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번 시즌 포스트시즌은 STX를 위한 시간이었다. SK텔레콤과 KT를 무결점 플레이로 완파하며 결승에 진출한 STX 김민기 감독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Q 9년 만에 결승에 진출했다. 기분이 어떤가.
A 포스트 시즌이 진짜 어렵다(웃음).
Q 스코어만 보면 쉽게 결승에 올랐다.
A 선수들이 자신들의 경기를 하나하나 풀어가는 방법을 알아낸 것 같다. 그 전에는 플레이를 할 때 자신감이 없는 느낌이었는데 최근에 그런 모습이 없어졌다. 전략적인 것을 쓰더라도 자신감을 갖고 플레이하며 실패하더라도 운영으로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선수들이 성장하는 것을 바라보니 뿌듯하다.
Q KT를 2대0으로 이길 것이라 예상했는지.
A SK텔레콤에 비해 KT가 비교적 약하다고 보기는 했다. 하지만 이렇게 완승을 거둘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Q 이영호를 제외하고도 프로토스 김대엽, 주성욱이 까다로울 것이라 예상했는데 어떻게 풀어나갔나.
A 일단 KT는 이영호를 이신형과 붙이려고 했을 것이라 생각해 이신형을 주력 맵에서 모두 제외시켰다. 주성욱이 프로토스전을 잘해서 걱정을 했지만 동족전은 해봐야 아는 것이라 생각했다. 우리 팀 프로토스 선수들이 준비를 잘한 것 같다.
Q 이신형이 있어서 결승까지의 행보가 쉬웠다.
A 당연히 이신형이 잘해주고 있어서 에이스 결정전까지 가더라도 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에이스 결정전까지 가야 이신형도 나올 수 있는 것 아닌가. 다른 선수들이 잘해줘야 이길 수 있다고 본다. 이신형이라는 존재 자체가 도움이 된다.
Q 결승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어떤 생각이 드는지.
A 아까 (변)현제가 이겼을 때도 결승에 올라갔다는 생각은 바로 들지 않았다. 뒤늦게 '우리 다음 경기가 결승이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략 10년 만에 결승에 올랐는데 정신 차리고 생각해보니 너무 오래 걸린 것 같다. 창단 이후 중간에 우승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놓쳤다. 언젠가 우리가 정규 시즌 2위를 했었다. 그 때 우승 전력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 기회를 놓치니 다시 올라오기가 쉽지 않았다.
Q 결승 상대가 막강한 웅진이다.
A 그것은 '자유의 날개' 시절 이야기다. '군담의 심장' 이후 웅진 성적이 저조하다.우리가 이길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군단의 심장 이후 분위기가 단판이고 큰 무대이긴 하지만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 선수들이 잘하지만 우리 팀 선수들이 하는 것을 보면 괜찮을 것 같다. 방심하거나 자만하지 않을 것이다.
Q 결승전 준비는 어떻게 할 생각인지.
A '군담의 심장' 이후 우리 팀 분위기에 자유로움이 들어있다. 결승 때도 다르게 준비하기 보다는 지금의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도록 하겠다. 편한 마음을 갖고 있는게 중요한 것 같다.
Q 결승에 대한 각오를 전하자면.
A 이신형 WCS 결승할 때도 그런 마음이었는데 평소에 하던대로 잘하면 우승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우승하려고 악착같이 한다면 더 부담이 될 것 같다. 이번 결승도 우승컵을 받았다는 생각으로 팬들을 위해 좋은 경기 보여드리겠다.
[데일리e스포츠 박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