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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BJ '쥬팬더' 박성영 "풀뿌리 e스포츠 지키고 싶어"

'프로'라는 것은 스스로 존재할 수 없다. 아래에서 받쳐주는 '아마추어'라는 존재가 있어야 가치가 있고, 빛을 발할 수 있다. 때문에 아마추어가 활동할 수 있는 무대는 중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빛나는 프로무대를 꿈꾸며, 바라본다.

e스포츠에도 많은 아마추어 선수와 리그가 있지만 오로지 그것만을 위하는 사람은 극소수다. 대부분 프로를 위해 거쳐 가는 단계로만 여기기 때문이다.

최근 트위치TV에서 워크래프트3 챔피언스리그와 하스스톤 프리미어리그를 중계하고 있는 BJ 쥬팬더(본명 박성영)는 오로지 아마추어만을 위한 삶을 살고 있다. 10년 가까이 진행한 게임방송을 통해 조금 더 넓은 무대로 나아갈 역량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그는 스스로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는 데일리e스포츠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마추어 선수들이 활동할 수 있는 중간 단계의 리그를 꾸준히 만들고 싶다. 풀뿌리 e스포츠를 지키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자신이 갖고 있는 비전과 향후 계획들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그는 설레어 보였고, 눈에선 진심이 느껴졌다.

풀뿌리 e스포츠 지킴이를 자처하는 BJ 쥬팬더와 함께 게임과 방송, 그리고 아마추어 e스포츠에 대해 나눈 심도 깊은 이야기들을 데일리e스포츠 독자들에 공개한다.

[피플] BJ '쥬팬더' 박성영 "풀뿌리 e스포츠 지키고 싶어"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워크래프트3 방송부터 시작해 최근에 하스스톤 방송과 리그를 중계하고 있는 '쥬팬더'라고 한다. 본명은 박성영이고, 올해 34살이다.

'쥬팬더'라는 닉네임은 어떤 뜻을 담고 있나?
워3를 즐길 때 '쥬니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했다. 대학교에 와서 한의대생으로 구성된 클랜을 만들었는데, 그 중에서 막내였다. 그래서 '쥬니어'였다. 클랜이 없어진 뒤 다른 클랜에서 활동하게 됐는데 친구가 내 사진에 팬더를 합성했다. 그런데 아무도 그게 합성인지 모르더라. 나조차도 몰랐다. 심지어 본 사진보다 자연스러웠다.(웃음). 그래서 그 때부터 주니어 팬더로 놀림을 받다가 이후 방송할 때 닉네임을 '쥬팬더'로 지었다. 그 때 그 사진을 구하고 싶은데 홈페이지가 없어져서 아쉽다.

언제부터 BJ를 시작했나?
방송은 2008년부터 시작했다. 공중보건의로 보건소에서 3년간 군복무를 했는데 공무원처럼 하루 업무가 끝난 뒤 저녁시간에 주로 방송을 진행했다. 그전부터 워3 리그를 기획하거나 진행했는데 막상 방송을 할 사람이 없더라. 어쩔 수 없이 직접 해야겠다 싶어서 워3 리그 방송을 시작하게 됐다. 다른 사람들처럼 본격적인 방송을 하려한 것이 아니라 할 사람이 없어서 하게 된 것이다. 워3에 이어 하스스톤까지 하면서 현재까지 이어지게 됐다.

워3 때 어떤 리그들을 기획했나?
온게임넷과 MBC게임 양대 방송사에서 워3 개인리그는 있었는데 MBC게임에서 클랜 팀 배틀이 사라진 뒤 단체전이 없었다. 클랜 단위로 뭔가 하고 싶었고, 아마추어 선수들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장이 필요했는데 그게 없었다. 그래서 아는 지인과 함께 대회를 같이 만들어보자 해서 시작한 것이 올스타 클랜 배틀(ACB)였다. ACB 결승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방송을 하게 됐고, 이후 기획과 방송을 같이 했다.

