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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화승과 MBC게임에 대한 유감

지난 4일 한국e스포츠협회에서는 11-12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이 열렸다. SK텔레콤 T1, KT 롤스터, CJ 엔투스, 삼성전자 칸, STX 소울, 웅진 스타즈 등 6개 기업팀이 모여 해체된 3개 팀의 선수들을 놓고 영입을 위해 경쟁하는 작업이 펼쳐졌다.

대상은 위메이드 폭스와 화승 오즈, MBC게임 히어로에서 뛰던 선수들. 49명의 선수들 가운데 제8 게임단에 합류하기로 결정된 보호 선수 6명과 은퇴를 결정한 11명을 제외한 32명으로 포스팅 작업이 진행됐고 이 가운데 8명의 선수들이 각 팀으로 들어가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10-11 시즌에 들어가기 전에도 이스트로가 게임단 운영을 포기하면서 소속 선수들이 포스팅 작업을 거쳐 여러 팀으로 영입됐던 것과 같은 경우다. 남아 있는 기업팀은 포스팅에 돈을 쓰기 위해 11-12 시즌을 대폭 늘리는 무리수까지 써가면서 해체 팀의 선수들을 끌어 안으려 애썼고 아쉽게도 8명밖에 구제하지 못했다. 정확하게 제8 게임단의 보호 선수인 6명과 영입된 3명까지 포함하면 49명 가운데 17명이 구제받았다.

일단 11-12 시즌 스타트를 끊기 위한 발판은 마련됐다. 협회가 제8 게임단을 위탁 운영하기로 결정하면서 8개 게임단 체제를 구축했다. 남은 과제는 리그 시스템을 확정하고 대회 스케줄을 조율하는 것 뿐이다.

리그가 돌아가는 것에 만족하고 있기에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화승과 MBC게임에 대한 유감이 남았다고 해야할 것이다.

화승과 MBC게임은 공식적으로 게임단을 해체하겠다는 발표를 하지 않았다. 과거에도 하지 않았고 여전히 하지 않았다. 위메이드가 지난 8월 프로리그 결승전이 끝난 다음날 보도자료를 통해 게임단 해체를 공식 발표한 것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조용히 숙소를 해체했고 선수들은 뿔뿔이 흩어졌으며 기업은 손을 뗐을 뿐이다. 화승과 MBC게임이 손을 놓아 버리자 협회를 비롯한 다른 게임단들이 짐을 고스란히 떠안았고 미아가 될 뻔한 선수들을 구하기 위해 가뜩이나 적은 게임단 예산을 더 받아내기 위해 회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방팔방으로 뛰어 다녀야 했다.

화승이나 MBC게임이 협회나 이사사들에게는 양해를 구했을 것이다. 이러저러한 사정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을 것이고 이사사들도 알아들었기에 선수들을 구제하기 위해 나섰을 것이다.

그건 그렇다고 쳐도 화승과 MBC게임은 팬들에게는 해체와 관련해 공식적인 언급을 한 적이 없다. 화승은 게임단 해체를 결정하고 난 뒤 발 빠르게 숙소 계약을 해지했고 선수들을 집으로 돌려 보냈다. 공식 홈페이지를 폐쇄한 것이 게임단을 해체했다는 유일한 공식 입장이다.

MBC게임의 행보는 더욱 모호하다. 모회사인 MBC 플러스 미디어가 음악 채널 전환을 꾀하고 있다는 소문이 구체화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공식 발표는 하지 않았다. 게임단 소속 선수들이 다른 팀에 간 지금이라면 음악 채널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혀도 전혀 문제가 없다.

화승과 MBC게임은 e스포츠계를 통해 많은 것을 얻어갔다. 화승은 2006년 창단 이후 오영종, 이제동, 박지수 등 걸출한 스타들을 만들어냈고 2007 시즌 프로리그 통합 챔피언까지 지냈다. 이후에도 각종 대회에서 상위 입상하면서 엄청난 홍보 효과를 누렸다.

MBC게임은 케이블 게임방송 채널의 양대 산맥으로 자리를 잡았고 2006년 게임단을 만들어 첫 해에 통합 챔피언전에서 강호 SK텔레콤 T1을 제압하며 우승했다. 이후 포스트 시즌에도 자주 올라가면서 게임 채널은 채널대로, 게임단은 게임단대로 강자의 위치에 올랐다.

이랬던 화승과 MBC게임이 게임단을 해체한 것도 팬들에게는 충격이지만 뒷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충격이다. 홍보 효과가 떨어지고, 내외적으로 시끄러운 일이 많은 게임단 따위는 접으면 그만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e스포츠, 아니 프로스포츠를 하는 협단체들은 항상 같은 이야기를 한다. 팀을 꾸려봤자 실질적인 구매로 이어지지 않고 광고 유입률이 떨어지니 매년 적자를 면할 수 없다며 우는 소리 일색이다.

화승과 MBC게임도 그랬을 것이다. 계속하자니 매년 적자를 볼 것이고 딱히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 때 마침 위메이드가 게임단을 해체한다고 하니 이 때 눈 딱 감고 조용히 묻어가면 끝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e스포츠를, 화승 오즈와 MBC게임 히어로를 사랑했던, 응원했던 팬들은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화승과 MBC게임 두 기업은 중도에 포기하고 달아난 기업이라고.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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