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격적인 이적 시장 개방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로 진출했던 선수들 중 다수가 한국으로 유턴할 것이라는 관측이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한 프로게임단 감독은 지난 8월 서머 시즌이 끝난 직후에 이미 "중국으로 간 이름값 있는 선수들 중 일부가 2017년에 한국 무대로 복귀를 원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2016년 이적 시장 분위기를 전망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그나마 자금 여력이 있는 몇몇 팀들이 매년 오르는 선수들의 몸값을 맞추기 위해 노력 중인데, 현재와 비슷한 수준의 급여 지출이라면 국내로 유턴하는 선수들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이 몸값을 낮춰가면서까지 한국팀 복귀를 원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롤드컵 상금이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롤드컵은 올해 처음으로 소셜 펀딩 방식을 도입했는데, 팬들이 적극 참여하면서 2015년 2백만 달러 수준이던 총상금이 5백만 달러 규모로 증가했다.
우승팀 상금은 1백만 달러에서 2백만 달러 이상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준우승 팀은 25만 달러에서 76만 달러로 3배가량 늘었다. 소셜 펀딩이 올해 첫 시도인 것을 감안하면 2017년에는 총상금 규모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롤드컵에서 상위권에 입상할 경우 부족한 연봉을 상금으로 충분히 메울 수 있다는 판단이 들어서인데, 벌써 롤드컵 4연패를 이뤄낸 한국은 다른 지역보다 우승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에드워드 게이밍에서 활동하던 '폰' 허원석과 '데프트' 김혁규는 데마시아 컵을 끝으로 팀과 결별할 계획이라 발표했고, 로얄 네버 기브업의 '마타' 조세형과 '루퍼' 장형석도 이번 시즌을 끝으로 중국 무대를 떠날 것이라는 루머가 나온 바 있는데, 이처럼 중국 무대에서 활약하던 선수들이 매물로 나오면서 해외파의 한국 복귀설도 힘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뿐만 아니라 북미에서 뛰던 선수들 중 일부도 국내 복귀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올해 역시 선수들의 해외 진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북미에서는 여전히 한국 선수들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고, 유럽에서는 정통 스포츠 클럽들이 e스포츠 시장에 뛰어들면서 판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된 선수들의 한국 복귀는 아직까지 아무것도 정해진 바 없지만 가능성은 높게 점쳐지고 있으며, 실제로 선수들의 해외 진출과 국내 복귀가 한데 뒤섞일 경우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한 이적 시장이 될 전망이다. 과연 어떤 선수가 해외로 나가고, 어떤 선수가 국내로 복귀해 리그의 판도를 바꿀지, 향후 열릴 이적 시장에 벌써부터 귀추가 주목된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