게임은 언제부터 접했는지 궁금하다.
남들에 비해 늦게 시작한 편이다. 유치원 때 저금통을 털어서 오락실에 갔다가 부모님께 걸려 집에서 쫓겨난 적이 있었다. 그날 이후 고등학교 때까지 게임은 거의 못하고 모범생처럼 지냈다. 삼국지 시리즈를 잠깐씩 하거나 누구나 즐기던 슈퍼마리오 외에는 해본 게임이 없었다.

게임을 늦게 접했는데, 기획에 뛰어든 계기는?
고등학교 시절에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가 나왔다. PC방에서 친구들과 가볍게 즐기던 것이 전부였는데, 대학교에 들어간 뒤 스타리그 방송을 보게 됐다. 아마 임요환과 박정석 선수가 대결한 스카이 스타리그 결승전이었을 것이다. e스포츠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가 그 경기를 보고 감동했다. 이후 워3를 접하게 됐고, 스타에서 느낀 감동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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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한의사라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지날 달까지 하고 잠시 쉬게 됐다. 한의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 한의사의 대표적인 세 가지 일이 한의원 개원, 한방병원 부원장 근무, 요양병원 한방원장인데 다 해봤다. 보건의가 끝나자마자 한의원을 개원했는데 너무 힘들어서 2년 만에 접었다. 요양병원에서도 근무했고, 최근엔 한방병원 부원장으로 근무했다. 한 번도 쉰 적이 없었다. 저녁 7시까지 일하고 와서 8시부터 새벽 2시까지 방송하고, 영상 편집이나 업로드를 마치면 새벽 3~4시에 잤다. 매일같이 하루 3~4시간만 자고 출근했다. 그렇게 8년 정도 한의사 업무와 방송을 병행했다.

정말 매일 방송을 했나.
기본적으로 매일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거의 매일 하는 편이다. 현재 목포에서 지내는 중인데 서울에 올 일이 있거나 피할 수 없는 약속이 있는 날엔 못하지만, 약속 끝나고 새벽에 집에 들어가도 1~2시간이라도 방송을 하고 잔다. 방송을 보러 오시는 분들 입장에서 항상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금까진 거의 매일 하고 있다.

매일 그렇게 방송을 하면 피곤할 것 같다.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하는 편인가.
그동안은 못했다. 워낙 체력이 약한 체질이라 먹는 것보다 운동을 해야 체력적인 부분이 보강된다. 운동을 해야 하는데 목포에 내려간 1년 반 동안 운동을 못했다. 목포 내려오기 전에 3개월 동안 잠시 일을 쉰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만든 몸으로 지금까지 버텼다. 이번에 그만두게 된 것도 방송에 집중하고 싶은 것도 있지만, 나이가 드니 체력에 한계가 오더라.(웃음) 한의원 개원 때가 지금보다 더 힘들었는데, 도저히 못 버티겠어서 그만두게 됐다. 아는 분 병원이라 여러 차례 그만 두겠다고 했는데 대체 인력이 없어서 오래 걸렸다.

여가를 즐길 시간이 전혀 없을 것 같은데, 그 부분이 힘들지는 않은가.
시청자들이 제일 많이 질문하는 것 중 하나가 여자친구는 안 만나느냐는 질문이다. 예전에야 있었지만 지금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 그런지 몰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더 재밌다. 친구들도 다 결혼해서 만나기가 힘들다. 다들 애 봐야 한다고 하더라.(웃음) 원래 서울 사는데 목포에 있다 보니 만나기 힘든 것도 있다. 게임으로 알게 된 분들은 직접 만나지 못해도 온라인으로 자주 대화하고 연락하다보니 아직까지 사생활 면에서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아마 술을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다.

한의사 일은 얼마나 쉴 계획인지?
3개월 쉴 때 본격적으로 방송을 준비하고 있었다. 군산에서 요양병원 근무를 하고 있었는데, 그 때 방송할 장소를 구하고 계약까지 한 상태였다. 하지만 아는 분이 병원을 새로 개원했는데 믿을만한 사람이 필요하다 했고, 평소 같이 일하고 싶던 분이라 계획을 수정하고 일하게 됐다. 이제 그만 뒀으니 1~2년은 계획했던 대로 방송에 집중하고 싶다. 길게는 더 오래 하고 싶지만 사람 일은 어찌될지 모르는 것 아닌가. 최소 1년, 길게는 2년 정도 방송을 하고 싶은 것이 현재 생각이다.

