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핀은 깜짝 픽을 두려워하지 않는 팀이다. 이미 지난 스프링 결승전에서 탈리야와 판테온으로 하단 조합을 꾸려 SK텔레콤을 압박했던 바 있다. 1세트에서 이 조합을 사용한 그리핀은 3세트에서 또 다시 쓰면서 '우리는 틀리지 않았어'라는 명제를 고집했기에 패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김대호 감독은 27일 진행된 미디어데이 인터뷰를 통해 픽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전략 픽으로 인한 패배에 부담이 없다고 전한 김 감독은 "예를 들어 오리아나가 통계상 0승 14패일지라도 통계에 의존하지 않고 주관적으로 나가겠다"며 "탈리야-판테온이 지난 스프링뿐 아니라 결승마다 계속 졌다고 해고 괜찮으면 거리낌 없이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호 감독은 "선수들과 의논한 결과 좋다고 판단이 내려진 챔피언이라면 언제든 쓸 수 있다"라며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리그 오브 레전드 유러피언 챔피언십에서 등장해 화제를 모은 가렌-유미로 구성된 '캣타워' 조합 역시 등장 가능성이 있다. 그리핀은 대담하게 독특한 픽을 꺼내드는 것을 주저하는 팀이 아닐 뿐 아니라 비원거리 딜러를 적극 사용하는 팀이기에 쓸 확률이 높다고 예상되고 있다.
그리핀의 서포터 '리헨즈' 손시우는 가렌-유미 조합에 대해 "생각해본 적 없는 조합인데 승리로 이어졌다는 점이 놀라웠다. 둘의 조합이 생각보다 밸런스가 잘 잡혀 있어 굉장히 좋다고 생각하는 편"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손시우는 "박도현이 유미가 나오기 전에도 가렌을 꽤나 좋아했다"라며 "만약에 가렌-유미를 하게 된다면 박도현이 먼저 말을 꺼내지 않을까"라는 말로 깜짝 카드로 기용할 수도 있다고 내비쳤다.
캣타워 조합을 구성하기에는 여러 난점이 있다. 9.16 패치를 통해 또 한 번 유미가 하향을 받았음은 차치하더라도 SK텔레콤이 포스트 시즌을 치르며 꾸준히 유미를 금지했기 때문. 하지만 SK텔레콤 김정균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 밴픽의 변화를 암시했다. 김정균 감독은 "팬들이 우리가 유미를 어떻게 할지 궁금해 할 것 같은데 이를 생각하고 1세트를 보면 재미있을 것"이라는 말로 유미가 등장할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
서포터 '에포트' 이상호는 시즌 내내 유미를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지만 SK텔레콤은 포스트 시즌과 정규 시즌에 꺼내지 않았던 다양한 챔피언들을 선보이고 있다. 미드 라이너인 '페이커' 이상혁을 비롯해 톱 라이너 '칸' 김동하와 이상호 모두 포스트 시즌 9세트를 치르면서 7개의 챔피언을 활용했다. 원거리 공격형 챔피언을 잡았을 때 빛이 나는 '테디' 박진성을 보유한 만큼 가렌을 사용할 확률은 낮아 보이지만 유미를 활용한 새로운 밴픽 양상을 기대해볼 수 있을 듯하다.
◆정규 시즌 18개 챔피언 '쵸비'-PS 팔색조 '페이커' 맞대결
결승전이 진행되는 9.16 패치 버전에서는 미드 라이너용 챔피언들의 대규모 밸런스 조정이 진행됐다. 아칼리 정도를 제외하면 톱 티어 챔피언이 사라진 현 상황에서 다양한 챔피언들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양 팀의 미드 라이너 '쵸비' 정지훈과 '페이커' 이상혁의 넓은 챔피언 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SK텔레콤은 이상혁의 넓은 챔피언 폭에 힘입어 레드 진영을 선택해 중단 챔피언을 숨기는 밴픽 전략을 취했고 마지막 픽으로 에코, 카사딘 등 깜짝 카드를 꺼내 상대의 노림수를 무너뜨렸다. 지금까지 공식 대회에서 총 65개의 챔피언을 꺼내든 바 있는 이상혁이기에 결승전에서 어떤 카드를 꺼내 들어도 놀랍지 않다.
김현유 기자 hyou0611@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