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2인자'였다. 최고의 실력을 지닌 선수는 아니었다. 숱한 개인리그에 출전했지만 한 차례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황제' 임요환에 가려서 언제나 2인자라는 호칭에 만족해야 했다. 누구보다 그 자리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지만 결국 그는 은퇴하기 전까지 '2인자' 꼬리표를 떼 내지 못했다.2회 이상 준우승자들의 모임인 '콩라인'을 만들어 '콩라인' 수장으로 등극하고 누구보다 많은 짤방(선수들 사진으로 팬들이 재미있게 만드는 그림)을 가지고 있으며 가끔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팬들에게 놀림거리가 되기도 했다. 이 사람이 비록 최고의 선수는 아니었을지라도 e스포츠에서 가장 사랑 받은 프로게이머였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프로게이머를 은퇴한 뒤에도 공중파 예능에 출연하면서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이 사람은 바로 홍진호다. 이제 그는 e스포츠 팬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친근한 방송인으로 성장했다. e스포츠를 모르는 사람들도 공중파와 케이블을 넘나들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홍진호에게 엄청난 관심을 보이고 있다.홍진호의 성공 사례는 프로게이머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한 몫하고 있다. 홍진호가 MBC 예능 프로인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자 시청자들은 "'더 지니어스'만 나오는 줄 알았는데 프로게이머였다고 하길래 어떤 직업인지 찾아봤다", "프로게이머 가운데 가장 성공한 케이스 인 듯" 등 프로게이머를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하고 있다.홍진호는 2011년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프로게이머에서 은퇴한 뒤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인 제닉스 스톰의 감독으로 복귀를 선언했다. 그렇지만 팀 성적이 좋지 않은 관계로 e스포츠계를 떠났다. 우연한 기회에 케이블 채널인 tvN에서 방영한 '더 지니어스 시즌1'에 출연해 우승을 차지하며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곧바로 이어진 '더 지니어스 시즌2'에도 출연한 홍진호는 돋보이는 게임 수행 능력과 기가 막힌 순발력, 의리를 지키는 정의감으로 시청자들에게 어필,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고 시즌2에서 탈락한 뒤 홍진호는 다양한 프로그램 섭외 요청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홍진호는 "은퇴 후 방송 일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며 "제2의 전성기라고 이야기하니 쑥스럽고 앞으로도 나에게 주어진 일이라면 방송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다"고 전했다.[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관련 기사 2인자에서 최고의 스타가 된 홍진호 홍진호 인기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했다 예능에서 홍진호가 승승장구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