[피플] BJ '쥬팬더' 박성영 "풀뿌리 e스포츠 지키고 싶어"

'사람일이 어찌될지 모른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상위 2~30명 BJ들의 수입적인 부분이 사람들에게 노출되기 때문에 BJ가 돈을 많이 번다고 생각한다. 워3 방송할 때는 돈을 벌어본 적이 없다. 정확히 계산해본 적은 없지만 상금 후원이 없었기 때문에 2~3천만 원 정도 내 돈을 쓴 것 같다. 방송하면서 수입이 생기게 된 것은 하스스톤이 처음이다. 아프리카TV의 별풍선 수입도 있지만 유튜브의 수익이 컸다. 방송이란 게 수입적인 부분도 있지만 내겐 꿈같은 것이다.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한의사도 꼭 안정적이라 할 수는 없다. 다 잘 될 수는 없지 않겠나. 지금이야 한의사 일을 하지 않아도 방송만으로도 충분히 활동할 수 있는 상황이 되니 당분간은 집중하고 싶다.

현재 목포에서 지낸다고 했는데, 한의사 일을 쉬면 서울로 올라오는 것인가? 서울로 오면 새로운 계획이 있는지?
현재 지내는 곳의 계약기간이 남아서 내년을 봐야 할 것 같다. 지금으로썬 방송할 수 있는 공간과 사는 공간을 따로 구하는 형태로 가고 싶다. 내년에 서울로 오면 게임 외적인 콘텐츠들도 다루고 싶다. 전공이 한의학이다 보니 건강관련 정보가 담긴 콘텐츠를 다뤄보고 싶다. 하지만 일방적인 정보 전달 콘텐츠는 사람들이 잘 안보더라. 그래서 고민이다. 재밌으면서 유익한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내용은 건강이 될 수도 있고, 다양하다. 여동생은 필라테스 자격증을 갖고 있고, 어머니는 피아노를 전공하신 교사로서 20년간 근무하셨다.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의 전공을 활용해 함께 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일을 그만두면서 새로운 일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겨서 좋다.

한의사 일을 쉰다고 하니 집에서 반대하지 않던가.
일이 아니라 취미로 하니까 별 신경은 안 쓰셨다. 이전엔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지금은 방송활동으로 커버할 수준이 돼서 일을 쉴 수 있게 됐다. 한번은 새벽까지 방송을 마치고 집에 오니 아버지께서 내일 일정 괜찮겠냐고 여쭤보시더라. 새벽까지 내 방송을 보신 것이다. 반대하신 적은 없다. 내가 여태껏 허튼 짓을 한 적이 없기 때문에 믿어주시는 것 같다.

본인의 방송이 인기가 많은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솔직히 유명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대화를 나눠봐서 알겠지만 나는 요즘 흔히들 얘기하는 '선비'과다. 멘트가 재미있고 그런 건 아닌데, 사람들과 말하고 호흡하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다른 BJ와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근성'뿐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방송을 하는 이유는 '항상 내가 그 자리에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은 거다. 매일같이 방송을 하니 군에 입대했던 분이 제대한 뒤 다시 방송을 보러 오더라. 항상 그 자리에서 방송하는 게 개인적인 목표다.

