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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그랬지] '연습생에서 우승자로' 절친 백동준과 김도우

[그땐그랬지] '연습생에서 우승자로' 절친 백동준과 김도우
2년 전 이 맘 때쯤 만났던 두 선수가 있습니다. 이제는 먼 추억 속으로 사라진 것만 같은 이스트로 시절 한솥밥을 먹다가 소속 팀이 해체하면서 헤어졌던 두 선수. 하지만 운명의 장난처럼 또다시 한 팀에서 만난 인연이 신기해 '절친노트'를 진행했던 김도우와 백동준이 그 주인공입니다.(관련기사
[절친노트] 닮은 듯 닮지 않은 STX '이적 듀오' 김도우-백동준 )2012년 7월 4일 두 선수를 만난 것은 지금은 해체한 STX 소울 숙소에서였습니다. 현재 e스포츠에서 두 선수만큼 불운한 선수들이 또 있을까 싶네요. 소속팀 모두 해체를 거듭하면서 힘든 시기를 거쳐야 했던 백동준과 김도우. 그들의 뒷이야기를 지금부터 들려드리고자 합니다.두 선수와의 인연은 참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09년 이스트로 담당이었던 기자는 숙소에 자주 방문했습니다. 알려졌다시피 이스트로 소속 선수들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힘든 선수 생활을 했습니다. 기자도 숙소에 찾아갈 때 빈 손으로 가지 않았습니다. 꼭 아이스크림이라도 사서 갔던 기억이 납니다.그때 기자가 사온 아이스크림을 나눠주던 막내가 바로 김도우였습니다. 워낙 외모가 특이했기 때문에 뇌리에 확 박힐 수밖에 없었죠. 당시 코칭스태프에게 김도우에 대해 물어보니 독특한 전략을 연구하는 지략가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천편일률적으로 플레이하는 테란 사이에서 자기만의 특성을 가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충분히 갖게 만드는 선수였습니다.백동준은 어땠냐고요? 사실 저조차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김도우가 아이스크림을 나눠 줄 정도의 위치였다면 백동준은 기자가 와도 자리에서 일어설 수조차 없었던 막내였던 것 같습니다. 김도우의 말에 빠르면 당시 백동준은 설거지 수준이 아니라 심부름을 도맡아 할 정도의 위치, 즉 막내 중의 막내라고 볼 수 있었죠. 김도우보다 조금 더 불운한 선수는 백동준이었던 것 같습니다. 김도우가 어느 정도 인지도를 쌓고 백동준이 코칭스태프의 눈에 띌 무렵 이스트로는 해체 수순을 밟았습니다. 그러나 백동준은 소위 말하는 '설거지'를 하던 도중 팀이 해체해 연습생 신분으로 이적을 해야만 했죠.
[그땐그랬지] '연습생에서 우승자로' 절친 백동준과 김도우
김도우는 STX 소울로 입단했고 백동준은 지금은 해체한 화승으로 이적했습니다. 김도우는 테란 라인이 약하다고 평가 받던 소울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었고 백동준은 화승에서 또다시 연습생 신분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었습니다.김도우와 백동준의 인연은 여기에서 끝나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백동준이 이적한 화승이 해체를 선언하면서 두 사람은 또다시 만나게 됐죠. 백동준이 화승 해체 전 MBC게임 개인리그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였고 이를 높이 평가한 STX가 백동준을 영입하게 된 것입니다.팀 해체로 헤어졌던 두 사람이 다시 만나면서 악연(?)이 시작됐습니다. 이상하게 두 선수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였습니다. 백동준이 신인왕을 거머쥐면서 맹활약할 때 김도우의 성적은 곤두박질 쳤고 바로 다음 시즌 프로리그에서는 백동준이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한 반면 김도우는 팀내 2인자로 거듭난 것이죠. 두 사람의 더블 인터뷰에서 알 수 있듯 친하긴 해도 김도우와 백동준은 서로를 '디스'하기에 바빴습니다. 그만큼 친하다는 방증이기도 하죠. 이적 듀오로 팀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겠지만 두 사람은 은근히 서로에게 힘이 되면서 낯선 환경에서 적응해 나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가는 팀마다 해체를 거듭했기에 이미 백동준에게는 '팀 파괴자'라는 별명이 있었습니다. 당시 STX에 입단하면서 백동준이 “드디어 해체 안 할 팀에 입단하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던 기억이 나네요. 물론 백동준 입단에 STX 선수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이 전해지기도 합니다.백동준의 저주 때문이었을까요? 절대 해체하지 않을 것 같던 STX가 모기업의 경영난으로 해체 수순을 밟게 됩니다. 스타크래프트2로 종목을 전화한 뒤 이제 막 적응해 나가던 백동준과 종족을 프로토스로 변경해 주목 받기 시작한 김도우 입장에서는 날벼락과 같은 소식이었을 것입니다. STX는 해체가 결정된 뒤 프로리그 결승전을 치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STX가 절대 우승하지 못할 것이라 말했지만 그들은 리그를 즐겼고 결국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습니다. 우승컵을 받고 그들이 왜 그렇게 많이 울었는지 팬들은 알지 못했겠죠. 그들의 눈물에는 이제 막 정상에 올랐지만 팀이 해체해야 하는 우울한 상황이 겹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들어 있었을 것입니다.이미 팀 체제가 확고하게 자리잡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STX 선수들은 이적할 팀을 찾지 못했습니다. 대부분 선수들이 은퇴를 선언했고 김도우만이 유일하게 SK텔레콤에 이적하는 행운을 누리게 됩니다. 남은 STX 선수들은 최원석 감독 지휘하에 소울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게 됐고 여기에 백동준이 속해 있었습니다.
[그땐그랬지] '연습생에서 우승자로' 절친 백동준과 김도우
힘든 상황에서 백동준은 생애 최초로 WCS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열린 WCS 시즌3 파이널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유일하게 지역 대회와 파이널까지 모두 휩쓴 선수가 됐죠. 최고의 자리에 올랐지만 백동준은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었습니다. 소울은 연습실만 제공해줄 뿐 연봉을 줄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그래도 백동준은 우승자 프로토스가 됐고 SK텔레콤에 입단해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초조해 하던 김도우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었습니다. 이스트로 시절부터 함께 했던 백동준의 우승은 김도우에게 분명 자극이었습니다.결국 김도우는 백동준이 우승한 뒤 약 8개월 만에 같은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우승자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두 사람은 참 묘하게 닮은 행보를 이어가는 듯 보여집니다. 힘들었던 이스트로 시절부터 함께 했던 백동준과 김도우가 나란히 우승자가 된 모습에 뿌듯한 마음도 듭니다. 백동준은 해외 게임단인 마우스스포츠에 입단했지만 얼마 전 팀을 나왔습니다. 해외 언론에서 백동준의 삼성 입단 루머가 솔솔 나오기도 했죠. 백동준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팀을 찾게 된다면 김도우와 백동준은 이제 웃으면서 서로를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이스트로 연습생 시절부터 함께 했던 두 사람이 당당하게 우승자의 신분으로 모든 리그에서 훨훨 날게 되기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두 사람의 앞날에 즐거운 일만 가득하기를 팬들도 응원할 것입니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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