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CG 브랜드 특허를 삼성전자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WCG를 사장시키겠다고 결정한 것에 대해 법적인 문제는 없다. 그러나 WCG 브랜드 사장은 삼성전자가 그동안 WCG와 관련해 취했던 공식적인 입장과는 다른 행보이기 때문에 그동안의 공식 입장이 '거짓말'임이 밝혀지면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WCG가 공공의 성격을 띄지 않았다면 한국e스포츠협회나 게임단 등이 대회 일정을 위해 협조하지 않았을 것이다. WCG가 열리는 기간 동안 한국e스포츠협회는 프로리그나 개인리그 일정을 조정해줬다. WCG가 삼성전자를 홍보하기 위한 성격만을 띄고 있었다면 협력하기 어려웠겠지만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 한국의 입지를 다지는 과정에서 WCG가 공공재 역할을 할 수 있기에 가능했다.
삼성전자는 WCG를 운영하면서 글로벌 후원사 가운데 하나라고 공공연히 밝혔다. WCG를 국제적으로 공인된 대회로 만들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할 때마다 삼성전자는 "우리는 후원사 가운데 하나이며 WCG의 정체성에 대해 삼성전자가 직접 이야기하는 것은 월권"이라는 공식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최근 행보를 봤을 때는 지금까지 해온 말을 부정하고 있다. WCG의 후원사 중 하나라며 삼성전자를 홍보하기 위한 장이 WCG가 아니라고 극구 부인했지만 2013년말부터 WCG 해체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는 WCG에 대한 전권을 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이 e삼성 프로젝트를 진행했을 때는 "사이버 올림픽으로 WCG의 위상을 끌어 올리겠다"는 공공의 명목을 앞워 정부 예산을 받아 대회를 정착시키더니 이제는 "WCG는 삼성전자의 계열사이기 때문에 삼성전자 마음대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으로 180도 바뀐 것이다.
WCG는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e스포츠 대회다. 따라서 WCG라는 브랜드가 없어지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고 한국e스포츠협회나 국제e스포츠연맹(IeSF)이 WCG 조직을 흡수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또한 WCG를 개최한 월드 사이버 게임즈는 최근 2년 동안 15억 원의 흑자를 내면서 충분히 독자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앞으로 WCG 브랜드는 누구도 사용하지 못한다"고 못박은 채 WCG를 해산시켜 버리면서 지금까지 공공의 명목을 앞세웠던 것도 삼성전자 또한 WCG의 글로벌 후원사 가운데 하나 일 뿐이라던 공식 입장을 모두 부정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정부와 e스포츠 업계에 거짓말을 해온 삼성전자는 WCG를 세계적인 대회로 키우기 위한 모든 사람들의 노력을 산산조각으로 만들어 놓은 채 WCG 브랜드까지 사장시키고 말았다. 삼성전자는 초반 내세웠던 'WCG를 통한 사이버 올림픽'라는 공공의 명목 덕분에 수많은 이득을 취한 것에 대한 그 어떤 책임과 대가도 치르지 않았다.
e스포츠 한 관계자는 "WCG 대회를 시작했을 때 삼성전자가 내세운 목표와는 전혀 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지금까지 거짓말로 정부 예산을 지원 받고 한국e스포츠협회나 게임단 등에 도움을 받은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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