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문 프로게임단 KT 롤스터가 10일 정식으로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팀 창단을 발표했다. 스타테일 소속으로 지난 아주부 LOL 더 챔피언스 스프링에 출전한 바 있는 '비타민' 이형준과 팀 헌터스 출신 '멀록' 원준호, 나진 실드에서 이적한 국내 최초 펜타킬 기록 보유자 '히로' 이우석, 아마추어 고수 '나이트오브제로' 윤경섭과 '초월' 손창훈으로 구성된 KT LOL A팀은 윈터 리그를 앞두고 전의를 불태웠다.
팀이 결성된지 한달 반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KT LOL A팀 선수들은 가족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호흡을 맞추는데 여념이 없었다.
A 이우석(히로)=나진 실드에서 원거리 딜러로 활동했던 '히로' 이우석이다. 원 소속팀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꾸준히 보이다가 나진 대표님, 박정석 감독님과 면담 끝에 KT로 이적하게 됐다.
A 손창훈(초월)=팀에서 서포터를 맡게 된 21살 손창훈이다. 혼자 LOL을 즐기면서 문득 팀을 구해 호흡을 맞추면서 전문적으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프로를 지향하던 IFD라는 팀에 들어갔고 NLB 4강까지 오른 적이 있다. 지난 아주부 LOL 섬머 리그 예선에서 탈락한 뒤 팀이 해체됐고 혼자 향후 진로를 고민하던 중 KT에서 제의가 와서 테스트를 보고 합격해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됐다.
A 원준호(멀록)=KT LOL A팀의 정글러, 21살 원준호다. LOL을 작년 10월부터 시작했는데 두 달만에 레이팅 2000점을 돌파한 뒤 본격적으로 프로를 해볼까 하는 생각을 가졌다. 아주부 LOL 스프링 리그 16강에 출전한 이력이 있다. 이후 섬머에 출전할 팀을 찾다가 나진에 입단했지만 불미스러운 사건 때문에 책임을 지고 팀을 나왔다. 혼자 연습을 하고 있다가 KT에서 연락이 왔고 현재 A팀을 구성하는 선수들을 내가 뽑게 됐다.
A 이형준(비타민)=스타테일에서 나온 뒤 공부를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갈 길이 아닌 것 같았다(웃음). 스타테일에 있을 당시 16강이 최고 성적이었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이 컸다. LOL은 내가 진정 좋아하는 일이었고 제대로 한 번 더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A 윤경섭(나이트오브제로)=포크테일 소속으로 국내 리그 예선전을 치른 적이 있다. KT에서 연락을 받고 한 번 테스트를 봤는데 떨어졌었다(웃음). 그래서 다시 아이디를 처음부터 키는 도중에 한 번 더 제의가 왔고 테스트에 합격하면서 KT LOL A팀에 입단하게 됐다.
Q 팀 분위기가 상당히 좋은 것 같다.
A 원준호(멀록)=게임을 안할 때는 마치 가족처럼 분위기가 좋다(웃음).
A 이형준(비타민)=원래 팀에서 내가 가장 형이었다. 팀에서 맏형이라는 부담감이 있었는데 (이)우석이가 오고 나서 책임감을 나눠 갖게 된 것 같아 한결 마음이 편하다. 팀 분위기는 항상 좋다. 하지만 연습 경기에서 지고 나면 180도 반전된다(웃음).
Q 팀의 리더와 오더는 누구인가.
A 이형준(비타민)=KT LOL A팀의 리더는 내가 맡고 있다. 오더는 (원)준호가 맡고 나머지 4명이 거드는 식으로 하고 있다.
A 원준호(멀록)=개개인의 실력이 뛰어나고 현재 호흡까지 잘 맞기 때문에 후회는 전혀 없다. 마음에 든다.
Q KT LOL A팀의 스타일은 어떤가.
A 원준호(멀록)=우리는 IG 같은 팀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초반에 굉장히 이득을 많이 보지만 다시 뱉어낸다(웃음). 예의를 아는 팀이다.
Q 이우석의 경우 오랜 시간 나진에서 생활하다가 KT로 옮겼는데.
A 이우석(히로)=나진 선수들을 처음 오프라인으로 만났을 때 굉장히 어색했다. KT에 처음 왔을 때도 그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사실 팀을 옮기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왔다.
Q 사실 이우석의 경우 팬들의 많은 질타를 받았는데, 왜 그랬다고 생각하나.
A 이우석(히로)=내가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을 팬들이 느끼지 않았나 싶다. 준비를 충실히 하지 않았던 것들이 게임에서 나타났다. 팬들의 질타를 받으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앞으로는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날 생각이다.
