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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이승원 해설 위원에 대한 오해와 진실

[피플] 이승원 해설 위원에 대한 오해와 진실
"완벽주의자, 독신주의자, 차가운 사람, 혹시 게이?"

e스포츠를 조금이라도 알고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위 설명만 듣고도 자연스럽게 한 사람을 떠올렸을 것입니다. 혹자는 그를 두고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이 냉정해 보인다"고 말하고 또 다른 사람은 "결혼을 싫어할 것 같다"고 합니다. 소문들이 부풀려져서 그가 남자를 좋아하는 '게이'가 아니냐는 웃지 못할 소문이 돌기도 했습니다.

언뜻 들어도 평범한 사람은 아닐 것 같은 주인공은 바로 이승원 해설 위원입니다. 풍겨져 나오는 카리스마는 제쳐두고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있어서는 완벽을 추구합니다. 그래서인지 외모만을 본 사람들은 많은 오해들을 하곤 합니다.

기자 역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인터뷰를 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어떻게 이야기를 나눠야 할지 고민하고 심지어는 긴장마저 되더군요. 기자 6년차가 되면 대통령 인터뷰도 긴장하지 않거늘 이승원 해설 위원의 인터뷰를 앞두고는 여러 소문과 선입견 때문인지 많은 고민이 되기도 했습니다. 사람 냄새 나는 인터뷰를 워낙 좋아하는 기자 입장에서는 정말 형식적인 이야기만 나누고 올 수도 있다는 각오도 했고요.

모든 것은 기우였습니다. 이승원 해설 위원을 보면서 선입견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겉으로 드러난 것만 보고 평가하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됐습니다. 누구보다도 유쾌하고 상대를 배려하며 대화할 줄 아는 따뜻한 성품을 지닌 사람이 바로 이승원 해설 위원이었습니다. 인간 이승원은 과연 어떤 사람인지 허심탄회하게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저 여자 진짜 좋아해요"
이승원 해설 위원의 나이는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워낙 해설 위원을 오래 했기 때문에 나이가 많은 것 같긴 하지만 패셔니스타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의 패션 센스와 잡티 하나 없는 피부, 맑은 눈동자를 보면 이 사람의 나이가 도대체 몇 살일지 궁금해 지곤 합니다.

이승원 해설 위원은 불혹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결혼을 하지 않은 싱글입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40세가 될 때까지 결혼을 하지 않으면 당연히 이 사람은 독신주의자인가라는 오해를 사기 마련이죠. 그러면서 수많은 소문들이 부풀려지죠. 결국 이승원 해설 위원은 돌이킬 수 없는(?) 오해를 받기도 했습니다. 스스로를 꾸미기 좋아하는 탓에 그는 팬들에게 "혹시 게이가 아니냐"는 웃지 못할 루머가 돌기도 했습니다.

[피플] 이승원 해설 위원에 대한 오해와 진실

"팬들에게만 그 이야기를 들었다면 모르겠는데 이태원에 친구와 밥을 먹으러 갔을 때도 물어보더라고요. 바로 대답해줬죠. '저 여자 진짜 좋아한다'라고요(웃음). 게이라니요(웃음). 물론 그렇게 보실 수도 있지만 절대 아닙니다. 오해하지 말아 주세요."

아무래도 나이가 들어서도 결혼을 하지 않기 때문에 생겨난 해프닝이라는 생각이 들어 조심스럽게 결혼관 대해서도 물어봤습니다. 혹시나 실례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러웠지만 의외로 그는 쿨하게 대답해 줬습니다.

"결혼을 안 하는 것도, 못 하는 것도 아니에요. 정확하게 말하면 지금까지 '결혼해야겠다'라고 생각하는 여자를 만나지 못한 것이죠. 오늘 당장 결혼할 수도 있고 평생 결혼 안 할 수도 있어요. 인생이라는 것은 모르잖아요. 다시 말하지만 저는 여자를 좋아하기 때문에 결혼을 안 하겠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웃음)."

독신주의자와 게이일 것이라는 그에 대한 소문 두개에 대한 진실을 알고 나니 이승원 해설 위원이 조금 더 친근하게 느껴졌습니다. 어떻게 보면 기분 나쁠 수도 있는 질문임에도 솔직 담백하게 답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소문으로 돌던 이승원 해설 위원의 모습은 선입견과 소문이 만들어 낸 허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그의 첫 인상이 차갑긴 하지만 결코 마음까지 차가운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인터뷰 내내 e스포츠를 걱정하고 그 안에 모인 사람들을 걱정하고 선수들을 아끼는 마음은 누구보다도 뜨거웠습니다. 그 역시도 사람냄새 폴폴 나는 따뜻한 정을 가진 전형적인 한국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도타2 도전으로 증명된 완벽주의자
많은 선입견이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지만 딱 하나, 완벽주의자라는 소문은 사실이었습니다. 일에 국한된 이야기입니다. 이승원이라는 사람은 일에 대해 항상 엄청난 노력을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 완벽주의자라고 보일 정도로 말입니다.

