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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포인트] 송현덕이 보여준 테란전 불사조 활용의 교본

[핀포인트] 송현덕이 보여준 테란전 불사조 활용의 교본
◇EG-TL의 프로토스 송현덕.


안녕하세요.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입니다. 이소라 기자가 출산 휴가를 가는 바람에 코너를 인수인계받았습니다.

그동안 핀포인트에서는 스타크래프트2:자유의 날개(이하 스타2)에서 등장하는 유닛의 특성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와는 모양과 기능, 특성 면에서 다른 유닛들이 스타2에 등장했고 유닛을 하나씩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어느 정도 익히셨을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앞으로는 프로리그에서 등장한 선수들의 명경기를 소개해드리면서 유닛이나 전략, 전술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분석을 해보려 합니다. 처음으로 소개할 경기는 지난 1월21일에 열렸던 EG-TL 송현덕과 8게임단 김도욱의 '네오비프로스트' 대결입니다.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12-13 시즌 2라운드 3주차에 치러졌던 이 경기에서는 프로토스 송현덕이 테란 김도욱을 상대로 불사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핀포인트] 송현덕이 보여준 테란전 불사조 활용의 교본

◇불사조라는 유닛은 이런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블리자드 공식 홈페이지 발췌).

◆불사조는 테란전에 부적격?
프로토스는 테란을 상대할 때 불사조라는 유닛을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불사조가 스타1에서의 커세어와 마찬가지라고 여기기 때문인데요. 스타1에서 커세어는 지상 유닛을 공격할 수 없지만 불사조는 지상 유닛을 공격할 수 있습니다. 특수 기능인 중력자광선을 사용하면 거대 유닛을 제외한 지상 유닛을 들어 올린 뒤 공중에서 공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불사조는 한 기만 생산하기 보다는 3~4기를 모아서 쓰는 경우가 많지요. 한 기의 불사조로는 유닛을 들어올리고 나머지 2~3기로 공격하면 파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커세어와 다른 특성을 갖고 있음에도 불사조가 테란전에서 잘 쓰이지 않았던 이유는 불사조에 치중하다 보면 테란의 타이밍 러시를 막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불사조는 미네랄 150, 개스가 100이나 들어가는 다소 비싼 유닛입니다. 불사조 3~4기를 생산했지만 피해를 주지 못한다면 테란이 앞마당 확장 기지만 가져간 뒤 해병과 불곰, 의료선을 조합해서 치고 나왔을 때 프로토스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불사조에 개스를 사용한 만큼 파수기나 거신 등을 생산하는 타이밍이 늦어지기 때문이지요.

[핀포인트] 송현덕이 보여준 테란전 불사조 활용의 교본

◇본진에서 우주관문을 건설하는 송현덕. 김도욱의 개스 채취가 생각보다 이르다는 점을 정찰을 통해 파악했기 때문에 꺼낸 카드가 바로 불사조입니다.

◆송현덕이 불사조를 택한 까닭은?
불사조를 뽑다 보면 테란의 타이밍 러시를 막기가 어려워질 수 있지만 송현덕은 김도욱과의 경기에서 불사조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바로 맵이 갖는 특성 때문입니다. '네오비프로스트'라는 맵은 첫 번째 확장 기지가 자신의 본진 언덕 위에 있습니다. 그리고 본진으로 들어오는 입구가 매우 좁습니다. 따라서 테란이 초반에 병력을 짜내서 프로토스의 본진 앞에 진을 친다고 하더라도 파수기를 3기 정도만 모아 두면 역장을 통해 시간을 끌 수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테란은 보통 이 맵에서 프로토스를 상대할 때 의료선이나 밴시를 활용해 초반 견제를 시도하려 합니다. 특히 밴시의 은폐까지 개발해서 게릴라 플레이를 선호하는데요. 송현덕은 이러한 심리를 역을 활용합니다. 송현덕은 탐사정 정찰을 통해 김도욱이 일찌감치 개스를 채취할 생각이라는 점을 간파했습니다. 테란은 보통 뒷마당에 사령부를 올리면서 느긋하게 플레이하는데요. 개스를 먼저 가져간다는 것은 테크트리 건물을 일찌감이 올려서 밴시나 의료선을 쓰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집니다.

이를 확인한 송현덕은 추적자와 광전사로 김도욱의 입구를 계속 두드리면서 본진에서 우주관문을 건설합니다. 그리고 불사조를 생산했습니다. 2기의 불사조가 모일 때까지 테란에게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테란이 공중 유닛을 사용할 경우 요격하겠다는 작전을 구사한 것입니다.

