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롤스터 미드 라이너 '유칼' 손우현과 정글러 '기드온' 김민성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스프링 시즌에 대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 시즌이라고 연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손우현은 1라운드에서 2021년 첫 통신사 더비인 T1전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를 견인했고 담원 기아와의 경기에서도 '쇼메이커' 허수를 상대로 빅토르를 플레이하며 1세트 승리를 이끈 바 있다.
kt 숙소에서 만난 손우현과 김민성은 경기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자신감과 믿음, 신뢰를 꼽았다. 어떤 계기, 또는 이유로 3개의 키워드를 뽑게 됐는지 함께 들어보자.

A '유칼' 손우현=집에 갔는데 친구들이 다 군대에 있어서 만나지 못했다. 코로나19 때문에 밖에도 잘 다니지 못했다. 그냥 집에서 계속 쉬었고 집 주변에 맛있는 식당이 많아 가족들이랑 맛있는 거 많이 먹었다. 게임은 많이 하지 않았고 적당히 감을 안 잃을 정도만 한 것 같다.
A '기드온' 김민성=집이랑 숙소가 많이 가까워서 자주 왔다갔다했다. '노아' 오현택, '도브' 김재연이랑 세 명이서 같이 있으면서 각자 솔로 랭크를 했다.
Q 기드온에게) 이번 시즌 LCK에 데뷔했다. 주변 친구들의 반응이 어떤지 궁금하다.
A '기드온' 김민성=학교 때부터 친했던 친구들이랑 만난다. 근데 개인적으로 내가 이번 스프링을 잘 못했다고 생각해서 친구들 사이에서 조금 놀림거리가 됐다(웃음).
Q 유칼에게) 이번 시즌 들어 새로운 동료들과 호흡을 맞췄다. 선수들의 스타일과 분위기는 어떤가.
A '유칼' 손우현=약간 학교 다닐 때 느꼈던 기분이다. 모두 활기차고 좋은 분위기를 유지 중이다. 다들 잘 어울리기 때문에 분위기 메이커가 딱히 있는 것 같지는 않다.
Q 유칼에게) LCK 스프링 2라운드부터 합류한 '기드온'은 어떤가.
Q 기드온에게) 개인적으로 '유칼'은 어떤가.
A '기드온' 김민성=(손)우현이형이 재미있는 성격의 소유자여서 개인적으로 팀 내 분위기 메이커라고 생각한다. 일단 흐름을 타면 굉장히 활기차고 평소에도 별로 우울해하지 않는 편이라서 그렇다.
Q 기드온에게) 스프링 2라운드 전에 1군으로 콜업됐고 주전으로 첫 시즌을 보냈다. LCK에 데뷔한 소감이 어떤가.
A '기드온' 김민성=막 엄청 기쁘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그냥 진짜 '한 번 해보자'라는 마인드로 했던 것 같다.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
Q 기드온에게) 적응하는데 문제는 없었나.
A '기드온' 김민성=처음에는 약간 어색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전부 적응한 것 같다. LCK CL에서 뛰다가 LCK에 올라왔는데 확실히 라이너와 정글러들의 체급이 다르다. 아직까지는 경기 운영도 많이 차이 나는 것 같다.
Q 기드온에게) 관계자들 사이에서 특급 유망주라는 평가가 많았다. 어떻게 생각하나.
A '기드온' 김민성=결국에는 대회에서 이기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의견들은 감사하지만 언제든지 이길 수 있는 선수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Q 기드온에게) 팀에서 누가 가장 잘 챙겨줬나.
A '기드온' 김민성=처음에는 다 어색했다. 내가 워낙 친화력이 좋은 편이라 처음에는 어색해도 나중에 친해져서 좋았다.

A '유칼' 손우현=지금 잘하고 있는 것 같아서 조언해 줄게 없다. 경기를 져서 자신감이 떨어진 것도 아니고 하고 싶은 대로 못하는 거라고도 생각 안 한다. 지금 갖고 있는 자신감을 안 잃으면서 플레이하면 좋을 것 같다.
Q 유칼에게) '도브' 김재연과 주전 경쟁을 하면서 시즌을 보냈다. 본인과 차이를 얘기하자면.
