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패나 세트 득실 등 세부 요건을 배제하고 순위만 놓고 봤을 때 아프리카 프릭스의 상승세가 눈에 들어온다. 2017년 서머에서 5위였던 아프리카는 이번 스프링에서는 2위로 점프했다. 그 어떤 팀도 아프리카보다 순위가 많이 오른 팀은 없다.

스프링 초반에 킹존 드래곤X와 KSV라는 강팀을 만나 패했지만 락스 타이거즈, bbq 올리버스, SK텔레콤 T1, 콩두 몬스터, MVP를 연파하면서 5연승을 질주,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1라운드 막판 진에어에게 덜미를 잡힌 아프리카는 킹존에게 또 한 번 패했지만 그 뒤로 7연승을 달리면서 2위를 확정지었다.
아프리카의 상승세를 예상한 전문가는 꽤 있었지만 초반부터 위쪽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고는 전망하지 않았다. 5연패에 빠지면서 하위권에 랭크된 SK텔레콤의 자리를 꿰찬 아프리카는 스프링 내내 그 자리를 놓치지 않았고 결국 창단 이래 최고의 순위로 정규 시즌을 마쳤다.
아프리카는 신인을 기용하는데 조급증을 내지 않았다. 10명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아프리카는 시즌 대부분을 5인 체제로 꾸렸다. 지난 해부터 호흡을 맞춘 4명에 새로 합류한 톱 라이너 '기인' 김기인으로 주전을 구축했고 김기인과의 합이 들어맞을 때까지 그대로 유지했다. 1라운드에서 신예가 기용된 경기는 1월23일 열린 킹존과의 대결에서 '에이밍' 김하람이 한 세트를 소화한 것이 유일하다.
5연승 뒤 2연패를 당하면서 2라운드를 시작한 아프리카는 2월27일 원거리 딜러로 김하람을 내세웠다. KSV를 상대로 두 세트를 모두 소화한 김하람은 합격점을 받았고 3월8일 락스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도 또 출전했다. '일베 용어' 사용 논란에 휩싸인 선수를 내보내며 아프리카 프릭스의 선수 기용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긴 했지만 이 경기에서도 아프리카는 이겼다.

상위권에 안착한 상황에서 아프리카는 정글러의 경쟁력도 시험했다. 1라운드에서 다양한 챔피언을 선보이면서도 승수를 올리며 개척자 이미지를 다진 '스피릿' 이다윤에게 휴식을 주고 '모글리' 이재하에게 경험을 쌓을 기회를 준 것. 이재하는 3월1일 SK텔레콤과의 경기에서 1, 2세트를 소화했고 이후 다섯 경기에 더 나오면서 세트 기준으로 7승4패의 준수한 성적을 올리며 아프리카의 엔트리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었다.
매 시즌 5강 안에 들었던 아프리카는 확실하게 업그레이드된 기량과 호흡으로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와일드 카드전이 아닌 플레이오프 단계에서 상대를 기다릴 전력으로 거듭났다.
포스트 시즌에서 아프리카가 어떤 경쟁력을 보여줄지, 창단 첫 정규 시즌 2위를 넘어 첫 결승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