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택용-도재욱-정윤종 육성하며 SK텔레콤 3년만의 우승에 기여
SK텔레콤 T1이 우승하는 과정에서 없어서는 안될 카드는 바로 코칭 스태프다.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임단 가운데 가장 먼저 종족별 코치제를 시도한 SK텔레콤은 이번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시즌1을 치르면서 종족별 코치제도가 깨질 뻔한 위기를 맞았다. 테란 전담 최연성 코치가 군에 입대했고 프로토스 담당이었던 권오혁 코치까지도 입대해야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권오혁 코치는 군에 두 번이나 다녀왔다. 병역을 마쳤다는 의미가 아니라 입소 대대에서 두 번 '퇴짜'를 맞으면서 팀으로 복귀했다. 심각한 불면증을 갖고 있던 권 코치는 군에 입대하면서 환경이 바뀌자 불면증이 심해졌고 재검 판정을 받았다.
권 코치는 코치 자원이 부족해진 SK텔레콤으로부터 군에 가기 전까지 코치로 뛰어 달라는 제안을 받았고 받아들였다. 그 덕분에 김택용, 도재욱, 정윤종 등 프로토스 선수들은 전담 코치의 지도 아래 정규 시즌은 물론 결승전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권 코치는 비단 프로토스 전담 코치로서의 자리 뿐만 아니라 SK텔레콤에 가장 오래 몸을 담았던 인물이기에 존재감이 남다르다. 2005년 연습생으로 입단한 이후 임요환, 최연성, 박태민, 박용욱 등의 연습 상대로 보이지 않는 활약을 했고 팀플레이 전담 선수로 뛰기도 했다. 선수로 이름을 날리지는 않았지만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하며 선수들 사이에서 추앙받는 고참이었다. 권오혁이 주장으로 활동한 08-09 시즌에는 팀이 3년만에 광안리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KT와의 결승전을 앞둔 상황에서 휴일을 맞은 권 코치는 SK텔레콤의 프로토스 전담 코치를 역임했던 박용욱을 만나 꾸지람을 들었다. KT를 제압할 조언을 듣기 위한 술자리에서 "우승도 해보지 못한 SK텔레콤의 코치"라는 농담을 들었다고. 농담이긴 했지만 마음이 아팠던 권 코치는 후배들의 경기력 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했고 김택용이 2승, 정윤종이 1승을 따내면서 우승의 견인차 역할을 해내도록 발판을 만들었다.
권오혁 코치는 "이제 박용욱 선배를 만나도 떳떳하게 '우승팀 코치였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시즌 두 번이나 군에 다녀오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우승을 차지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라고 말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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