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퀴즈 번트는 다른 번트와는 달리 득점으로 연결될 수 있는 기회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스퀴즈’라는 말을 붙였을 것이다. 번트를 대면 3루주자가 죽기 살기식으로 힘을 다해 홈으로 뛰어든다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말로 보인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의하면 스퀴즈라는 단어는 고대 영어 ‘Cwysan’에서 변형돼 1600년 무렵 ‘강력하게 누른다’는 의미의 ‘Quease’에서 유래했다. 고대 영어 말의 기원은 독일어 ‘Quetschen’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하지는 않다. ‘압착하다’는 의미의 독일어에 접두사 ‘Squ’가 붙어 현재의 뜻으로 사용됐다는 설명이다.
스퀴즈 번트는 스퀴즈 플레이로도 불린다. 야구에서 일종의 전략이라는 의미이다. 스퀴즈 번트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자살 스퀴즈(Suicide Squeeze)’와 ‘안전 스퀴즈(Safety Squeee)이다. 자살 스퀴즈는 3주 주자는 무조건 뛰고, 타자는 번트를 대야 한다. 주로 3루코치가 감독의 사인을 받아 지시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 투수가 볼을 높게 던져 피하거나, 타자가 번트를 실패하면 3주 주자가 홈에서 아웃당할 수 있는 위험성이 높다. 번트를 높게 대거나 플라이 아웃되면 3루 주자도 동시에 더블 아웃으로 연결된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성공하면 확실히 득점으로 이어진다. 9회 동점이나 1점차 승부일 때 벤치에서 이 작전 지시를 내리는 경우가 많다. 보통 번트 능력이 확실한 타자에게만 적용한다.
안전 스퀴즈는 타자가 번트를 댄 후에 상황을 보고 3주 주자가 홈으로 뛰는 경우를 말한다. 1982년 잠실운동장에서 벌어진 세계야구선수권대회 결승 한국과 일본전에서 김재박이 3루주자 김정수를 두고 이 방법을 시도했다. 당시 2대1로 뒤진 8회말 한국은 일본에 안타 2개만을 뽑아내며 밀리고 있었다. 김재박은 보내기 번트로 3루로 진루한 김정수를 두고 일본 투수의 높은 공을 개구리처럼 점프를 뛰며 번트를 3루 방향으로 기습적으로 댔다. 김재박은 벤치에서 사인은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돌발적으로 번트를 시도, 김정수를 홈으로 불러 들였던 것이다. 김재박의 일명 ‘개구리 번트’로 기세가 살아난 한국은 이어 한 대화가 3점 홈런을 터뜨려 5-2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우승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