워3와 하스스톤을 주로 방송하는데, 블리자드 게임만 좋아하는 것인가.
작년에 목표에 내려가기 전에 리그 오브 레전드(LoL)도 많이 했다. 대세를 따라서 LoL 방송을 했는데 과도기 같은 기간이었다. 요즘에야 워3 리그가 다시 열리고 있지만 작년엔 중국에서도 대회가 거의 없던 때였다. 인기가 식어가는 상태에서 워3 방송을 해도 시청자 수가 줄어드는 상황이었다. 방송에도 동기부여가 필요한데, 근성만으로 할 수 없는 콘텐츠의 한계를 느꼈다. 나는 게임을 잘 못한다. 게임 BJ이지만 정말 게임을 못한다. LoL 방송을 하는데 당시 시청자가 100명도 안됐다. 꾸준히 하면 늘겠지 생각했는데 스트레스도 쌓이고, LoL을 하다 보니 사람이 거칠어지더라. 내 스스로가 안 좋아졌다. 공격적인 성향으로 변해가는 게 느껴졌다. 그러다 LoL을 같이 하던 친구의 추천으로 하스스톤을 알게 됐고, 인생게임처럼 돼버렸다. 하스스톤은 피지컬이 필요 없는 게임이라 좋다. 최근에 LoL을 다시 몇 판 해봤는데 재밌더라. 이런 말 하면 욕먹겠지만 나는 '진성 티모충'이다. 티모를 많이 사랑한다. 근성밖에 없다고 했는데, 티모로 랭크게임을 2천판 정도 한 것 같다. 최근에 1년 쉬었는데 e메일로 휴면계정 안내가 와서 다시 하게 됐다. 비디오 게임도 가끔 한다. 패드를 잘 못써서 연습하고 있다. 시청자들도 원하기 때문에 키보드로 할 수 있는 비디오 게임을 일주일에 하루씩 진행하고 있다.

본인의 하스스톤 실력은 어느 정도인가?
일반적으로 봤을 때 중하 이하인 것 같다. 게임을 연구하고 분석하는 것을 싫어한다. 보는 분들은 답답해 죽는다. 최근 슬랜더맨이라는 공포게임을 했는데 그 때도 직진하면 되는 걸 괜히 돌아가서 죽는 바람에 시청자들이 답답해했다. 하스스톤에서도 엉뚱한 실수를 하는 흔히 말하는 '발암' 플레이를 자주 한다. 그런 식으로 해서 많은 분들이 좋아하게 됐다. 최근엔 조금씩 공부를 하고 있다. '즐게임'을 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더라. 하스스톤 등급은 전설이지만 전설은 결제하고 시간만 많으면 누구나 찍을 수 있다. 일반 유저 분들은 가볍게 한두 판 하시는데 특별한 목표를 가진 게 아니라면 결제까진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과금 보다 카드를 한 장씩 모으는 재미를 느끼셨으면 좋겠다. 시간만 투자하면 누구나 전설을 찍을 수 있다. 전설까지 가야한다는 목표가 있는 게 아니라면 무과금으로도 충분히 재밌게 즐기실 수 있을 것이다.

하스스톤은 피지컬보다 머리를 써야하는데, 혹시 하스스톤 프로게이머에 도전할 생각은 없는가?
내년에 한 번 도전해볼 생각이다. 올해는 어차피 대회도 없고 준비할 시간도 필요하다. 혼자 준비하면 오래 걸릴 것 같고 주변 친한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짧은 시간 내에 타이트하게 배울 수 있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가능하면 그 과정도 방송 콘텐츠로 만들고 싶다. BJ들이 12시간 연속 방송하기 같은 것에 도전하는데, 하스스톤 선생님을 바꿔가면서 하면 실력도 늘고 시청자들도 재미를 느끼고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선수로서 되던 안 되던 재밌는 경험이 될 것 같다. 출전할 수 있는 대회는 최대한 다 나가보고 싶다. 올해 마스터즈에 한 번 도전한 적이 있었는데 예선 4강에서 떨어졌다. 날 이긴 사람이 본선에 가서 더욱 아쉬웠다.

[피플] BJ '쥬팬더' 박성영 "풀뿌리 e스포츠 지키고 싶어"

BJ와 리그 기획자, 어느 쪽에 더 가까운가?
요즘 많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개인적 욕심은 스트리머 쪽으로 가고 싶은데, 리그에 있어서 기획과 캐스터를 동시에 하는 게 너무 힘들다. 노하우가 쌓인 덕분에 진행과 캐스터, 기획까지 거의 모든 걸 나 혼자 하고 있다. 도와주는 친구들도 있지만 자막이나 오프닝 등을 퀄리티 있게 만들려면 화면 구성도 해야 하고, 개인 BJ들은 할 수 없는 형태의 방송이다. 사람들이 보기엔 단순해보이지만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작업이다. 기획자로 나가 캐스터를 따로 둬야하나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계속해서 고민 중인데, 아직 답은 나오지 않았다.

