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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기획] 이정훈 LCK 사무총장, "연봉 공개는 시기상조...임대 규정은 조심스럽게"...2부

이정훈 LCK 사무총장.
이정훈 LCK 사무총장.
▶1부에 이어

Q. LCK가 프랜차이즈를 하면서 달라진 점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또한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도입한 LEC, LPL, LCS를 비교했을 때 LCK가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은 무엇인가?
A, LCK 만의 장점이라고 하면 애매한 부분이 있는데 제가 경험했을 때 모든 일을 하더라도 한국 사람이 일을 더 꼼꼼하게 한다. 즉흥적으로 의사결정 하는 거보다 협의하고 상의하고 집단으로 의견을 내는 경우가 많다. 이게 LCK 프랜차이즈의 협의체에도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현재 프랜차이즈 10개 팀과 리그 간에는 정기적인 위원회가 계속 돌아가고 있다.

상위 단계에는 게임단 주가 참가하는 '리그 총회', 리그 운영과 관련된 사항을 협의하는 '리그 운영위원회', 비지니스 적인 측면을 논의하는 '사업개발 위원회', '마케팅 위원회'가 있는데 정기적으로 돌아가며 각 팀 담당자가 참여해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다른 지역도 분명히 협의체를 하고 있지만 저희같이 안건을 정해서 논의하고 관련 위원회에서 여태까지 있었던 업데이트 부분을 팀들에게 알려주는 등 정형화되고 체계적이며 정교하게 설계된 위원회는 아니다. LCK에서는 각 팀이 어떤 안건이 있으면 모아놨다가 위원회에서 다른 팀과 같이 협의한다.

조금 질문에서 벗어난 내용이지만 LCK 프랜차이즈 위원회의 의사 결정 구조가 특이하다. 10개 팀 모두 성격과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다수결로 정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의견을 내고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해주는 데 실제 결정을 리그가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특정 팀을 위한 것이 아닌 리그 발전을 위한 결정을 해야 하기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예를 들어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일정을 치르고 돌아온 팀의 서머 일정을 조정하는 것에 대해 10개 팀 사무국에 의견을 물어봤다. 어느 팀이 MSI에 출전할지 모르는 시점이었다. 다행스럽게도 흔쾌히 (일정 조정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줬다. 원래는 대진을 랜덤하게 배치하는데 MSI 출전팀의 첫 경기만은 후반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위원회에서의 집단적인 의사 결정 결과였다. 콜업/샌드다운 기간도 이해관계가 갈리는 영역은 아니지만 일치된 의견을 줬다.

Q. 담원 기아가 MSI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롤드컵 시드가 3장에서 4장으로 늘어났다. 4장으로 늘어난 게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
A, 10년의 역사를 가진 LCK가 세계 무대에서 주춤한 건 2018년 MSI였다. 2020년 MSI를 통해 명예회복을 하고 롤드컵 티켓을 엿보고 있었는데 취소되면서 지난해 롤드컵 출전은 2019년 성적을 두고 계산됐다. 올해 MSI에서 담원 기아가 선전해주면서 3장에서 4장으로 늘어났다. 리그를 대표하는 입장에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Q. 지난해 오프시즌이 끝난 뒤 일부에서는 선수들의 몸값 상승 때문에 다른 스포츠처럼 연봉을 공개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연봉 공개에 대해서도 LCK 팀들의 의견을 들었다. 리그 차원에서 고민을 안 한 건 아니었다. 현재 다른 스포츠와 비교했을 때 연봉 공개를 하는 게 적정한 시점인지 의문이기도 하다. 연봉을 공개해 투명하게 비교해서 적정 연봉을 주장할 수 있다는 측면도 있지만, 선수의 사기도 고려해야 한다. 아직은 연봉을 공개할 만한 제반 사정이 무르익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시기상조이며 어느 정도 게임단의 연봉과 선수 성적 산정 기준이 체계화되고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그때 공개하는 게 맞을 거 같다.

