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스포츠의 오랜 숙원 중 하나는 정식 스포츠로 인정 받는 것이다. 그리고 2017년은 e스포츠가 올림픽 및 아시안게임의 정식 종목으로 논의되며 정식 스포츠화에 불을 지핀 한해였다.
지난 8월 파리 올림픽 유치위원회의 공동 유치위원장 토니 에스탕게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e스포츠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이 시작이었다. 당시 토니 에스탕게는 "우리는 e스포츠 대표 및 IOC(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 국제올림픽위원회)와 2024년 e스포츠의 올림픽 참가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며 논의 가능성을 열었다.
하지만 IOC의 토마스 바흐 총재가 e스포츠의 정식 종목화에 반기를 들며 들뜬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바흐 총재는 파리 올림픽 유치위원장 토니 에스탕게의 발언 이전인 4월부터 e스포츠에 대해 "우리는 e스포츠가 신체 활동과 관련된 정식 스포츠인지 명확하게 결정 내릴 수 없고, e스포츠는 올림픽이 갖고 있는 가치에 반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토니 에스탕게의 발언 이후, 자신의 생각을 다시 한 번 전달했다.
바흐 총재는 8월 말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outh China Morning Post)와의 인터뷰에서 비디오 게임이 가진 폭력성이 올림픽 정신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어 도핑이나 규칙 위반을 감시하는 업계 규제 기관이 부족하다는 근거를 더했다.
다만 바흐 총재의 발언은 비디오 게임과 정식인가 국제기구인 국제e스포츠연맹(International e-Sports Federation, 이하 IeSF)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것 아니냐는 비판을 들었다.

바흐 총재의 부정적 언급에 제동이 걸리긴 했으나 e스포츠의 올림픽 정식 종목화 가능성은 꽤나 긍정적이다. 우선 지난 4월 아시아 올림픽 평의회(OCA)와 알리스포츠가 파트너십을 맺어 2017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에서 열리는 제5회 실내 무도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201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과 2022년 중국 항저우에서 개최될 아시안게임 종목에 e스포츠를 포함시키기로 한 것이다.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가 좋은 성적을 낸다면 올림픽 또한 동할 수 있다. 더욱이 e스포츠의 정식 스포츠화와 아시안게임 종목화를 도왔던 알리스포츠가 2018 하계 및 동계 올림픽에 대규모 후원을 진행한 바, 긍정적인 입김을 넣을 수 있으리란 추측이 가능하다.
또한 10월 28일 스위스 로잔에서 진행된 제 6차 정상회의에서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시범 종목 테스트, 독립 시험 기관의 설립 등의 주제와 함께 e스포츠에 대한 논의가 진행돼 종목화 가능성을 드높였다.
e스포츠의 특수성이 가져오는 문제점은 남아있지만, 올림픽 유치위원장과 IOC 총재, IOC 정상회의에서 종목화가 논의됐다는 것만으로도 성과는 분명하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