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롤스터 이지훈 감독은 이영호의 MSL 결승전이 끝난 뒤 MBC게임 스태프들과 기자들이 모인 자리를 찾았다. 우승 인사를 위해 순회 공연을 하더니 이 감독은 기자가 소감을 묻자 의미심장한 표현을 했다.
이 감독의 한 마디에는 수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4라운드 중후반, 이영호가 스타리그와 MSL에서 8강에 동반 진출한 시점부터 이 감독은 활용법을 고민했다. 이영호가 양대 개인리그 동시 우승이라는 목표를 갖고 있었고, 이를 위해 팀이 배려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그렇지만 프로리그에서는 2위 STX가 맹렬한 기세로 추격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영호의 목표도 달성하도록 기회를 주면서도 팀의 성적까지도 살리기 위한 고민을 해야 했다.
22일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2대0으로 앞서다가 2대3으로 패했을 때에도 이 감독은 이영호와 비슷한 수위의 좌절감을 느꼈다. 다 이겼다고 생각한 순간 역전의 드라마-이영호에게는 악몽의 드라마겠지만-가 쓰여졌고 시청자였던 이 감독도 평생 잊지 못할 드라마가 됐다.
뼈아픈 패배 이후 1주일 동안 이영호와 이지훈 감독은 MSL 우승을 위해 혼연일체가 됐다. 코칭 스태프 전원이 달려들어 이영호의 결승전 경기를 준비했고 우승을 자신했다. 그리고 3대0으로 이제동을 꺾으면서 MSL 무대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이 감독은 개인리그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둔 이영호가 프로리그에 합류하기만을 학수고대했다. 지난 10월부터 7개월 여 동안 리그를 소화하며 막바지에 달한 프로리그에서 현재 KT는 33승11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앞으로 7승만 추가하면 자력으로 우승이 가능하다.
이영호를 마음껏 쓸 수 있다는 이 감독의 말은 정규 시즌 1위를 확정할 때까지만 유효하다. 개인리그 시드를 배정받은 이영호는 앞으로 한 달 가량 개인리그 일정이 없다. 프로리그에만 주력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기간 동안 많은 승수를 쌓는다면 KT가 정규 시즌 1위를 확정지은 뒤, 이영호는 또 다시 개인리그에 매진할 수 있다. 3회 연속 양대 개인리그 우승에 도전할 시간을 벌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감독은 "개인리그를 마친 이영호가 홀가분한 마음으로 프로리그에 전념한 뒤 개인리그 개막 시즌이 되면 또 다시 병행하면서 가중치를 개인리그에 둘 수 있도록 배려하겠다"고 말했다.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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