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롤스터는 2017 시즌 엄청난 기대를 모았다. 한국과 중국에서 날고 긴다는 선수들을 한 팀에 모으면서 '슈퍼팀'이라는 호칭까지 얻었다.

하지만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스프링 스플릿을 3위로 마친 kt는 포스트 시즌에서 MVP와 삼성 갤럭시(현 KSV)을 연파하면서 결승에 올라갔지만 SK텔레콤에게 0대3으로 완패하면서 우승하지 못했다.

서머에서도 정규 시즌을 2위로 마친 kt는 포스트 시즌에서 SK텔레콤에게 리버스 스윕을 당하면서 월드 챔피언십에 쉽게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놓쳤고 한국 대표 선발전 최종전에서 삼성에게 완패하면서 중국행 티켓을 날렸다.
2018 시즌을 앞두고 kt는 지휘봉을 잡고 있던 이지훈과 결별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의 창단을 함께했고 5년 동안 팀을 이끌면서 슈퍼팀의 창설을 이뤄낸 이지훈 대신 오창종에게 팀을 맡기면서 변화를 시도했다. 오창종이 감독 대행 자리에 올랐지만 슈퍼팀의 구성원들은 변하지 않았다. 2017년 큰 기대를 모았던 선수들은 2018년에도 의기 투합하기로 했고 '러시' 이윤재, '유칼' 손우현이 합류하면서 선수층이 두터워졌다.


◆바뀐 지도자, 달라진 색깔
kt의 가장 큰 변화는 감독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지훈 감독에서 오창종 감독 대행으로 바뀌면서 다른 색깔을 내려고 준비중이다.

오창종 감독 대행은 단합과 호흡을 중시한다. 슈퍼팀이라고 불릴 정도로 선수 개개인이 쌓아 올린 경력이 훌륭하고 경험도 풍부하지만 개인기에 의존하기 보다는 팀으로 하나된 모습을 보이기를 원한다. 여기에 코칭 스태프와 사무국까지 하나로 녹아들어가서 kt 롤스터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내려 노력하고 있다.

오창종 감독 대행의 데뷔전은 성공적이었다. 롤드컵이 끝난 이후 치러진 KeSPA컵에서 kt는 롱주 게이밍(현 킹존 드래곤X)을 3대2로 물리치면서 정상에 올랐다.

오 감독 대행은 "다른 팀들이 전력투구하지 않은 대회였기에 kt가 완벽한 조직력을 갖춘 팀으로 변모했다고 평가하기에는 모자란 점이 많다"라면서도 "2017 시즌보다 나아진 팀워크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얻은 첫 성과라는 점은 기억하고 가겠다"라고 말했다.


◆시끄러운 팀이 되어라 2017년 kt 롤스터는 두 명의 오더에 의존했다. 톱 라이너 '스멥' 송경호가 상체를 지휘했고 서포터 '마타' 조세형이 하체를 지휘했다.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들이었기에 라인전에서 대부분 이겼지만 오더를 내리는 선수가 2명이다 보니 순간적으로 판단이 엇갈리는 경우가 생겼고 운영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 결과 kt는 가장 많은 역전패를 당하는 팀이라는 오명도 떠안았다.

2018년 구성원의 변화가 전혀 없는 kt는 오더 문제를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과제였고 오 감독 대행은 색다른 방식으로 풀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송경호와 조세형이 상체와 하체를 맡는 것은 똑같이 가져가되 다른 선수들이 더 많이 대화에 참가하면서 의사 결정을 내리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 한두 명의 명령에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여러 명이 의견을 내면서 최선의 방향으로 답을 내리기로 한 것. 2018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kt 코칭 스태프는 더 많이 의견을 개진하라고 주문하고 있고 선수들도 '수다스러워' 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오 감독 대행은 "잘 풀릴 때에는 말수가 적어도 문제가 되지 않지만 팽팽한 상황이나 끌려갈 때에는 선수들 전원이 시끄러워져야만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라면서 "스프링을 준비하면서 모두가 의견을 개진하고 최선의 답을 빨리 찾아내는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팀워크 맞추다 보면 결과 나올 것"
2017년 롤드컵 진출을 눈앞에 뒀다가 날려 버렸기에 kt 롤스터의 2018년 목표는 당연히 롤드컵 진출일 것이라 예상된다. 오창종 감독 대행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롤드컵 진출이라는 결과를 목표로 내세우기 보다는 팀워크로 하나되는 kt라는 목표를 추구하다 보면 좋은 결과는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고 했다.

2017년 kt의 발목을 잡았던 실수들을 줄이고 팀워크를 끌어 올리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힌 오 감독은 "새로 들어온 이윤재나 손우현, 손승익 코치까지 어우러져서 kt라는 색깔을 만들고 팀워크로 하나되는 2018년을 만들겠다"라고 목표를 밝혔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