A 이우석(초월)=둘 다 뛰어난 서포터이지만 (손)창훈이는 (채)우철이 형과 다른 점이 있다. 라인전에서 전투 타이밍을 잡는 부분에서 차이가 난다. 창훈이는 좀 더 공격적으로 하는 편인데 그런 점에서 내 성향과 맞아 떨어진다. 또 창훈이가 나보다 어리기 때문에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웃음).
Q 손창훈은 이우석과 호흡을 맞춰보니 어떤가.
A 손창훈(초월)=솔직히 (이)우석이 형이 나진 실드에 있을 때 팬들에게 많이 욕을 먹지 않았나(웃음). 나는 왜 우석이 형이 팬들에게 질타를 받는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항상 잘한다고 느꼈고 함께 호흡을 맞춰보니 역시 잘하더라. 공격적인 성향도 나와 잘 맞아서 편하게 게임에 임할 수 있다. 또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라인전이 말렸을 경우 풀어나가는 방법 등 배울 점도 많아서 좋다. 조금만 더 열심히 연습하면 우리나라 최고의 하단 듀오로 거듭날 수 있을 것 같다.
Q 손창훈의 주력 챔피언은.
A 손창훈(초월)=NLB에서 많이 선보였던 잔나와 소나, 레오나를 주력 챔피언으로 삼고 있다. 잔나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챔피언이지만 최근 추세에는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아서 거의 쓰지 못하고 있다.
Q 윤경섭은 어떤 챔피언을 가장 잘 플레이하나.
A 윤경섭(나이트오브제로)=오리아나다. 오리아나는 유령을 빼먹기도 수월하고 라인 푸시력이 좋은데다가 다른 라인에 지원도 빠르게 갈 수 있다. 군중제어기와 실드 등 스킬만 봐도 팀 파이트에서 굉장한 도움이 되는 유틸리티성이 뛰어난 챔피언이다. 한마디로 OP 챔피언이다(웃음).
A 원준호(멀록)=다른 팀과 연습 게임을 하면 항상 오리아나가 선택 금지를 당한다. 그 정도다. 특히 CJ 엔투스의 '다데' 배어진이 최근 오리아나를 연습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윤)경섭이에게 처참하게 라인전을 진 뒤로 오리아나를 잡았다.
Q 그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AP 딜러인지 몰랐다. 하지만 국내에는 내로라하는 AP 딜러들이 많은데.
A 윤경섭(나이트오브제로)=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KT LOL B팀에 현재 국내 서버 랭킹 1위인 (류)상욱이 형이 있기 때문에 많이 배우면서 최고의 AP 딜러로 거듭나고 싶다.
Q 이형준은 과거 스타테일 당시 챔피언 선택 폭이 좁았다.
A 이형준(비타민)=사실 그 때만 생각하면 아쉽다. 내가 챔피언 선택 폭이 넓었다면 여러가지 그림을 그릴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미리 연습을 많이 해뒀다면 좀 더 좋은 결과를 얻었을 것이다. 그 뒤로 많은 노력을 했다. 신챔피언도 많은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Q 신챔피언이라하면 카직스를 말하는 것인가.
A 이형준(비타민)=맞다. 아직 많은 연습을 하진 않았지만 한 번 킬을 따내면 계속해서 상대를 압박하는 챔피언이다. 렝가와 비슷하다. 생존기도 있고 라인습격 호응도 좋은데다가 은신까지 있다. 하지만 팀 파이트에서 역할을 하려면 상대 원거리 딜러를 잘 물어야 한다. 양날의 검 같은 챔피언이다.
Q 이제 KT B팀과 매일 연습 경기를 할텐데, B팀은 어떤 스타일인가.
A 원준호(멀록)=대게 LOL 팀이 두 팀을 만드는 것은 전략 노출을 하지 않기 위해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KT 같은 경우 아직 전략 연구 단계라기 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연습을 하고 있는 단계다.
A 이형준(비타민)=아직 뚜렷한 색깔은 찾지 못했지만 B팀은 상당히 단단한 느낌이다. 라인전이 강한데다가 백업도 빠르고 기본기가 탄탄하다. 솔직히 우리 A팀은 B팀에 비하면 부족한 느낌이다. 앞으로 연습 경기를 통해 서로 부족한 부분을 메워갈 생각이다.
Q 곧 있으면 윈터 리그가 시작된다. KT의 이름으로 처음 출전하는 큰 대회인데.
A 원준호(멀록)=현재 우리가 Goscow5라는 팀명으로 출전한 상태인데 상대팀이 G5더라(웃음). 묘한 인연이다. 상대 멤버를 보고 이미 챔피언 조합은 다 예상한 상태다.
A 이형준(비타민)=상대가 누구던 간에 절대 지지 않도록 준비는 착실히 했다. 말보다는 직접 경기를 보시면 될 것 같다.
A 손창훈(초월)=(이)우석이 형이 팀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팀들에 비하면 호흡면에서 약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예선전에서는 하단 라인전을 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웃음).
