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에 TV를 켠 시청자가 있다면 삼성전자 차명환의 병력 조합을 보고 테란을 상대하는 줄 알았을 것이다. 다수 럴커와 히드라, 뮤탈리스크가 진군을 하는 모습은 테란전에서 볼 법한 유닛 조합이기 때문이다.
차명환은 12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펼쳐진 신한은행 프로리그 09-10시즌 5라운드 3주차 웅진전에서 팀이 위기에 몰린 4, 5세트에 출전해 김민철과 김명운을 연달아 제압했다. 차명환은 4세트에서 퀸과 디바울러, 가디언 조합으로 맞서는 김민철에게 럴커, 히드라, 뮤탈리스크라는 희귀한 조합으로 승리했다. 한동안 저그전 트라우마에 빠졌던 차명환이 발상의 전환으로 부진을 털어낸 것이다. 차명환은 4세트에 이어 에이스 결정전에서도 김명운을 상대로도 승리하며 저그전 불안감을 완전히 떨쳐내는 데 성공했음을 알렸다.
차명환은 지난 하나대투증권 MSL 8강에서 김윤환에게 패한 뒤 저그전 슬럼프에 빠졌다. 원래 개인리그 다전제에서 패한 종족에게 트라우마가 생기는 것이 프로게이머들의 패턴이라고 한다. SK텔레콤 정명훈이 화승 이제동에게 다전제에서 매번 패하며 저그전 트라우마에 빠졌고 웅진 김명운이 다전제어서 저그에게 연달아 패하며 저그전 슬럼프에 빠진 것이 가장 좋은 예일 것이다.
차명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개인리그 8강에 진출한 차명환은 엄청난 연습을 통해 첫 4강을 노렸다. 하지만 김윤환에게 2대3으로 아깝게 패한 뒤 좌절할 수 밖에 없었고 곧바로 공식전 7연패라는 부진으로 이어졌다. 차명환은 "저그전이라면 도망가고 싶을 정도로 저그를 상대하는 것이 싫었다"고 고백할만큼 힘들어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차명환이 12일 경기에서 저그전 트라우마를 모두 털어냈다. 4, 5세트에 연달아 출전해 김민철과 김명운을 연달아 잡아낸 것이다. 차명환은 상대가 퀸의 인스네어와 디바우러, 가디언을 생산하자 발상의 전환을 통해 히드라와 럴커를 생산했다. 차명환은 경기 초반 제 컨디션이 아닌 것 같은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 경기를 하면서 스스로 무언가를 깨우친 느낌이었다. 상대의 마법 유닛을 아무것도 아니게 만드는 럴커와 히드라 조합은 차명환이 저그전에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음을 증명한 것이다.
차명환은 "사실 저그전 연습은 하기 싫을 정도로 저그전 트라우마가 있었는데 김민철과 경기가 많은 도움이 됐다. 앞으로 저그를 상대할 때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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