 골든 마우스를 손에 넣었다. 이윤열에 이어 두 번째 골든 마우스의 주인이 되기도 했다.

결승전이 끝난 뒤 SK텔레콤의 고위 관계자는 "저렇게 잘하는 선수를 왜 다른 팀에 내줬냐"면서 땅을 쳤다는 후문도 있을 정도로 박성준의 부활은 화려했다.

박성준의 스타리그 우승과 관련해 김은동 감독의 예언이 통했다는 이야기도 전해 온다. 김은동 감독은 박성준이 스타리그 16강을 통과하자 마자 "프로토스는 박성준을 막을 수가 없기 때문에 우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언했고 그대로 통했다.

EVER 스타리그 2008 우승 이후 박성준은 개인리그와 프로리그에서 부진에 빠졌다. 팬들이 꼽은 은퇴 선수로 뽑히기도 할 만큼 존재감이 희박한 상황이다. 그렇지만 투신의 경기를 그리워하는 팬들 또한 은퇴자로 뽑은 팬들의 숫자보다 많다.

저글링의 재발견을 통해 공격적인 저그의 전술을 완성시켰고 프로토스에게 1년에 한두 번 질까말까한 성적을 냈던 '투신'이 2008년처럼 살아나길 기대해 본다.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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