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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 STAR] CJ 손대영 코치 "e스포츠에 모든 것 걸었다"

[LOL STAR] CJ 손대영 코치 "e스포츠에 모든 것 걸었다"
e스포츠 경기의 시작과 끝은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다. 관중들의 뜨거운 함성, 이마에 땀이 맺힌 것도 모르고 컨트롤에 집중하는 선수들, 급박하게 상황을 전달하는 중계진의 흥분된 목소리, 승리한 선수들에게 쏟아지는 환호와 찬사.

선수들이 받는 스포트라이트 뒤에는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 하는 코칭스태프가 있다. 코치는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음지에서 선수들을 더욱 빛나게 한다. CJ 엔투스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팀에서 선수들을 지도하는 손대영 코치 역시 마찬가지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전략을 짜고, 완벽한 경기를 만들 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처음엔 선수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했다. 선수 출신도 아닌 데다 LOL에 대한 지식도 짧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금은 선수들의 믿음과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모두 스스로의 노력 끝에 얻은 산물인 것이다.

올해로 코치 3년차인 손대영 코치는 알고 보면 e스포츠 업계에서 다양한 직업을 거치며 잔뼈가 굵은 사람이다. 그만큼 오래 있다보니 e스포츠에 대한 애정도 깊다. 선수에서 해설가로, 지금은 코칭스태프로 일하고 있는 손대영 코치는 평생을 e스포츠와 함께 하고 싶다.

◆e스포츠에 바친 청춘
손대영 코치는 2002년 소콤이라는 FPS 종목의 선수로 e스포츠와 연을 맺었다. 처음에는 선수에 대한 욕심이 컸다. 소니에서 소콤 대회를 적극적으로 밀었지만 상금이 그리 크지 않았다. e스포츠에 대한 열정은 컸지만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 과정에서 소콤 선수만 해서는 도저히 생활이 되지 않았다.

우승을 세 번 정도 하고 났을 때 방송사에서 손대영 코치를 탐냈다. 당시 국내 양대 게임 방송 채널이었던 온게임넷과 MBC게임 모두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은 손대영 코치는 온게임넷에서 게임 정보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방송에 첫 발을 내딛었다. 하지만 MBC게임에서 해설자 제의가 왔고, 해설자에 대한 꿈을 갖고 있었던 손대영 코치는 금방 자신의 꿈을 이루게 됐다.

"운이 좋았죠. 사실 이 일을 시작하고 나서 소콤할 때 클랜 내 큰 형님 두 분의 도움이 컸어요. 'Fefa', 'Cowa'라는 아이디를 쓰시는 분들인데 게임을 읽는 능력을 키워주셨고 방송 때 모니터링까지 정말 많이 도와주셨죠. 이 분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거에요."

[LOL STAR] CJ 손대영 코치 "e스포츠에 모든 것 걸었다"

군 전역 후 손대영 코치는 일감이 줄었다. FPS 리그 시장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온게임넷에서 아바 리그 해설을 했지만 길게 하진 못했다. 그러던 중 '스타 무한도전'에서 함께 출연했던 강현종(현 CJ 엔투스 LOL팀 감독)에게 LOL을 함께 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지금이야 LOL이 국민 게임이지만 당시에는 국내에서 몇몇 마니아들만 북미 서버에서 즐길 정도였다.

그렇게 강현종 감독과 함께 LOL을 접한 손대영 코치는 처음엔 해설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장건웅, 정민성, 최윤섭 등을 만나면서 MiG라는 팀이 결성됐다. 손대영 코치는 MiG가 아주부에 인수 창단 됐을 때 팀에 합류, 본격적으로 코치의 길을 걷게 됐다. 그렇게 2년이 흘렀다. 스무살 무렵 발을 디딘 e스포츠 업계에서 선수, 해설, 방송인을 거쳐 코치까지. 손대영 코치는 청춘을 e스포츠에 바쳤다.

"e스포츠 업계에 10년 넘게 있었는데 옛날이나 지금이나 인지도는 없어요(웃음). 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산다는 건 정말 행복한 것 같습니다."

◆코치에 대한 모든 것
최근 한 매체에서 프로게이머 생활을 했던 선수들의 입을 빌려 '코치는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내용의 기사가 나왔다. 그러나 LOL팀 코치가 하는 일은 생각보다 많다.

선수들의 전반적인 생활을 잡아주고 훈련 계획을 짜는 것은 물론 게임 내적으로도 깊게 관여한다. 비디오 분석을 통해 상대 팀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략을 수립한다. 경기 밴픽 시나리오를 짜는 것도 대부분 코치의 머리에서 나온다.

