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 김양중 감독과 화승 조정웅 감독은 인연이 깊다. 스타크래프트 리그가 초창기였던 2000년부터 2002년까지 두 감독은 한 팀에 소속돼 있었다. 임요환과 홍진호, 이윤열 등을 보유하고 있던 IS 프로게임단에서 김 감독은 임요환을 맡고 있었고 조 감독은 신예를 육성하는 역할을 맡았다.
김양중 감독은 2007년 위메이드가 팬택 EX 프로게임단을 인수하면서 감독직을 맡으며 복귀했고 한 번도 포스트 시즌에 올라가지 못하면서 조 감독의 그늘에 가려진 듯했다.
사실 두 사람은 1977년생 동갑내기다. 스타크래프트 리그 초창기 때부터 고생을 함께 나눠 온 사이이기 때문에 사적인 자리에서도 술 한 잔씩 나누면서 많은 대화를 나눈다. 화승과 위메이드가 서초구 방배동에서 연습실과 숙소를 운영할 때 선수들을 교환해가며 서로의 숙소에서 트레이닝을 시키면서 '형제 게임단'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08-09 시즌 위메이드는 화승이 좋은 성적을 내는 발판이 됐다. 5번의 맞대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고 함께 연습한 보람을 화승이 다 챙겨간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감독으로서는 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1년 뒤 09-10 시즌 위메이드 김양중 감독의 복수전이 시작됐다. 1라운드에서 화승을 3대1로 꺾으면서 08-09 시즌 전패에 대한 한을 조금은 푼 김 감독은 시즌 막판 화승이 포스트 시즌에 오르기 위해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에서 가혹한 복수를 시도했다. 프로토스 자원이 부족한 화승을 테란으로 완파한 것.
김 감독은 16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e스포츠 상설 경기장에서 열린 신한은행 프로리그 09-10 시즌 5라운드 화승과의 경기에서 네 명의 테란을 앞세워 3대1로 승리했다.
이제동을 만난 전태양을 제외하고 전상욱, 이윤열, 박성균의 화승 선수들을 연파한 것. 이 가운데 전태양을 제외한 세 명의 테란은 한 물 간 선수로 취급받은 적이 있기에 더욱 승리에 의미가 크다.
김 감독은 "조정웅 감독과 친분이 있지만 승부의 세계인 만큼 양보는 없다"며 "최근 테란 선수들의 기량이 좋았기에 네 명의 테란으로 승부를 걸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의 이러한 테란 중심의 경기 운영은 화승 전에만 사용된 것은 아니다. 4라운드 초반 엔트리 예고제가 폐기되고 종족의무출전제 또한 사라지면서 선두를 유지하던 KT와의 경기에서도 사용해 대박을 낸 적이 있다.
김 감독은 "네 명의 테란을 내고도 이길 수 있다는 사실은 위메이드의 선수층이 탄탄하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며 "4위까지 뛰어 오른 만큼 포스트 시즌에 반드시 나가 광안리 결승전까지도 올라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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