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그나' 이동근이 KT 롤스터로 이적했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대부분의 팬들은 당연히 주전으로 뛸 것이라 생각했다. 롱주IM 시절 보여준 능력이 워낙 출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동근이 팀을 옮긴 지 얼마 되지 않아 '하차니' 하승찬이 재입단했다는 소식이 들렸고 스프링 시즌이 개막한 이후 KT는 계속 하승찬을 기용했다.

이동근이 왜 나오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질 틈도 없이 KT는 상승 곡선을 이어갔고 이동근은 잊혀지는 듯했다. e엠파이어와의 1세트에서도 하승찬이 나오면서 이동근은 하위권 팀들을 상대로도 나오지 않을 것 같았지만 이지훈 감독은 2세트에 이동근을 기용했다.

오랜만에 공식전에 나선 이동근은 "롱주IM에서 데뷔전을 치렀을 때처럼 떨렸다"며 "그동안 나오지 못한 이유는 내가 동료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스킬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털어 놓았다.

다음은 이동근과의 일문일답.

Q 시즌 첫 출전에서 승리했다.
A 롱주IM 시절 챔피언스에 처음 나왔을 때와 같은 느낌이 든다. 오랜만에 나와서 데뷔전을 치른 느낌이다.

Q 경기에 대해 평가를 해본다면.
A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남았다. 오랜만에 나와서 잘하려는 생각 때문에 실수를 몇 번 범했다.

Q 어떤 실수가 있었나.
A 1차 타워를 미는 과정에서 홀로 들어가다가 잡힌다거나 하단 2대2 싸움에서 상대 팀의 칼리스타를 놓친 것 등등이 실수로 기억에 남는다.

Q 경기에 뛰지 못해 초조하거나 불안하지는 않았나.
A 그 생각을 지우기 위해 연습을 정말 열심히 했다. 잠도 줄여가면서 준비했다.

Q KT에서 조용하게 지낸다고 들었다.
A 동료들이 잘해주는데 나는 아직도 어색함이 있다.

Q 소심한 성격인가.
A 먼저 말을 거는 성격은 아니다. 그러다 보니 코치님들이 걱정을 많이 하셨다. 롱주IM 시절에는 연습실이나 경기장에서 말을 많이 하는 편이었는데 KT에 이적하고 나서는 아직 서먹하기에 연습실에서는 말수가 줄었다. 하지만 오늘 경기석에서 플레이를 하다 보니 말을 많이 했다. 자주 경기를 하다 보면 더욱 말이 많아질 것 같다.

Q 알리스타 플레이는 여전히 명품이었다.
A 뽀삐의 W스킬로 인해 진입이 몇 번 막히다 보니까 연습 때보다 잘하지 못했다. '구거' 김도엽 선수가 뽀삐에 대한 이해도가 높더라.

Q 팀 내에서 하승찬과 경쟁을 하고 있다.
A 내가 연습할 때와 하승찬 선수가 연습할 때 이끌어가는 분위기가 다르다. 하승찬 선수가 동료들과 훈련할 때에는 대화가 활발한데 나는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적극적이지 못한 것 같아서 바뀌려고 노력하고 있다.

Q KT에서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
A 우선 내 생각대로 말이 나오고 경기가 풀렸으면 좋겠다. 원만한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 첫 목표다.

Q 하고 싶은 말은.
A 도움을 주시는 이원민 대리님과 감독님, 코칭 스태프에게 감사드린다. 팀 동료들과 친해질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

용산=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