A '유칼' 손우현=아마 나 같은 경우는 폭발력, '도브' 같은 경우는 안정성 차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챔피언 폭과 라인전 스타일, 교전 스타일도 조금씩 다르기도 하다.
Q 유칼에게) 지난 스프링을 돌아보자면.
A '유칼' 손우현=스프링 1라운드까지는 안정성이랑 폭발력 둘 다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2라운드에서는 안정성을 잃어버려서 조금 아쉬웠다. (메타 변화도 영향이 있었나) 조금 개인적으로 멘탈이 흔들렸던 것 같다. 메타는 딱히 크게 변했다고 생각 안 하기 때문에 그 부분은 별로 문제가 없는 것 같다. 또 내가 중심을 잡았어야 했는데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다.
Q '유칼'은 빅토르로, '기드온'은 리 신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혹시 최애 챔피언인가.
A '유칼' 손우현=나는 사일러스를 제일 좋아하는데 빅토르도 그만큼 좋아한다. 스프링 메타 자체가 메이지 챔피언 메타이지 않았나. 개인적으로 메이지 챔피언 상대로 빅토르가 좋다고 생각해 연구를 했는데 굉장히 좋더라. 그래서 자주 사용했다.
A '기드온' 김민성=개인적으로 기동성이 좋은 챔피언을 좋아한다. 예를 들어 니달리, 리 신, 킨드레드 같은 챔피언들이다. 사실 리 신이 준비된 픽은 아니었는데 밴픽하고 나서 보니 리 신을 꺼낼 타이밍인 것 같아서 꺼낸 것 같다. 연습 때도 한 번도 안 하다가 옛날 감으로 리 신을 꺼낸 것이다. 내 피지컬을 믿고 했다.
Q 이번 스프링 메타에 대한 견해도 궁금하다. 미드-정글 호흡이 중요했던 것 같은데.
A '유칼' 손우현=미드는 일단 메이지 메타였고 맵에 있는 강가를 잡는 쪽이 경기 자체를 유리하게 가져가는 경향이 있었다.
A '기드온' 김민성=팀 게임에 대해서 배운 지가 많이 안 돼서 모르는 것들이 많았다. 시야적인 부분에서도 아쉬운 것들이 많았다. 그런 부분들이 상대적으로 다른 팀에게 밀렸고 전체적으로 정글이 중요했던 메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쉬웠다. 그래도 한 시즌을 뛰다 보니 어느 정도 틀이 잡힌 것 같다. 이제 어색한 것도 없어서 다음 시즌에는 폼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무래도 스프링 보다 서머 때 많이 잘할 것 같다.
Q 오프라인 경기를 오랫동안 치르지 못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중 어떤 것을 더 선호하나.
A '유칼' 손우현=오프라인이 더 나은 것 같다. 현장에서 헤드셋을 끼고 플레이를 해도 킬이 나오면 함성이 조금이나마 들린다. 팬들의 함성을 들으면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느낌을 받아서 더 재미있다. 오프라인이면 신인이 많은 팀은 고전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긴장했을 확률이 높았을 것 같고 오히려 경험 있는 팀들이 잘하지 않았을까 싶다.
A '기드온' 김민성=오프라인 경기를 한 번도 안 해봤는데 하게 되면 많이 떨릴 것 같다. 일단 지금은 온라인이 더 좋다. 처음부터 온라인으로 하기도 했고 익숙해져 있어서 그렇다.
Q 가장 까다로웠던 팀과 선수를 각자 뽑아보자면.
A '유칼' 손우현=한화생명e스포츠의 '쵸비' 정지훈이 제일 까다로웠다. 라인전에서 내가 유리하게 가져가도 '쵸비'는 말린 것에 대한 복구 속도가 빠르더라. 그게 제일 까다로웠다. 팀은 담원 기아가 제일 힘들었던 것 같다.
A '기드온' 김민성=까다로웠던 팀은 담원 기아고, 선수는 '캐니언' 김건부다. 담원 기아는 상대 정글러를 상대하는 데 있어 정말 잘하는 것 같다. '정글 조이기'를 대회 때 처음 당해봤다. 정글 주도권에서 한 번 밀리면 경기 끝날 때까지 조이고 들어온다. 이런 것을 우리 팀도 나중에 잘 맞춰서 하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팀이었다. 너무나 까다로웠다.

