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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승 이제동 "다시는 이런 경기 보여주지 않겠다"

화승 이제동 "다시는 이런 경기 보여주지 않겠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7일 대한항공 스타리그 2010 36강 L조 1차전 경기가 끝난 뒤 ‘폭군’ 이제동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진 사람처럼 얼굴 표정을 찡그리고 있었다. 본인의 경기력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이제동은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도 계속 표정이 어두웠다.
“팬들에게 다시는 이런 경기를 보여주면 안될 것 같아요. 중간에 계속 컨트롤 실수가 있어서 경기를 빨리 끝내지 못했어요. 더군다나 상대가 준비를 정말 잘해왔기 때문에 당황한 나머지 제 플레이를 펼치지도 못했죠. 스스로 이런 경기를 했다는 것 조차도 믿기지가 않네요. 숙소로 돌아가 VOD를 보면서 더 연구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보는 사람은 이제동의 실수를 크게 느낄 수는 없었겠지만 스스로는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리라. 이제동은 특히 자신의 스타일이 노출된 것 같다며 아쉬워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1세트 경기를 진행하면서 자신이 무엇을 할지 상대가 모두 알고 있다는 듯 플레이해 당황했다고. 마치 부처님 손바닥 안에서 노는 기분이었다고 밝혔다.

“뮤탈리스크로 전환해 최호선 선수의 앞마당으로 공격을 갔는데 마치 제가 뮤탈리스크를 생산할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 발키리가 있더라고요. 발키리를 보는 순간 아찔한 생각이 들었어요. 경기를 하도 많이 하다 보니 테란전 스타일이 읽혔던 것 같습니다. 1세트를 마친 뒤 지금보다 더 다양한 플레이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제동은 2세트에서 오랜만에 뮤탈리스크 컨트롤만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예전에 방송 경기에서 두 부대 컨트롤을 선보이면서 ‘신이 내린 컨트롤’이라는 찬사도 받았던 이제동은 신예에게 뮤탈리스크 올인 전략을 사용하면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사실 뮤탈리스크 컨트롤이 잘 되지 않았어요. 실수가 너무나 많아 이 경기를 팬들이 보고 있다는 사실이 부끄러울 정도였어요. 마지막에는 자포자기로 공격을 했는데 상대가 신예이다 보니 당황했던 것 같아요. 침착하게 잘 막았다면 아마 2세트 패자는 제가 됐을 겁니다. 예전처럼 완벽한 뮤탈리스크 컨트롤을 보여주지 못한 점이 정말 아쉬워요.”

전날 신한은행 프로리그에서 SK텔레콤전에 출전해 하루 2패를 기록하며 팀의 포스트시즌 탈락을 자신의 손으로 결정지은 이제동. 그래서인지 팬들은 하루도 채 되지 않아 경기에 나서는 이제동을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충격으로 인해 이제동은 오늘 경기력이 좋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동은 절대 그렇지 않다며 손사래를 쳤다.

“어제 패배는 어제 모두 잊었어요. 사실 패한 충격이 가실 때까지 기다리려면 평생을 가도 지워지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빨리 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터득했죠. 이미 오늘 경기를 준비하며 충격은 날려버렸습니다.”

팬들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전한 이제동. 프로토스전은 원래 자신 있었으니 9일 펼쳐질 진영화 전에서도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팬들에게 지속적인 응원을 부탁했다.

“얼마 전 (구)성훈이 인터뷰를 보니 스타리그 연습을 하려면 제가 꼭 올라가야 한다고 하더라고요(웃음). 만약 제가 16강에 진출한다면 스타리그에서 같은 팀 동료와 얼마 만에 스타리그 조지명식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성훈이와 재미있는 조지명식을 할 수 있도록 반드시 16강에 진출할 테니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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