A 이우석(히로)=(손)창훈이가 겁이 좀 많은 것 같다. 연습할 때 모습을 보고 경기를 생각하면 안된다. 실전과 연습은 다르기 때문이다. 가수 박진영이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죽을만큼 연습하고 실전에서는 즐겨라'는 말이다. 그 말을 창훈이에게 해주고 싶다.
A 윤경섭(나이트오브제로)=예선전은 충분히 뚫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라인전을 중점으로 연습하고 있고 맵 리딩 능력도 키우고 있다. 챔피언 폭도 늘리는 등 기초를 탄탄하게 하는 중이다.
Q 본선에 진출해 방송 무대에 오르게 된다면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A 손창훈(초월)=무엇보다 TV에 내가 나온다고 생각하니 설렌다(웃음). 부모님께서 내가 프로게이머가 된다는 것에 크게 반대는 하지 않으셨지만 은연 중에 군대를 가기를 원하시는 눈치셨다. 내가 본선에 진출해 방송에 나오고 좋은 성적을 거둬 상금까지 드린다면 좀 더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A 이우석(히로)=나진 실드에 있을 때 항상 부담감이 있었고 카메라 울렁증도 있었다. 이제 KT에 새롭게 둥지를 틀게 된 만큼 최선을 다 해볼 생각이다. 내가 좋아해서 하는 LOL인만큼 어떻게든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
A 이형준(비타민)=스타테일에 있던 시절 마지막 방송 경기가 16강전이었다. 그 때 프나틱을 이기고 아주부 블레이즈에게 진 뒤 프나틱에게 패배하면서 16강에서 탈락했다. 그게 한동안 꿈에 계속 나오더라(웃음). 사실 그 때 당시는 블레이즈가 그렇게 강팀으로 인식되지 않았던 시절이다. 이번에는 어떤 경우라도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16강을 넘어 더 높이 올라가고 싶다.
A 윤경섭(나이트오브제로)=긴장되는 것도 있지만 첫 방송 무대를 경험한다면 기쁠 것 같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서 나를 많이 알리고 싶다.
Q 새롭게 둥지를 튼 선수도 있고 처음 프로가 된 선수도 있다. 목표가 있다면.
A 손창훈(초월)=세계 최고의 팀이 되고 싶다. 정말 대회에 나가기만 하면 우승을 할만한 팀이 됐으면 좋겠다. 해외의 강팀에게 이겨서 한국팀을 더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다. 더불어 '초월' 손창훈도 알리면 좋을 것 같다(웃음).
A 이우석(히로)=서로를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그런 팀을 만들어 가고 싶다. 신뢰가 바탕이 된다면 그만큼 성적도 잘 나올 것이다.
A 원준호(멀록)=나는 KT 이영호 선수 연봉의 4분의 1만 받았으면 좋겠다(웃음). 일단은 내년에 있을 LOL 시즌3 월드 챔피언십에 나가는 것이 목표다. 거기서 M5의 '다이아몬드프록스' 다닐 레셰트니코프와 카운터 정글 배틀을 해보고 싶다.
A 윤경섭(나이트오브제로)=큰 대회에서 정상급 AP 딜러와 맞대결을 펼쳐보고 싶다. 최종 목표는 LOL 코치가 되는 것이다(웃음).
Q 더 하고 싶은 말은.
A 이우석(히로)=(원)준호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내가 KT에 오고 나서 내 안티팬들을 다 가져가 줬다(웃음). 여기 오고 나서 조금 살 것 같다.(웃음).
A 원준호(멀록)=나도 (이)우석이형에게 고맙다. 게임에서 져도 최소 정글 때문에 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웃음). 아까 우석이 형이 박진영의 멘트를 언급했는데 나는 문희준의 말을 인용하겠다. 문희준은 안티팬도 팬이라고 했다. 그런 마인드로 게임을 하겠다(웃음).
A 이형준(비타민)=선수들끼리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 있다. 윈터용병이라고 일명 '윈용'이라고 불린다. 사실 대부분의 LOL팀들이 매 시즌마다 선수들이 바뀐다. 우리도 윈터 시즌에서 성적이 좋지 못하면 언제든 교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웃음). 항상 윈용을 가슴에 새기고 더 열심히 할 생각이다.
A 윤경섭(나이트오브제로)=CJ에 있는 '다데' 배어진과 한 번 더 겨뤄보고 싶다. 예전에 이겼지만 대회에서 한 번 더 이겨서 아예 일어서지도 못하게 해주고 싶다(웃음).
A 손창훈(초월)=솔로랭크에서 항상 '러스트보이' 함장식 선수나 '매드라이프' 홍민기 선수를 만나면 제대로 이긴 기억이 없다. 대회에서 맞붙는 다면 꼭 이겨보고 싶다. (이)우석이 형과 함께 말이다(웃음).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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