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 용어에서도 ‘메리 고우 라운드’라는 말을 쓴다. 루상의 주자가 만루 시 투수가 상대타자에게 볼넷이나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해 3루주자가 득점을 올리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말로는 ‘밀어내기’라고 말한다. 일본어로는 ‘오시다시(押し出し)’라고 말한다. 억지로 눌러서 내보낸다는 뜻이다. 밀어내기라는 우리 말은 일본어에서 유추해 만들어 낸 것으로 보인다.
밀어내기를 허용하면 1점을 그냥 내주고 아웃카운트나 주자 상황도 전혀 바뀌지 않는다. 다만 타자만 다음 타순으로 바뀔 뿐이다. 투수들은 간혹 공을 잘 때리는 강타자를 만날 경우 정면승부로 많은 점수를 내주는 것보다 볼넷이나 몸에 맞는 공으로 한 점만 허용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강타자를 피하고 다음 타자와 승부를 벌여 점수를 적게 주려는 계산으로 밀어내기 전략을 펼치는 것이다.
하지만 대개 투수들의 불안정한 공 컨트롤 때문에 생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주자가 꽉 찬 만루 상황에서 아무리 배짱좋은 투수라 할지라도 마음먹은대로 공을 던지기는 쉽지 않을 일이다. 스트라이크나 볼을 평소처럼 선택해서 던지는 것이 잘 되지 않는다. 투수가 컨트롤 난조를 보이면 밀어내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밀어내기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은 끝내기를 당했을 때다. 프로야구서도 밀어내기 끝내기 상황이 간간히 벌어진다. 미국 메이저리그 역사상 밀어내기 끝내기는 6번 정도 있었다고 한다. 기록를 공식 집계하기 시작한 1955년이후는 딱 두 번있었다. 1998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홈런타자 베리 본즈와 2008년 텍사스 레인저스 조시 해밀턴이 밀어내기 주인공이었다.
KBO리그서는 2011년 6월17일 LG트윈스와 SK와이번즈전 9회초 1사후 4-1로 LG가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LG 신인투수 임찬규와 이대환이 5연속 볼넷, 4연속 밀어내기와 1안타를 허용하며 5점을 내주고 6-4로 패했다.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 역시 2011년 4월3일 3연속 밀어내기를 내주는 진기록을 작성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