[피플] 이승원 해설 위원에 대한 오해와 진실

최근 도타2라는 AOS 장르 해설에 새롭게 도전하고 있는 이승원 해설 위원은 보름이 넘게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팬들에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잠자는 시간까지 아껴가며 게임에 몰두했습니다. 도타2를 해설하겠다는 결심을 한 이후 그는 모든 삶에 도타2를 접목시켰습니다.

"해설 위원이 이런 고백을 하면 좀 이상하긴 하지만 제 인생에 있는 콤플렉스 중 하나가 게임을 못한다는 거에요. 소질이 없어요(웃음). 게임 해설자가 게임을 못한다면 치명적일 수 있잖아요. 선수 출신 해설 위원도 많은 시대인데요. 그래서 제가 선택한 방법은 백 배 이상노력하는 것이었어요. 남들보다 수십 배, 많게는 수백 배 노력을 해서 그들보다 더 나은 해설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크죠."

이 해설 위원은 도타2 해설을 맡겠다고 결심한 뒤 보름이 넘는 시간 동안을 오직 도타2하고만 살았습니다. 도타2와 결혼한 것이냐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완벽주의자라고 해도 일 때문만으로 그렇게 게임을 열심히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도타2라는 게임에 대한 매력에 빠진 것도 그가 보름이 넘는 시간 동안 집 밖에 나오지 못한 이유입니다.

"깊이가 있는 게임이에요. 알면 알수록 더 어렵고 더 모르겠어요(웃음). 도타2의 역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오래됐어요. 수년 동안 쌓여온 이야기와 스토리가 있는 게임을 단기간에 어떻게 다 이해할 수 있겠어요. 하나, 하나 알아가는 재미에 빠져들면서 도타2가 얼마나 매력 넘치는 게임인지 알게 됐죠."

도타2는 고정화된 전략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고 합니다. 어떤 영웅이든 상단, 중단, 하단 모두에 쓰일 수 있고 유행도 금새 바뀌는 등 매 경기 새로운 게임 양상이 벌어지는 것은 게이머들을 빠질 수밖에 없게 만든다는 것이 이승원 해설 위원의 설명이었습니다.

"하는 사람은 지루한 줄을 몰라요. 게임 내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정말 많고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해설자는 죽어나죠(웃음). 그 많은 전략과 전술을 어떻게 알 것이며 상황 예측 또한 어떻게 할 수 있겠어요. 게이머들은 재미있을지 모르겠지만 해설자들은 조금도 쉴 수 없는 게임이에요. 하지만 그래서 또 해설하는 재미가 있기도 해요."

완벽함을 추구하는 이승원 해설 위원에게 도타2는 언젠가는 반드시 정복해 나가야 할 산입니다. 지금은 산 중턱 정도까지 오르는 데에도 헉헉댔다고는 하지만 정상에서 '야호'를 외치며 짜릿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때까지 그의 도전은 계속될 것입니다.

◆도타2 성공을 위한 고민

현재 최고의 인기 게임이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같은 장르인 AOS 게임인 도타2 해설을 맡겠다는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LOL이라는 그늘이 워낙 크기 때문에 과연 도타2가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입니다.

해설 위원은 자신이 해설하던 게임의 리그가 없어지면 그야말로 실업자 신세가 됩니다. 주변에서 이승원 해설 위원이 도타2 해설을 하겠다는 결정을 내렸을 때 불안하지 않으냐며 우려를 제기한 것도 이러한 현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피플] 이승원 해설 위원에 대한 오해와 진실

그러나 정작 이승원 해설 위원은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어떻게 보이는지는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그의 인생관 때문이고 그가 최선을 다해 도전한 것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잘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승원 해설 위원은 즐겁게 도타2 해설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사람이기 때문에 불안하긴 하죠. 그러나 어떤 일이든 후회하지는 않도록 열심히 노력해요. 제 선택이 성공이든 실패든 그래서 좌절하는 법이 없어요. 어떤 일이든 좌절하지 않으면 새롭게 일을 시작하는데 어렵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도타2가 잘된다면 보람될 것이고 설사 한국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 하더라도 후회는 없기 때문에 지금이 즐거울 뿐이에요."

도타2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이승원 해설 위원은 지금도 수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그의 고민은 넥슨의 도타2 사업팀보다 더 구체적이고 자세합니다. 10년이 넘도록 e스포츠에 종사하면서 그에게는 성공한 게임을 만드는 노하우나 e스포츠 종목으로서 사랑 받는 게임의 조건 등이 무엇인지 머리 속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캐릭터 이름의 친근함, 도타2 경기 내에서의 자유로운 토너먼트 개최 등 많은 아이디어가 머리 속에 있어요. 조만간 모두 풀어볼 생각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고민할 예정이고요. e스포츠를 위해서라도 다양한 장르의 다양한 게임이 사랑 받는 것은 필요하니까요."

그에게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아마도 오늘 인터뷰를 통해 모두 깨졌으리라 생각됩니다. 막내라서 부모님께 누구보다 애교가 많고 누나들과 친하기 때문에 정소림 캐스터에게 어리광(?)도 많이 부린다는 이승원 해설 위원. 나이가 가져다 주는 멋진 여유로움까지 생긴 이승원 해설 위원을 감히 '골드 싱글'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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