워3와 하스스톤 외에 또 다른 리그도 계획하고 있는지?
오버워치는 무조건 해볼 생각이다. FPS 게임은 잘 못하는데 가장 큰 이유가 게임 상에서 길치이다. 그래서 걱정이긴 하지만 게임 플레이 자체는 말도 안 되게 못하니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방송에 있어 두 가지 방향이 있는데 다른 사람이 안하는 재밌는 플레이를 하거나, 리그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방송사에서 할 수 있는 메이저가 아닌 마이너 적인 부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오버워치 외에는 아직 잘 모르겠다. 모바일 게임들도 눈여겨보고 있다. 요즘 모바일 게임들이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게 많더라.

사라지다 시피했던 워3 리그를 다시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유행은 돌고 돈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게임에선 유행이라기보다 흐름이란 게 있더라. 초창기 스타크래프트가 메이저 게임일 땐 사람들이 그것만 했다. 어느 정도 시들해질 때 다른 복고 게임들을 사람들이 찾았고, 리니지 같은 방송들이 인기를 얻었다. 그 이후 LoL이 자리를 잡았다. LoL은 내가 느끼기에 살짝 하향세인 것 같다. 더 치고 올라갈 수 없는 위치에 가니 사람들이 지쳐서 스타1이나 워3 같은 옛 게임에 다시 눈을 돌리는 것 같다. 중국에선 워3가 우리나라의 스타1 같은 존재인데 작년보다 워3 리그가 더 많아졌다. 국내에서도 워3 리그에 대한 시청자들의 요구가 많아졌다. 잘 만들면 재밌겠다 싶었다. 스타1이 15년 정도 됐는데, 워3도 5년을 더 해도 충분히 보고 싶어 하는 콘텐츠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현재의 워3 리그를 키운다기 보다 꾸준하게 이끌어가고 싶다. 개인적으로 워3로 돈을 벌지 못했지만 현재의 내가 있을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줬다. 내 방송을 항상 봐주시는 분들이 계신데, 그 분들 중에선 LoL을 싫어해도 내가 하니 봐주시는 분들이 있다. 그런 분들을 위한 방송이다. 방송으로 돈을 벌면 계속 선순환 시켜 리그를 만들고 싶다.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다 트위치TV로 플랫폼을 옮겼다. 이유가 무엇인가?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째는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는 금전적인 부분이다. 워3 방송을 하면서 돈을 많이 써왔다. 하스스톤 방송을 하면서 수입이 생겼지만 사람들이 예상하는 수입보다는 훨씬 적다. 최상위 BJ들을 제외하면 수입이 적은 편이다. 오히려 유튜버들이 안정적이다. 트위치에서 좋은 제안이 있었고 매력적이었다. 또 다른 이유는 트위치TV의 리그 지원에 대한 약속이었다. 아프리카TV에서도 제안은 있었고, 미팅도 여러 번 했다. 금액적인 부분은 차이가 크지 않았고, 오랫동안 아프리카TV에서 쌓아온 것들을 놓고 옮겨야 했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트위치에서 연간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확실하고 명확한 지원을 약속했기 때문에 워3와 하스스톤 리그를 만들 수 있었다. 사실 단순하게 리그를 만드는 것은 매력적이지 않다. 리그 개최가 실질적으로 수입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유튜브 영상 조회수도 개인방송이 리그보다 두 배 이상 높다. 개인적으로 워3 선수들이 국내에서 활동할 무대가 없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또한 하스스톤은 그 풀에 비해 리그에 출전하는 선수가 얼마 되지 않는다. 마스터즈가 아닌 중간 단계의 리그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런 것을 만들고 싶었다. 선수들에게 확실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안정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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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로서, 또 리그 기획자로서 가장 고충을 겪는 부분은 무엇인가?
이 또한 요즘 고민을 많이 하는 부분인데, 하스스톤 방송을 처음 할 땐 기획이란 게 없었다. 리그 외에는 혼자 노는 방송이었는데, 지금은 워낙 잘하는 사람들이 많고, 선수들도 개인방송을 해서 어떻게 하면 내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이 재미를 느낄까 하면서 차별화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콘텐츠를 만들어내야 하는 게 가장 큰 숙제인 상태다. 한의사 일을 쉬는 동안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할 것 같다. 가장 큰 고민거리다. 리그 기획에 대해선 큰 고민은 없다.