[핀포인트] 송현덕이 보여준 테란전 불사조 활용의 교본

◇송현덕의 본진 근처에서 맞닥뜨린 불사조 2기와 김도욱의 밴시. 은폐가 개발되지 않은 밴시는 불사조의 희생양이 됐습니다. 밴시는 공중 유닛을 때릴 수 없거든요.


김도욱은 견제를 하기 위해 밴시를 뽑았고 은폐까지 개발했습니다. 은폐의 개발 시간이 밴시 생산보다 길기 때문에 밴시를 뽑아 상대 진영으로 보내 놓을 때 쯤 은폐가 개발됩니다. 따라서 김도욱은 '설마 프로토스가 불사조를 뽑았겠어?'라는 마음으로 공격을 시도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왠걸? 목표 지점의 2/3까지 왔을 때 송현덕의 불사조 2기를 만나게 됩니다. 은폐가 개발됐을까요? 개발되기 직전이었겠지만 아쉽게도 완료가 되지 않아 불사조의 먹이가 됩니다. 송현덕의 심리전이 정확하게 들어맞은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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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올려! 불사조가 중력자광선을 활용해 테란의 건설로봇을 들어올리고 있습니다.

◆테란의 마음을 혼란시킨 불사조
불사조라는 깜짝 전략을 들고 나와 성공시킨 송현덕의 기세가 하늘을 찌릅니다. 당분간 밴시 견제를 당할 일이 없게 된 송현덕은 불사조를 5기까지 생산하며 역으로 견제를 준비합니다. 앞서 설명드렸듯 불사조는 스타1의 커세어와 달리 중력자광선이라는 기능이 있어 지상 유닛을 들어 올릴 수 있습니다.

송현덕은 물만난 고기처럼 김도욱의 건설로봇을 계속 들어 올립니다. 건물을 짓고 있든, 자원을 캐고 있든 에너지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마구 들어 올립니다. 저그나 프로토스의 일꾼은 불사조 3기가 한 조가 되어 한 기가 들어 올리고 두 기가 한 번에 때리면 잡히지만 테란의 건설로봇은 세 번의 공격을 받아야 파괴됩니다. 그래서 테란전에서 불사조가 덜 쓰였나요?(웃자고 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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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빠져 나와 견제를 하려던 밴시 한 기마저 불사조에게 잡혔습니다. 은폐가 개발됐기에 송현덕은 불사조와 관측선을 함께 배치하는 꼼꼼함을 선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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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조를 통한 정찰로 테란의 체제를 모두 알고 있는 송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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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조의 마지막 임무는 테란의 진출 타이밍을 알아내는 것이겠죠?

가장 중요한 사실은 불사조가 테란의 본진과 앞마당을 계속 배회하면서 어떤 전략을 구사하는지 모두 확인한다는 점입니다. 해병은 몇 기나 생산됐는지, 밴시가 나왔는지, 의료선이 몇 기인지, 바이킹 생산에 돌입했는지 모든 정보를 불사조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불사조는 이동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테란의 공격에 잡히지도 않습니다.

버티다 못한 김도욱은 의료선을 6기 가량 모았을 때 치고 나옵니다. 이마저도 송현덕은 불사조로 모두 확인합니다. 게다가 공격을 시도해서 체력까지 빼놓습니다.

◆임무 완료
불사조로 테란의 일꾼을 들어 올려 제압하고 공중 유닛을 공격하고 체제를 확인하면서 송현덕은 무엇을 했을까요? 불사조 컨트롤만 하지는 않았겠죠? 본진에서 테란의 체제에 발맞춰 이길 수 있는 유닛을 생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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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조로 시간을 버는 동안 송현덕은 공격 유닛을 모았습니다. 특히 거신을 꾸준히 모으면서 대규모 교전에 대비했습니다.

해병과 불곰, 의료선 체제에는 거신과 광전사, 추적자만한 유닛 조합이 없습니다. 김도욱의 체제를 확인한 송현덕은 로봇공학시설에서 거신을 모았습니다. 테란이 자신의 진영 근처에 도달했을 때 이미 5기의 거신을 확보했으니 이미 대응책 마련은 끝난 상황입니다.

김도욱이 어쩔 수 없이, 경기를 포기하듯 공격을 시도했지만 송현덕은 파수기의 역장을 통해 절묘하게 허리를 끊어냈습니다. 거신으로 앞에 배치된 해병과 불곰을 유유히 녹여내며 승리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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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덕의 승리가 확정된 마지막 교전 장면. 프로토스가 테란을 압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불사조 때문이었습니다.

테란전에서 불사조는 쓰면 안되는 유닛이 아니라는 점을 송현덕이 보여줬습니다. 맵에 따라, 상대 특성에 따라 적절히 사용하면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유닛입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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