사실 야구처럼 선수 보유 기간이 있으며 의무적으로 뛰어야 하는 것이 아니기에 언제든지 LCK에서 뛰던 선수가 중국 아니면 미국으로 갈 수 있다. 시장 규모가 동등하지 않은 상황서 (선수가 받는 연봉을) 공개하는 건 생태계 보호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또 규제를 통해 한국 시장에 맞게 연봉 수준이 조절된다면 선수가 바로 유출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시장 규모가 큰 다른 지역과 동등하게 선수 연봉을 보존해주기엔 팀들의 수익구조가 건강한 게 아니다. 리그 입장서는 둘 사이를 조정해줘야 한다. 선수 연봉 공개는 민감한 영역인 동시에 리그의 숙제이기도 하다.
이정훈 LCK 사무총장.
이정훈 LCK 사무총장.
Q. 최근에 한국도 지방에 많은 e스포츠 경기장이 건설됐다. 예전처럼 지방 투어를 할 계획을 갖고 있는가?
A, 최근에 각 지자체와 콘텐츠 진흥원을 통해 지역에 좋은 인프라가 생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고 경기장에서 여는 콘텐츠에 대해 문의를 많이 하고 있다. 알고 있겠지만 롤파크를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거기에는 많은 자본이 들어갔다. 정규리그를 다른 경기장에서 하는 건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만약 정규리그는 롤파크에서 하는 걸 원칙으로 하되 포스트시즌 등 다른 경기를 지방에서 하는 건 고려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LCK 아카데미 시리즈 결승전을 2주 전에 광주 e스포츠 전용 경기장에서 진행했는데 현장을 방문했었다. 시설도 훌륭했고 인프라도 좋았다. 그 정도의 규모와 시설이라면 언제든지 LCK 포스트시즌의 경우에는 진행할 수 있다. 다만 고려해야 할 부분은 선수 이동, 일정을 마치는 것에 대해 팀과 협의를 해야 하지만 지방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순회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Q. 임대 규정에 대해 질문을 하고 싶다. '카나비' 서진혁(징동 게이밍) 사건 이후 임대 규정이 없어진 거로 아는데 규정 손질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가? 몇몇 팀도 선수 임대를 고민하는 거로 알고 있다.
A, 원래 임대 규정도 실제 요청사항이라서 추가됐다. 문제는 LCK는 임대, 이적이 국내로 한정된 게 아니라 해외로 가는 경우도 있다. LCK 규정만 보는 것이 아닌 해외 리그 규정도 살펴봐야 한다. 실제로 '카나비' 이슈가 있었을 때 징동 게이밍으로 임대를 보냈지만, LPL에는 규정이 없었다. 임대와 유사한 해석을 해서 보내게 됐는데 임대 당시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이슈가 된 뒤 규정을 해석하는 사람들의 차이가 있었다.

저희도 교훈 삼아서 완비가 되지 않으면 섣불리 규정을 도입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임대와 이적은 예민한 부분이다. 겉으로 드러난 것과 다르게 이면에서도 안 좋게 나올 수 있다. 조사가 충분히 있어야 하며 리그가 계약을 승인하기 전에 안전장치가 있는지 봐야 하지만 그런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일단은 임대 규정에 대해선 유보적인 입장이다. 다만 임대나 이적은 프로 스포츠 시장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요소다. 어느 스포츠 시장에서도 존재하는 제도다. 선수가 어리고 모든 일을 법적으로 처리하기엔 힘든 측면이 있다. 쉽게 접근하지는 않을 것이며 여러 가지 사정과 안전장치가 도입됐을 때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부분이다.
이정훈 LCK 사무총장.
이정훈 LCK 사무총장.
Q, LCK가 롤파크에서 유관중으로 진행하면서 팬 미팅을 원하는 팬들이 많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시국에서 방역 지침에 따라야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LCK와 팬이 같이하는 프로그램 등을 준비하고 있는가?
A, 기존 롤파크에서 진행하는 팬 미팅의 경우 밀접 접촉할 가능성이 크다. 이 부분도 정부 방역 지침을 봐야 한다. 실제로 관람하는 경우보다 더 밀접하게 만나는 부분이라서 충분히 봐야 한다. 굳이 롤파크 이후 팬 미팅이 아닌 LCK 팬 미팅 행사를 조심스럽게 고려하고 있다. 상황이 나아져야 하지만 기본적으로 다른 스포츠 리그와 다르게 한국서 e스포츠는 팬들이 만들어낸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LCK도 좋아해 주는 팬이 없었다면 지금 정도로 발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e스포츠의 처음부터 현재까지 함께해준 팬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싶지만 어느 정도 한계가 있기에 어떤 방법을 써서 모두가 만족하는 팬 미팅을 생각하고 있다.

Q. LCK가 나아가야 할 길은 무엇인가? 전통 스포츠처럼 성적이 우선인지 아니면 LEC처럼 엔터테인먼트인가?
A, LEC가 엔터테인먼트이고 다른 리그는 전통 스포츠라는 등 이분법적으로 생각하지 않지만,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두 가지 성질은 다 갖고 있다. 우리는 두 가지 토끼를 다 잡고 싶다. 스포츠로서 성질은 페어플레이. 페어플레이는 선수들도 공정하게 경기해야 하고 리그도 공정하게 경기를 관리해야 한다. 공정성 측면에서는 다른 스포츠보다 훨씬 엄격한 잣대로 리그를 관리해야 한다. 앞서 말한 제도도 스포츠를 지향해서 만든 거다. 다만 LCK는 자기 목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에 팬들이 있어야 하며 즐거워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런 부분은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다. 경기로서 재미있는 리그, 경기 외적인 부분서도 팬 분들이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여가로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게 LCK의 가장 큰 목표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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