A '기드온' 김민성=내가 혼자 동료들에게 벽을 쌓은 것 같다. 연패할 때는 자신감도 많이 없었고 동료들에게 휩쓸려 줏대 있게 플레이하지 못했다. 그런 것들이 쌓이다 보니 연패하면서 무너진 것 같다. 내 입장에서는 나한테 집중된 것 같아 조금 부담 됐었다.
Q kt만의 스타일을 얘기하자면.
A '유칼' 손우현=우리는 교전을 많이 좋아한다. 다들 한 명씩 떼놓고 봐도 교전을 좋아한다. 그럼에도 교전 만드는 법을 잘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조금씩 맞추는 중이라 나중에는 더 나아질 것이다. 5대5 대규모 전투보다는 순간순간 나오는 1대1, 2대2 전투 위주로 하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A '기드온' 김민성=나도 (손)우현이형이랑 같은 생각이다. 더 해봐야 확실하게 알 것 같다.
Q 경기를 준비하거나 치르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A '유칼' 손우현=항상 자신감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자기가 설계한 전략이 있더라도 어떤 이유에서든지 틀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깔고 들어가야 한다.
이어서 얘기하자면, 자신감이 있다고 불가능한 것을 전부 가능하게 만들 수는 없지만 긍정적인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배운 것도 있지만 2018년 당시에 내가 자신감이 차 있는 상태로 플레이하니까 상대가 위축돼 있다는 것을 몸소 체감했다. 그때부터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상대가 나한테 위축돼 있다는 것을 느끼면 되게 플레이하기 편하다.
A '기드온' 김민성=신뢰와 믿음이다. 스프링 때는 나한테도 믿음이 없었고 동료한테도 없었다. 그래서 뭘 해도 맞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경기에 대한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는가.
A '유칼' 손우현=기존에는 항상 잠으로 풀었었다. 그런데 요즘 한강에 가기 시작했다. 자주 걸으니까 기분도 좋고 병원에서도 허리 건강에는 걷는 게 좋다고 하더라. 그래서 자주 가려 한다. 물리 치료도 꾸준히 받고 있다.
A '기드온' 김민성=나도 최근 한강에서 많이 뛰었다. 양화대교 쪽으로 운동 겸 뛴다.
Q 두 선수 모두에게 올해 개인적인 목표가 궁금하다. 팀 목표는 당연히 우승일 테고.
A '유칼' 손우현=누구의 평가가 아닌 나 스스로 최고의 실력을 가지게 됐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 목표다. 스프링 1라운드 때는 조금 느꼈었다. 하지만 잠깐 동안만 유지하는 것이 아닌 오랜 기간 쭉 유지할 수 있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다.
A '기드온' 김민성=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지 매일 생각하고 있다. 이런 모습을 잘 유지하다 보면 대회에서도 좋은 모습이 나올 텐데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Q KT 내에서 가장 인성이 좋은 사람이 누구라고 생각하나.
A '유칼' 손우현=게이머는 거의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 정말 나쁜 사람도 없고 '성인군자'라고 불릴 정도로 좋은 사람도 없다. 아, 그런데 '스코어' 고동빈을 보고 가끔 '성인군자'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2018년도 kt 사람들은 전부 다 프로게이머로 존경할 만한 사람들이었다. 실력을 떠나서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다들 좋았다.
A '기드온' 김민성=나다. 내가 아마 가장 착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웃음). 다들 조금 사악한 면이 있다. 우리가 카드 게임을 숙소에서 자주 하는데 (손)우현이형은 나랑 카드 거래를 잘 안 해준다. 그럴 때마다 가끔 사악하다고 느낀다. 난 웬만하면 전부 해준다.
Q 마지막으로 다음 서머 시즌 각오 부탁한다.
A '유칼' 손우현=우리 팀 각자의 역할 잘 지키고 호흡을 더 맞춘다면 2021 월드 챔피언십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LCK 서머 전에 보완하고 개인 기량을 끌어올려서 잘해보겠다.
A '기드온' 김민성=서로 믿으면서 좋은 경기력 보여주겠다. 꼭 월드 챔피언십에 갈 수 있도록 하겠다.
안수민 기자 (tim.ansoomin@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