'와글와글 하스스톤' 같은 오프라인 행사도 직접 기획한 것인가?
블리자드코리아로부터 행사 장소 대관을 지원 받게 됐다. 방송으로 소통하던 분들과 오프라인에서 호흡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음식 준비에 사비가 들더라도 30~50명 되는 분들 모아서 4시간 가까이 즐길 수 있는 행사를 하면 재밌을 것 같아 기획했다. 만족할만한 행사를 만드는 것은 굉장히 어렵더라. 올해 3회 정도 행사를 진행했는데, 한 번은 개인적으로 아는 친구 가게를 빌려서 하기도 했다. 내년에도 도전해볼 생각이다. 꼭 블리자드의 공식 행사가 아니더라도 소규모로 팬들과 만날 기회를 계속해서 만들 생각이다. 남는 건 추억밖에 없는 것 같다.

5월에 'BJ로 산다는 것'이란 책도 냈다.
나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낸 것이다. 나는 뭐든 돈보다 재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뭔가를 제안했을 때 '얼마 줄래요' 하는 BJ들도 많다. 돈이 되냐 안 되냐에 따라 본인의 시간을 투자할지 선택하는 것이다. BJ들 사이에서 돈 받고 하는 방송을 '숙제방송'이라고 하는데 돈이 안 될 경우 안할 때가 많다. 그렇다고 내가 돈을 안 따지는 것은 아니지만 돈이 기준이 아니라 개인적인 만족감과 재미가 1순위다. 책을 내는 것은 나에 대한 얘기를 재밌게 풀어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막상 책이 나오니 조금 민망하더라.(웃음)

방송을 하는데 있어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지인들에게도, 방송에서도 가끔 언급하는 부분이다. OGN 같은 큰 곳에서 제의가 온다면 재미로 한두 번 할 수는 있겠지만 업으로 방송을 할 생각은 없다. 내가 개최하는 리그를 메이저로 올리는 것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풀뿌리 e스포츠를 지키는 것이 목표다. 메이저에서 할 수 없는 부분을 하고 싶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있다. 방송적인 면에선 '쥬도서관'이나 '쥬띵'이라 불리고 싶다. 그만큼 유튜브 콘텐츠 제작자로서 대도서관과 양띵 두 분은 대단한 것 같다. 특히 양띵의 크루(Crew) 개념은 정말 매력적이다. 혼자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오랫동안 함께 해온 사람들이 같이 클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낀다. 그런 것을 위해 내 스스로가 먼저 콘텐츠 제작자로서 자리 잡아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e스포츠 콘텐츠를 만드는 유튜브 채널 중 구독자 수가 10만 명을 넘는 곳이 없다. e스포츠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앞서 말한 건강관련 콘텐츠로의 확장을 생각한 것이다. 물론 내년이 되면 달라질 수도 있다. 작년과 올해의 생각이 다른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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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시청자들에 한 마디 부탁한다.
꼭 인터뷰라서 하는 얘기는 아니고, 요즘 들어 감사함을 많이 느끼고 있다. 아프리카TV에서 방송할 때는 '관성'처럼 오시는 분들이 있어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감사할 줄 모르게 된다. 트위치로 옮기면서 제 방송을 좋아하고 즐겨봐 주시는 분들이 같이 와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기존 BJ들 중 타 플랫폼으로 옮기거나 변화가 생겼을 때 따라오는 분들이 많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게임도 잘 못하고, 다른 BJ에 비해 재미도 떨어지는 동네 못난 형 같은 방송인데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수가 없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꼭 약속드리고 싶은 것은 어떤 상황이 되던 나는 항상 그 자리에 있을 것이다. 방송에 있어 궁극적 목표는 시청자들과 같이 늙어가는 것이다. 항상 그 자리에 있는 BJ가 되도록 하겠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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