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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대학 리그로 꿈꾸는 'LoL 대잔치'

[기자석] 대학 리그로 꿈꾸는 'LoL 대잔치'
90년대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 종목 중 하나는 농구였다. 만화 '슬램덩크'나 드라마 '마지막 승부'의 영향이 있기도 했지만, 사람들을 농구장으로 이끈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농구대잔치'였다.

83년 시작돼 97년 프로농구가 출범되기 전까지 열린 이 대회는 실업 팀을 비롯해 대학교 팀들이 한데 모인 대회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 역시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며 수많은 여성팬들을 몰고 다녔고, 이는 '오빠부대'의 시초가 됐다. 특히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 농구 팀의 인기는 절정에 달했고, 최근 예능방송에 빠지지 않는 서장훈을 비롯해 현주엽, 이상민, 우지원 등 최고의 스타 선수들을 배출했다.

물론 농구는 현재도 인기가 많은 스포츠 중 하나지만 90년대 농구대잔치의 그것과는 비할 바가 못 된다.

최근 각 축제기간을 맞은 각 대학교에선 리그 오브 레전드 대학생 배틀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긴장감 넘치고 재미있는 경기가 속출하면서 축제의 열기를 더했다.

대학생 배틀을 지켜보면서 대학가에서 여전히 인기가 높은 LoL e스포츠라는 콘텐츠가 규모면에서 더 커지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북미에서는 대학교 리그인 유니버시티 LoL 캠퍼스 시리즈(uLoL)가 열렸다. 북미 전역의 32개 대학교 팀들이 참가해 동서남북부 지역으로 조를 나눠 풀리그를 진행하고 이 경기의 성적을 바탕으로 각 지역의 대표를 정해 토너먼트로 우승 팀을 가린 대회였다. 하버드 대학교, 조지아 공대 등 명문대의 팀들도 다수 출전한 이 대회에선 캐나다의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가 우승했다.

한국의 대학생 배틀도 1년에 세 시즌을 나눠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챔피언스나 챌린저스 코리아처럼 크게 주목을 받진 못하고 있다. 그저 대학생들의 작은 축제 정도로 비춰지고 있다. 물론 대학생 배틀이 프로를 지향하는 대회가 아니기에 당연한 일이지만 최근 uLoL의 동향을 보고 있자니 국제 대학 교류전의 탄생이 머지않았음이 느껴진다.

대학교 팀들이 농구대잔치처럼 현재 프로 팀들과 상시로 대결하는 대회가 열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좀 더 높은 곳을 목표로 하는 팀들을 따로 모아 현재의 토너먼트 방식이 아닌 기간제 리그 방식으로 대회를 진행하고, 여기에 클랜 배틀이나 챌린저스의 팀들까지 합류시킨다면 LoL대잔치가 될 수 있다. KeSPA컵과는 또 다른 의미의 FA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대학교 팀들과 프로를 지향하는 팀들 간에 실력 차는 많이 날 것이고, 농구처럼 대학 졸업 후 실업 팀으로 올라서는 단계가 없기에 대회의 의미가 반감될 것이라는 비판이 따를 수 있다.

하지만 대학 리그가 좀 더 규모가 커져 각 학교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나오고, 더 많은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 그걸로 좋다. 대학교 팀들은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고, 대중의 관심이 필요한 프로지향 팀들은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서로에게 부족하고 필요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대학가의 한 문화로 정착된다면 e스포츠 전문 매체를 떠나 더 많은 언론에서 e스포츠를 주목할 수 있다. '명문대'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나라에서, 대학생들 스스로가 게임과 e스포츠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고, 언젠가 열리게 될 국제 대학 교류전에서의 경쟁력도 미리 갖출 수 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LoL이 농구대잔치 절반만큼의 파급효과만 가질 수 있다면, 라이엇 게임즈가 꿈꿨던 LoL의 온국민 스포츠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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