몇몇 팬들은 e스포츠 코치의 역할에 대해 의문을 품는다. 존재의 필요성에 불신을 갖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팀에서 코치의 존재는 상당히 중요하다. 손대영 코치의 하루도 상당히 바쁘게 돌아간다. 각 라인에서 챔피언간 상성을 연구하고, 선수들의 연습 경기가 끝나면 곧바로 녹화했던 영상을 되돌려 보며 잘못했던 부분들을 지적하고 바로잡아 나간다.

"선수 출신인 김정균, 윤성영 코치를 제외한 다른 코치들이 하는 게 없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아쉬운 마음이 커요. 나진, KT, 프라임 등 모든 팀의 코치들이 김정균, 윤성영 코치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살아 남을 수가 없거든요. 코치가 단순히 매니저 역할만 한다? 선수들이 먼저 떠나겠죠."

[LOL STAR] CJ 손대영 코치 "e스포츠에 모든 것 걸었다"

손대영 코치는 선수 출신이 아니다. CJ 프로스트, 블레이즈 선수들은 손대영 코치에 대해 처음엔 불신도 있었다. 자신들이 LOL에 대해 더 잘 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손대영 코치는 그래서 더 열심히 했다. 메타를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선수들에게 새로운 챔피언을 추천했다. CJ 블레이즈가 2012년 MLG 서머 아레나에서 우승할 때 꺼낸 정글 초가스가 그렇게 나온 것이었다. 그렇게 손대영 코치는 선수들에게 신뢰를 쌓았다. 지금은 손대영 코치의 말은 곧 믿음이 됐다.

"선수들이 그 전까지는 죽어라 말을 안 들었는데 MLG에서 우승을 한 뒤로는 말을 듣더라고요(웃음). 꼭 코치가 선수 출신이어야 한다? 그걸로 능력의 한계를 구분 짓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오히려 방향을 다르게 잡고 선수들이 못 보는 것도 가끔 보거든요."

경기가 끝나면 가장 먼저 경기석에 들어가 선수들을 안아주는 사람이 손대영 코치다. 한 경기를 이기기 위해 밤낮을 함께 고생한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는 것이다. 이 때가 코치를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다.

"경기에서 이기고 선수들과 함께 기뻐할 때 정말 보람차죠. 또 선수들이 '코치님이 짜준 밴픽 정말 좋았어요'라고 말해줄 때 그 기분은 정말 아무도 모를 거에요. 그 한 마디를 듣기 위해 며칠 동안 영상보고, 분석하고. 그렇게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밝은 e스포츠 문화, 팬들이 만든다
손대영 코치는 e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상당히 깊다. 이번 시즌 조작 논란에 휩싸였던 SK텔레콤 T1을 보며 가장 가슴 아파했던 이가 바로 손대영 코치다. 이에 대해 손대영 코치가 SNS에 남긴 글이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

손대영 코치가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지려고 연습하는 팀은 없다는 것이다. 아니, 지기 위해 존재하는 팀은 없다. 각 팀들의 코칭스태프가 갖는 고난을 알기에 밖에서 몇몇 팬들에게 받는 말도 안되는 평가가 못내 아쉽다. 이는 코칭스태프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선수들에게 쏟아지는 비난 역시 마찬가지다.

"팬들이 무심코 던진 말 한 마디가 선수들에게는 마음의 상처로 남아요. 선수들이 일어나려고 하는 걸 팬들이 눌러버린다고 할까요. 질 때도 있고, 이길 때도 있어요. 패배에만 채찍질을 가하는 건 정말 잔인한 일입니다. 선수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환경은 팬들이 만들어 준다고 생각해요. e스포츠 발전을 위해 팬들이 함께 노력해 주시길 바랍니다."

[LOL STAR] CJ 손대영 코치 "e스포츠에 모든 것 걸었다"

◆영원히 e스포츠와 함께 하고파
손대영 코치는 코칭스태프가 되기 전까지는 김동준 해설위원처럼 멋진 해설자가 되는 게 꿈이었다. 하지만 코치를 하면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팀을 이끄는 역할의 끝을 보고 싶어졌다. 바로 감독이다.

그러다보니 롤모델도 자연스레 바뀌었다. 지금은 한국e스포츠협회에서 경기 위원장을 맡고 있지만 과거 웅진 스타즈를 이끌었던 이재균 감독이나 현재 KT 롤스터 LOL팀 사령탑인 이지훈 감독처럼 되고 싶다는 게 손대영 코치의 바람이다. 언젠가 외국팀에서 감독 제의가 온 적도 있지만 정중히 사양했다. 일단은 현재에 최선을 다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능력이 된다면 e스포츠 업계에서 계속 일을 하고 싶어요. 먼 훗날에는 저도 감독이 될 수 있겠죠? 아마 (강)현종이형이 늙어 죽을 때까지만 감독을 하지 않으면 저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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