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 엔투스 유성철이 복잡한 상황을 한 번에 정리했다. 생각대로T 스페셜포스 프로리그 시즌2에서 4강 구도는 확정됐지만 상위 네 팀의 순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마지막 주차의 결과에 따라 1위를 달리던 SK텔레콤이 3위로 내려갈 수도 있고 2위인 KT가 4위가 될 수도 있다. 반대로 3위 STX와 4위 하이트도 2위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유성철과 하이트 엔투스 선수들도 지난 주까지는 경우의 수에 대해 고민하면서 갑론을박을 결정지었지만 맏형인 유성철이 모든 것을 정리했다. "우리에게 주어진 경기와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라고.
Q 이번 시즌 몇 위까지 올라갈 것 같은가.
A 1등은 하지 못하고 최대 2등까지는 달성할 수 있다. 그렇지만 경우의 수에 대해서는 머리 속에서 일단 지웠다. 어차피 포스트 시즌에 올라가는 것은 확정됐고 최종 목표인 우승을 달성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매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Q 오늘 경기는 다소 쉽게 풀어갔다.
A 1세트는 퍼펙트로 이기면서 잘 풀었지만 2세트 '위성'에서 너무나 쉽게 가려고 했던 것 같다. 전반전에 네 개의 라운드를 내주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 포스트 시즌에 대비해서 전략을 숨기려고 했던 것이 그 이유였던 것 같다.
Q 포스트 시즌용 전략은 쓰지 않았나.
A 상대 팀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전략이 다르다. 맵은 같더라도 상대의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맞춤 전략을 슬슬 준비하고 있다.
Q 1세트에서 엄청난 킬수를 기록했다. 전반전에만 13킬을 달성했는데.
A 동료들이 나 대신 앞에서 시선을 잘 끌어줘서 뒤를 잘 잡았다.
Q 2라운드 들어 1, 2위 팀도 잡고 최근 성적이 좋다.
A 이번 시즌에 새로 들어온 선수들이 있지만 호흡은 매우 좋았다. 그렇지만 경기장에만 오면 뭔가 하나가 빠져 있는 듯했다. 팀워크는 항상 좋았는데 결정적인 무언가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지난 10주차 경기에서 SK텔레콤을 제압하고 11주차에서 KT, 12주차에서 MBC게임을 연파하면서 부족한 부분이 채워진 것 같다. 모두가 머리 속에서만 생각하던 퍼즐 조각이 경기장에서 맞춰지면서 5연승을 달성하는 계기가 됐다. 아직 위에 랭크된 세 팀보다는 부족하지만 점점 세지고 있다.
Q 조경훈이라는 스나이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Q 팀에서 유성철의 역할은 무엇인가.
A 맏형이자 어머니인 것 같다. 전략 부분에서는 정준환이 아이디어를 내고 다섯명이 의견을 보태서 정한다. 나의 역할을 그 안에서 생활 측면을 담당하는 맏형, 리더, 엄마 같은 역할이다. 잔소리가 많아 동료들이 싫어한다(웃음).
Q 포스트 시즌에 올라간다면 2위나 3위가 낫지 않겠나.
A 지난 주에 선수들끼리 머리를 맞대고 경우의 수를 따졌는데 그게 다 쓸데 없더라. 우리가 가장 좋은 시나리오를 짜더라도 다른 팀이 우리를 위해 그렇게 해줄 상황도 아니다. 그들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우리가 요행을 바라면 안된다는 생각에서 머리 속에서 다 지워 버렸다. 정규 시즌 순위는 상관 없이 우리가 할 것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주어진 경기에서 모두 이기면 우승 아닌가. 그러면서도 혼자 있을 때는 가끔 경우의 수를 따진다. 그래서 더 머리 속이 복잡하다.
Q 하고 싶은 말은.
A 5연승하게 된 계기는 잘 생각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지든 이기든, 경기력이 어떻든 감독님과 코치님이 매번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연패 때에도 그 말씀들이 도움이 많이 됐다. 항상 감사드린다. 감독님이 경기장 오실 때마다 우리 팀이 졌는데 다음에는 꼭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